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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시인 나태주와 함께

맑은 바람 2023. 11. 30. 21:36
풀꽃시인 나태주
이상진 트리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인은 이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모두가 사랑스럽지는 않다. 더러는 미운짓을 해서 마음이 가지 않는 눔이 있다. 그래서 이 시가 나온 것이라고요.

11월 마지막 날,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실은 나태주 시인을 보러 전국각지에서 200여 명이 몰려들어 활기가 넘쳤습니다. 멀리 공주에서 올라오신 선생은 팔순을 눈앞에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꼿꼿이 서서 강의를 하시는데, 5분 간격으로 웃음바다를 만들어 청중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엔 시인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너도 나도 내가 시인이다 하지만 시인은 자신을 대표하는 시가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是認'해 줘야 비로소 '詩人'이 되는 거라고요.

얼마 전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소 팔러 가는 데 개 따라가듯' 緣이 닿아 펜클럽회원들을 따라 아프리카(알제리)에 갔는데 그곳에서 젊고 아름다운 알제리 여성이 우리말로 <풀꽃>시를 읊조리더라는 겁니다.
너무 반갑고 놀라고 감동해서 그 여성을 바로 自費 부담으로 한국에 초청했다고요~
나태주시인의 <풀꽃>은 전국민이 시인하는 '국민시'가 되었습니다.

선생은 '시간'에 대해서 또 이야기하셨습니다.

"가장 무서운 게 시간,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십 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가라면 가야지요"

<선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파스타와 콜라를 좋아하는 시인, 마누라 몰래 파스타를 먹으러 나가서는 콜라를 두 잔씩이나 들이키고 온다는 귀여운 할배!
그 할배는 '사랑시'를 준비 중이라 하셨습니다. 그동안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읊었지만 이제는 나를 사랑했던 이들에 대해 쓰려고 한답니다. 예수님, 아버지, 어머니, 외할머니, 박목월, 김남조, 아내--

그리고 끝으로, 오래도록 글을 쓰려거든 다음 네 가지를 기억하라고~

호기심. 그리움. 사랑. 열정

이는 아마 늙지 않는 비결이기도 하겠지요?

저자 싸인회
풀꽃시를 손수 적어주십니다.
시를 사랑하는 공감만세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