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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의 지하실/ 앙드레 지드

맑은 바람 2024. 8. 8. 18:06

앙드레 지드 원작/이정연ㆍ유가연옮김/김태균 그림/종이나라/439쪽/초판1쇄 2004.9/읽은 때 2024.8.5~8.8

앙드레 지드1869~1951
자서전<한알의 밀이 죽지 않는다면>, 1947년 노벨문학상 수상

차례
1.앙티므 아르망 뒤보와:
부인 베로니크/반신불구가 된 거구/쥘리위스의 동서, 과학자(생체실험)이며 종교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한 인물이었으나 기적을 체험한 후 열렬한 신자가 된다(뒤에 기적이 풀리면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간다)

(56-57)앙티므에게 일어난 기적:
집안에 있는 성모상 앞의 촛불을 악의를 가지고 끄려다 석고로 만들어진 성모님의 오른팔을 부러뜨린다.

꿈에 성모님이 나타나 말씀하셨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입혔지만,너의 병이 낫기 위해서는 나의 손이 필요하다, 알겠니?"
성모는 상처입은 오른팔을 그에게 뻗었다.성모의 오른팔의 쇠막대가 별안간 그의 옆구리에 푹 하고 꽂혔다. 그는 말할 수 없는 아픔에 잠을 깼다. 온몸이 이상할 정도로 저리고 감각이 없었다.그 다음에는 거의 기분좋을 만큼 근질근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지팡이를 집지 않고 침대를 뒤로 밀면서 두 손을 짚고 있었다.
성모마리아!
구원을 받은 한 영혼이 이미 날개를 편 이 마당에, 아픈 몸이 비틀거리며 걸어간다 한들 그것이 무슨 대수랴!
(58-59)학자이며 무신론자인 앙티므는 굽히지 않는 그의 의지와 마찬가지로 여러 해 전부터 굽힌 적이 없는, 쓰지 못하던 다리를 구부리고 있었다.
앙티므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 손에는 횟가루로 만든 조그만 조각을 하나 쥐고 있었다. 그 조각은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고, 그는 미친사람처럼 그것에 입을 맞추고 있었다.
베로니크도 이 신비로운 광경에 어리벙벙하여 감히 뒤로 물러가지도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남편과 마주 서서 문턱 위에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 그 순간 기적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펀은 힘도 들이지 않고 일어나 꿋꿋한 걸음걸이로 그녀에게로 걸어왔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부둥켜안고 그의 가슴에 가져다 대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는---여보, 이제는 나와 함께 기도 드립시다."

2.쥘리위스 드 바랄리울 백작:
귀족 가문/품위있는 용모와 진지하고도 부드러운 눈매, 깊이 있는 창백한 이마, 선한 심성/부인 마르그리트는 베로니크의 동생/쥘리위스는 안락한 환경과 보장 받은 지위 속에서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는 것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소설가로, 가장 이성적인 인물
(67)아버지의 편지:
라프카디오 루키를 찾아서 그에 관해 알려다오.
(라프카디오는 아버지가 낳은 사생아였다. 그는 유산을 상속 받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3.아메데 플뢰리소와르:
묘비를 만드는 대리석공이자 장례식에 쓰이는 꽃관을 파는 상인의 아들/마르그리뜨와 베로니크의 막내 여동생 아르니카의 남편/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나 지네일당의 사기에 휘말리면서 뜻밖의 결과를 맞이한다.
(153)생프리 백작부인을 찾아온 살뤼 수도사(비르몽탈르 회원):
수도사는 라프카디오의 옛친구 프로토스였다/프로토스가 전하는 비밀사건은, 교황청은 왕권을 부인하고 공화국편을 들기 위해 교황(레옹13세)을 가두고 가짜 교황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교황을 빼내려면 20만 프랑이 필요한데 그 일부를 백작부인이 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거래는 영수증도 발급할 수 없고 아무도 모르게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야 한다, 그리고 넌지시 백작부인의 오라버니(쥘리위스)선거일이 임박했다는 말로 못을 박는다./당장 현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수도사의 태도는 거칠어진다.
(197-202)아메데의 원정:
교황이 감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메데는 로마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거기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바쳐야 하는 것은 돈이 아니에요. 지금 바쳐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오."
그는 혼자 이렇게도 생각했다.
"내가 이 일에 뽑혔구나."
그는 결국 자신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발견했다.
"아! 여보, 내 걱정 때문이라면 붙잡지 말아요. 이 세상에 자신의 임무를 운좋게 발견한 존재가 도대체 얼마나 되겠소?"

여행을 떠나는 아메데


(206)"우리는 좀 가난하게 살고는 있지만 이 이상 무엇이 필요하단 말이오. 사치에 찌들어 있을 때는 나는 그릇된 길을 걷고 있었소. 죄인이었지요. 게다가 병자였소. 지금은 멀쩡하게 나았소. 그전에는 동정을 받아도 좋을 인간이었지. 당신도 알고 있잖소.거짓으로 부귀를 이룬 인간은 신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쥘리위스

4.지네 일당:진짜 교황이 감금당했다고 사기를 일삼는다.
프로토스는 지네라는 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사기행각을 한다.지네는 조직의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놀랄만한 규율과 화합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213-225)아메데는 500프랑을 갖고 집을 떠난다. 그는 여행 중 머무는 숙소에서 빈대와, 벼룩과 모기들을 만나 육신이 만신창이가 된다.
(100여 년 전 당시 열악한 숙소 환경을 엿볼 수있다. 요새 아이들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 '빈대가 뭐야?', '벼룩이 뭐야?' 할 텐데~~격세지감을 느낀다.)
(225-236)아메데는 로마에 도착하자 직감으로 생앙쥬 성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티칸으로 이어지는 지하도가 있는.
그러나 한 안내인이 이끄는 집으로 들어간 거기서 아메데는 잠결에 한 여인과 동침한 사실을 깨닫고 크게 실망하고 자책한다.
(248)프로토스와의 대화에서 아메데가 만나고 싶어하는 인물이 생펠리스 추기경이라는 게 드러났다.

(276)프로토스가 말하기를:
"지금 두 개의 큰 파가 있습니다.비밀결사단과 예수회말이지요. 우리같이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사람들은 둘 중 어디에도 속해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 둘을 모두 적으로 두고 있는 셈입니다."
---아메데는 말했다,
"아!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그저 행복하기만 했었는데, 아! 이제 와 다시 모를 수도 없고---"
**프리메이슨 비밀결사단:18세기 초 영국에서 결성, 세계 동포주의, 인도주의,개인주의,합리주의,자유주의 이념을 목적으로 함. 종교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카톨릭교의 탄압을 받음
**예수회:에스파냐의 성 로욜라가 교황의 승인을 받아 1540년에 파리에 창설한 카톨릭의 남자 수도회.세계적인 포교에 힘쓰며 특히 교육사업에 주력함.
(290-312)아메데는 아내 아르니카의 편지를 받고 쥘리위스도 로마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교황청 부근으로 가서 쥘리우스를 만나게 된다.아메데는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고 둘이서 은행에 가서 수표를 현금으로 받고 나폴리로 간다.

가짜 교황을 만나다


5.라프카디오:쥘리위스 백작이 낳은 사생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인습적인 도덕을 초월하고 자유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아메데를 죽이는 '동기 없는 살인'을 감행한다.
작가는 라프카디오를 통해 인간의삶에 대한 부조리를 표현한다.

(316)라프카디오는 바랄리울 백작으로부터 4만프랑의 연금을 받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다짐했다.
'금으로 된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는다 해도,전과 같은 음식을 먹으리라'
(319-320)라프카디오의, 쥘리위스형에 대한 생각:
'불쌍한 쥘리위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글을 쓰는데, 읽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사람들이 말하듯이 판단해보자면, 우리는 갈수록 글을 읽지 않고 있어. 계속 이러다가는 파국이 찾아올 거야. 무시무시하고도 멋진 파국이! 사람들이 저 멀리로 모든 인쇄물을 내동댕이칠 거야. 이 와중에도 가장 좋은 책이 가장 나쁜 책하고 같은 꼴을 당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기적이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게 100년이 넘었다!)
(332-371)동기없는 범죄:
라프카디오는 우연히 한 칸에 있게 된 아메데를 열차 밖으로 밀어내서 죽게 한다. 여러가지 증거로 쥘리우스는 아메데의 친척임이 밝혀진다.
쥘리우스의 부탁을 받고 라프카디오는 아메데의 시신을 수습해 온다.

카롤라의 선물


(386-388)열차에서 만난, 보르도에서 온 법학교수:
내게는 그곳(보르도)에서 술취할 권리라는 게 없습니다. 어쩌다 단하루도요. 내 생활은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야만 하기 때문이죠.---당신이나 나나, 사회인들은 이렇게 본성을 숨긴 채 위조된 인생을 살기 마련이죠.
--하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포도주를 많이 마시고 취해있는 상태),나는 그런 형상과 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 하고 있어요. 아! 현기증 나는 모험이여! 위험한 쾌락이여!
(388-2)정직한 신사가 불한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나요?:
잠깐 고향을 떠난다거나 아예 잊어버리는 걸로 충분하죠! 기억에 구멍이 나면 진실이 드러나는 겁니다! 연속되는 인생을 중단시키고, 그 흐름을 차단하는 거죠.---이런 점에 있어서 사생아란 참 유리합니다. 그의 존재부터가 순간적인 실수와 탈선의 결과이지 않습니까.(이 교수로 위장한 사람은 프로토스였다.)

 

**지드가 전하고 싶은 말:
전통적인 종교와 도덕의 구속과 타율성을 거부하고 진정한 도덕성의 탐색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정신이야말로 참다운 구원, 즉 인간 본연의 자유에 이를 것이다.---역자의 해설

(원래 상상력이 빈곤하다고 스스로 생각해서 추리소설을 흥미없어 하는데 이건 딱 추리소설이다!  교황청의 지하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교황은 어떤 상태로 감금되어 있나가 궁금한 사람이면 이 책을 안 읽어도 좋다.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