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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맑은 바람 2008. 10. 15. 00:39

 

비 오다말다 바람 불다말다. 조금만 움직이면 여전히 땀 비질비질 흐르고--

영감님은 경동시장으로 장보러 가고 첫째는 오늘도 열심히 책과 씨름하고 둘째는 일요일도 없이 회사

나가고 나는 모니터 붙들고 영화에 빠지고--


오후 내내 영화 두 편의 행복 속에 빠져들다.


<마타하리>

-1931년 작,  미모의 여간첩의 대명사. 하기사 남자고 여자고 첩보원의 아주 중요한 조건의

하나가 뛰어난 외모니까-

그레타 가르보 주연으로, 베일에 가려진 미모의 그레타 가로보의 연기에 탐닉하다.

얼핏 한보경씨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느꼈다.

1917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때가 배경으로 러시아 장교들에게서 정보를 빼내 독일군에

전하던 중 젊은 장교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 간다.

완벽한 몸매와 미모는 눈을 즐겁게 하고 인류의 역사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그러나 언제나 사람마다

새로운, ‘사랑’이라는 주제는 새로운 재미를 불러일으키고--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Moon River'

 

달빛 강 매우 넓은 강

난 당신을 멋지게 지나치리라

언젠가 몽상가여

무정한 그대여

그대가 어디를 가든 나 그대를 따르리

두 방랑자 세상을 보러갔네

세상엔 볼 것도 많네

우리는 같은 무지개 끝을 찾아

기다리네. 내 진정한 친구, 달빛 강과 나


1961년 제작? 주제곡이 무척 아름다워 한 번 꼭 보고 싶었던 영화.

헨리 만시니 음악, 남우 주연 죠지 페파드.

첫 장면이 매우 강한 인상을 준다.

 

1940년대 초, 고요한 뉴욕의 아침 거리- 노란 세단 한 대가 티파니 거리에 멈추고 까만 드레스에

썬그래스, 진주목걸이를 걸치고 머리를 높게 틀어 올린, 목이 유난히 긴 여인이 우아하게 걸어가며

빵 봉지를 열어 빵을 꺼내먹으며 보석 진열장 안에 시선을 던진다.


나이 들어서도 꽃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오드리 햅번의 젊은 날의, 정신이 번쩍 들게 푸른 눈의

아름답고 슬프지만 슬퍼 보이지 않는 모습. 불우한 어린 시절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결국 신데렐라의 꿈은 깨지고 참사랑의 주인공 품으로 돌아온다.

비오는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돌아온 떠돌이 고양이와 함께--


두 편 모두 어느 한편 화려해 보이나 외롭고 슬픈 여인들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므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다.               2007.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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