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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햇살에게/정호승

맑은 바람 2009. 3. 25. 09:18

 

햇살에게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주의 한 점 먼지도 곱게 내려앉는 법을 압니다. 곱게 내려앉았다가 아기의 고사리 손바닥에는 묻지 말고 앙증맞은 발바닥에 묻어서 으깨지고 뭉개져 젊은 엄마의 부드러운 손에 씻겨 나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