라이너 마리아 릴케 글/호르스트 날레브스키 엮음/정현규 옮김/문학판/초판 1쇄 2015.4/읽은 때2022.11.29~12.6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체코 프라하 출생/독일 현대시 완성/대표작:'두이노의 悲歌',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등/이집트 여행시기는 1911.1~3/'위대한 람세스'호를 타고 카이로에서 아스완 쪽으로 필라에 섬까지 갔다옴./호르스트는 릴케의 이집트에 대한 자료들을 , 릴케가 보았던 '무자비하게 커다란 이집트의 사물들'을 찍은 사진을 통해 보완했고, 릴케 삶의 기록이자 동시에 여행의 유혹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가 숱한 여인들에게 편지를 쓰고, 어느 날 여인에게 장미꽃을 바치려다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는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릴케는 이집트 여행을 자신의 삶에 있어 일종의 '분수령', 즉 고통스런 이전의 삶과 희망에 찬 이후의 삶을 경계짓는지점이라고 명명한다.릴케의 이집트 여행은 기이한 시대의 삶에 지친 한 사람이 자신의 영혼과 나누는 심오한 대화이다.
(카프카(1883~1924) 체코/ 그들은 동시대인으로 국적도 같다. 상호 교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35)다가오는 것 때문에 불안해 하지 말고, 아직 당신 주위의 것 속에, 그리고 무한한 과거와 더불어 당신의 현재로 들어오는 것 속에 머무르도록 해요.
(68)우리는 오늘 왕들이 잠들어 있는 거대한 계곡을 통과해 말을 달렸어요.
(100년 전에 릴케는 '왕들의 계곡'들을 돌아볼 때 말을 타고 다녔나 부다, 멋져부러~)
(72)카이로는 세 가지 세계를 하나로 모아놓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릅니다.가차없이 넓게 펼쳐진 하나의 대도시가 있고, 불투명할 정도로 조밀한 아라비아의 전체 삶이 있으며, 그 뒤로는 이 무자비하게 커다란 이집트의 사물들, 사람들이 너무 깊이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는 사물들이, 마치 양심이라도 되는 듯 경고하고 제지하면서 잇달아 서 있습니다.
(78) 그토록 기대에 부풀었으면서도 온갖 사소한 곤경 때문에 바로 옆에서 놓쳐야만 했던 카이로도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릴케는 케르앙에서 미친개에 물림) 그밖에도 많은 불행이 나를 덮쳤습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거나, 평상시 내 천성처럼 유쾌하고 강인하며 단호하게 관찰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173)태양에게 드리는 기도:
이집트 출신 토박이들이 배로 우리를 코끼리섬으로 데려다줄 때, 노젓는 박자에 맞춰 몇 개의 즉흥시를 불렀습니다. 그 중 하나가 태양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그것은 태양이 그들의 일을 너무 고되게 만든다는 비난의 성격이 짙은 노래와, 우리가 향해 가고 있던 거대한 화강암 절벽 위에서 아마도 불어오게 될 다음 번 시원한 바람을 향한 외침인 것 같았습니다.(1920넌 2월1일 일요일 오전)
(208)로댕은 때때로 그러한 시행(마르드뤼가 '천일야화'에 끼워 넣은 詩句)대여섯 줄 때문에 펼쳐든 책을 들고 내게 건너왔습니다. 그 시구가 그에게서 막 피워낸 것에 나를 곧바로 동참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가 얼마나 환하게 빛나며 어떤 눈과 입 모양을 하고 있었던지---각각의 모든 시들은 의사의 처방전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내가 나중에 튀니스와이집트에서 아랍어를 그처럼 빨리 배워 읽게 되었을 때, 아, 그런 것처럼 보였을 때--내 안에서는 희망이 솟아올랐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스스로 그러한 시구를 짓고 우리 것으로 옮겨짓는 일에 나의 시가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러한 희망말이지요.
(236)이집트에 빠진 릴케:
소란스럽고 혼돈에 빠진 나라들로 계속해서 여행하는 대신 자신의 다하비를 타고(펠루카?) 나일강을 따라 천천히 운행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것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 하나의 삶입니다. 하나의 변신이자, 존재의 꿈입니다.---그리고 심오한 실제적 자각입니다.
(244)우리에게 속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우리는 꺾이지 않은 꽃 모가지 주위에 약간 손을 얹을 뿐.나는 그것을 나일강변의 콤옴보에서보았다. 그처럼 마리나여, 왕들은 스스로 포기하며 기부한다--1926년 6월 8일, 뮈조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에프론에게 보내는 비가 중에서
(264)1911년 이집트 중부에 있는 텔 엘 아마르나에서 독일과 영국의 발굴팀이 아메노피스 4세의 조각상 등 수많은 진귀한 조각물들 발굴에 성공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파라오 예술의 세계적인 전형이 된 채색 조각상, 아메노피스 4세의 부인 노프레테테 왕비의 흉상이 발견되었다.
1922년 초 노프레테테의 사진을 보자 릴케는 한없이 행복해 했다. 아마르나 시기의 이 얼굴들은 그에게 상상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을 모사한 것으로서 "존재하는 것"의 증거이자 인간적 현존이 오래도록 지속되리라는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릴케의 글이 다가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릴케, 릴케 하는 걸까? 잠시 엮은이와 옮긴이의 실력을 의심해 봤다. 그러나 호르스트 날레브스키는 릴케 연구로 대학교수가 된 사람이고, 옮긴이 또한 괴테박사 아닌가?
릴케의 글에 대한 나의 취향이 문제인가 보다. 글이 주는 기쁨이 없다. 이 글 이후 나는 릴케를 다시 만나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아듀,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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