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맑은 바람 2025. 2. 11. 23:30

차인표 장편소설/240쪽/해결책/초판1쇄 2021.11/초판9쇄2024.9/읽은 때 2025.2.10~2.11
**해결책사 출판 이전에 2009년 출판한 적이 있으나 절판되었음

--차례--
1.1931년 가을,백두산
호랑이 마을과 잘가요 언덕에 황포수와 그의 아들 용이가 나타났다.
(백두산호랑이,풍산개,제비, 코흘리개--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친근한 것들)
촌장네 집을 방문한 황포수와 용이--용이는 거기서 촌장님의 손녀를 만납니다. 나무를 지게에 한짐 메고 오는 열한 살 순이--
(26)호랑이마을 촌장님의 말씀: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말일세.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28~30)일본 청년 가즈오의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세상에 안겨 길을 잃지 말고, 세상을 품고 너의 길을 가거라"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기억하고 저를 품어준 조국을 위해 한몫을 다하겠습니다.---제가 어디를 가든 어머니는 항상 저의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웃고 계십니다.(이런 母子관계 너무부럽습니다!)
(47~49)일본인 가즈오는 소위가 되어 부대원을 이끌고 조선 땅으로 갑니다. 조선을 강대국으로부터 지키고 그들을 계몽하고, 보호하고 선도하기 위해~

2.두 번째 이별
(59)육발이를 잡아 돌아온 황포수와 용이--육발이 사냥 때의 광경을 자세히 전해주는 용이, 육발이 새끼를 죽이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새끼를 놓아준다.
그러고 보니 순이도, 용이도,그 육발이 새끼도 다 엄마가 없다. 눈물이 난다.
(66)황포수가 백호를 잡으려는 이유:백호가 용이엄마와 여동생을 물어갔으므로
(67)순이의 얼굴이 이제는 잊어버린 엄마의 얼굴을 닮은 듯합니다.그래서 한참을 생각하다 약속하듯 대답합니다.
"그럼 나는 꼭 백호를 잡아 복수해서 너희 엄마별 옆에 우리 엄마별을 띄울게"
순이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말합니다.
"용이야, 언젠가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같은 엄마별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
(70~72)가즈오의 편지:
가즈오는 조선총독부 외곽 경비를 맡고 있다./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 이야기에 가슴 아파하는 아들--
"어머니, 이제 2년반 남았습니다. 2년반 후에는 일본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아픈 발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73)붉은소나무 마을 소식:일본에서 호랑이 사냥을 위해 많은 포수들과 사냥개들이 몰려왔다.
(86)호랑이 마을에 사단이 났다.순이한테 정신 팔린 용이는 나무하러 가는 순이를 따라나섰고 움막을 지키던 훌쩍이는 아이들에게 용이의 총을 빼앗기고 기둥에 묶인 채 발견된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았는데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그 부모들은 울며 애를 태운다.

3.조선인 여자 인력 동원 명령서
(88~90)3년 복무를 약속받았던 가즈오는 중일전쟁의 발발로 7년째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백두산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91)아이들을 찾으러 갔던 황포수는 피묻은 신발과 옷가지만 가지고돌아왔다. 분노한 마을사람들은 움막을 불지르고 父子를 내쫓는다.
(96)용이를 기다리는 훌쩍이:
훌쩍이는 나무꾼이 되어 동네에 나무가 필요한 집에 나무를 해다 주고 밥을 얻어먹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오세요 종' 밑에서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어 풀피리를 불며 용이가 돌아올 날을 기다립니다.
(101)호랑이마을에 들어온 일본군인들(747부대)과 가즈오:당분간 이곳에 주둔하며 인구조사를 하고 마을사람들을 보호해 주겠다고 말한다.가즈오는 순이의 아름다움에 첫눈에 반한다.
(105~108)어머니에게 호랑이 마을에서 편안하게 지낸다는 말과 순이 얘기를 들려 드린다.
(112)조선인 여자 인력 동원 명령서:조선의 미혼여자(14세~25세)를 동원, 일본 군대의 위안임무를 맡기려고/조선 전역에서 2만 명을 강제 징집, 부산의 임시 대기소로 모이게 한다./호랑이 마을에서는 1명을 차출해야 한다.
(114)가즈오의 분노:서로 총을 겨누는 것은 전쟁이고, 어린 처녀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집해 가는 것은 범죄입니다. 가장 저급한 자나 저지를 수 있는 이 역겨운 범죄를 대일본제국 육군성이 주도하고 내무성, 외무성, 조선총독부까지 참여하여 실행에 옮기고 있다니.
(129~130)다케모노의  청천벽력 같은 일장 연설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일 줄 모릅니다.
자신들이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군량미'니 '공출'이니 '대동아'니 '위안 임무'니 이런 말들을, 첩첩산중 호랑이산 기슭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산 마을사람들이 알 리가 없습니다.그 말이 천신만고 끝에 추수하게 된, 호랑이마을 주민들의 1년 양식에서 절반을 빼앗아간다는 이야기인 줄 모르는 것입니다.그 말이 열아홉 평생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섬기며 살아온 순이를 지옥으로 끌고 간다는 이야기라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화가 잔뜩 나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저 연단 위의 일본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마을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35)훌쩍이의 죽음:
끌려가는 순이의 앞을 가로막자 군인이 말했습니다
"이 자식은 뭐야? 죽고 싶나?비켜"
"못비켜. 너네가 비켜. 어떻게 물어보지도 않고 사람을 물건 옮기듯 데려간다는 거야! 너네가 순이 아빠냐? 엄마냐? 니들이 도대체 뭔데 순이한테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하는 거야? 다 가, 가 버려. 너희들--- 안 가면, 진짜 혼난다. 용이한테 말할 거야.용이가 돌아오면 너희들 다 혼내줄 거야. 용이가 니들 궁둥이 한번 걷어차면 일본까지 날아간다."
마침내 훌쩍이는 일본 군인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렇게 훌쩍이는 먼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훌쩍이는 더이상 훌쩍거리지 않습니다.
(제정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 앞에서 절대로 훌쩍이같이 말하지 않습니다. 죽음을 넘어선 훌쩍이만이 우리가 입속에 담고 있는 말들을 속시원히 쏟아놓았던 것입습니다. 나는 훌쩍이를 눈물로 보냅니다. 잘가게, 진정 훌륭한 젊은이야,너는.)

4.용이의 전쟁
(171~172)어흐흥!
장군 풀밭 속의 세 사람에게 포효가 들려옵니다. 그들이 들은 소리는 분명 사람의 소리가 아닌 성난 호랑이의 엄청난 포효입니다. 천둥같은 맹수의 포효에 놀란 가즈오의 말이 갑자기 멈추려는 듯, 앞발을 허공으로 쳐듭니다.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가즈오가 말에서 떨어져 장군풀 사이로 뒹굽니다. 아쯔이와 순이가 소리가 들린 방향을 따라 동시에 뒤돌아봅니다.장군처럼 버티고 서있던 커다란 장군풀들사이에서 검정말을 탄 용이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 나옵니다. 커다란 호랑이 가죽을 걸친 거친 사나이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그 사나이의 커다란 주먹이 팔을 부여잡고 있던 아쯔이의 턱을 때립니다.마치 철퇴에 맞은 듯, 아쯔이는 뒤로 다섯자쯤 날아가 나자빠집니다.  호랑이 사내는 굵은 팔을 뻗어, 순이를 번쩍 안아들더니 자신의 말에 태웁니다. 그리고 고삐를 들어 북동쪽으로 치고 나갑니다.이 모든 일이 가즈오의 눈앞에서 번개치듯 순식간에 벌어집니다. 가즈오가 쓰러져 있는 아쯔이에게 달려갑니다.아쯔이는 단 한 번의 주먹에 정신을 잃고 기절해 버렸습니다. 가즈오가 다시 눈을 들었을 때는 호랑이 사내와 순이가 탄 말이 이미 장군풀 너머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가 아닌가 싶다.배우 출신의 작가답게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실감나게 그렸다. 과연 숨막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5.백두산의 안개 속으로
용이는 부대 천막에서 순이를 빼내 호랑이산 은신처에 숨었으나 뒤쫓아온 가즈오와 장포수를 발견하고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순이는 머잖아 이별의 시간이 닥칠것을 예감한다.
용이는 고열로 의식을 잃은 순이를 위해 약초를 구하러 갔다가 약초는 구했으나 덫에 걸려 다리를 크게 다칩니다.
그 사이 가즈오는 순이를 발견하고 안아서 피신을 도모합니다.
그러나 가즈오는 그때 바로 뒤쫓아온 이케다 중좌와 그의 병사들의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덫에서 간신히 벗어난 용이는 움막으로 돌아오면서 순이에게 폭력을 가하는 이케다를 봅니다. 그러나 대항해 보지도 못하고 용이마저 불을 뿜는 병사들의 총을 맞고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집니다.
다만 순이는 일본군 등에 업혀 어딘가로 갑니다. 그곳은 어디일까요?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할머니가 정부의 도움으로 한국에 와서(1997년) 백두산 호랑이마을을 방문한다. 그때 아기였던 샘물이가 순이할머니를 반긴다. 샘물이의 자손들도 만나고 용이가 한쪽 다리를 잃은 채 호랑이마을을 찾아오곤 했다는 얘기도 듣고--

 

이 기사를 보고 저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놀라웠다. 국내에 난다 긴다 하는 전문작가들이 천지 삐까리로 깔렸는데, 요사이는 독자보다 저자가 더 많다는데, 전공자도 아니고 직업이 배우인 사람의 책이 영국 유명대학의 한국어수업 교재로 채택되었다니~~
물론 그가 만만치 않은 학력에다 독서광이고 영어구사력이 훌륭할 테니 그런 일을 해낼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세계 각국에 세종학당이 늘어나고 있고 한국에 오고싶어하는 이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한국인의 정신과 역사와 자긍심을 느끼게해 줄 책들의 출간을 기대한다.

놀라웠다. 국내에 난다 긴다 하는 전문작가들이 천지 삐까리로 깔렸는데, 요사이는 독자보다 저자가 더 많다는데, 전공자도 아니고 직업이 배우인 사람의 책이 영국 유명대학의 한국어수업 교재로 채택되었다니~~
물론 그가 만만치 않은 학력에다 독서광이고 영어구사력이 훌륭할 테니 그런 일을 해낼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세계 각국에 세종학당이 늘어나고 있고 한국에 오고싶어하는 이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한국인의 정신과 역사와 자긍심을 느끼게해줄 책들의 출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