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북유럽

(5)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레르달>로

맑은 바람 2011. 1. 6. 20:41
8월 5일(월)

 

강이 생일. 미역국도 못 끓여 줘 미안.

6시 기상. 깜찍하고 예쁜 <Plaza호텔>을 떠나 베르겐의 <플래스 란드 공항>으로 이동.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베르겐>은 노르웨이의 옛 수도로 23만이 사는,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 가는 도시란다.

먼저 <그리그의 생가>로 가 그의 자취를 더듬다.

 

그리그 생가

 

콘서트 홀, 무덤 등을 돌아보았는데 무덤이 이채로웠다.

묘비명도 따로 없고 호수가 바라보이는 절벽 중간쯤에 굴을 파고 그곳에 니나와 함께 화장된 후 묻혔단다.

그리그가 떠난 후 28년을 니나 혼자 외롭게 살다 갔지만, 지금은 나란히 고향 호수를 바라보며 영원한 휴식을

취하는 그들이 부럽다.

 

다음으로 1200년경의 건물이라는 <스타브 시르케(=교회)>로 갔다.

1992년 6월 6일, 이교도에 의해 불태워진 후 다시 종전의 모습대로 세우고 있는 중이다. 교회의 모양이

동남아의 불교 사원을 연상시켰다

<스타브 시르케(=교회)>  모두 썬그래스가 문제야~

 

그 다음 간 곳이 덴마크의 왕자 <호큰>이 왕이 된 후 살던 성.

별로 볼 것이 없다 해서 겉만 보고 돌아 나왔다.

 

다음 안내자를 따라 간 곳은 <한사 박물관>.

한때 베르겐은 독일 상인의 무대였고 그 집이 바로 그들이 살던 집이었단다.

목조 건물이라 소방대책을 철저히 세워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죽 물통 여러 개가 천장에 매달려

있고 커다란 물통에도 물을 채워 놓았다.

베르겐 항구의 어시장을 돌며 찐 게도 사 먹고 흥미있는 구경도 했다.

  베르겐 어시장

 

베르겐 항구

 

오늘 묵은 호텔은 <그리그 호텔>인데 베르겐에서 가장 훌륭한 호텔이란다.

최고급 호텔만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오늘도 우리를 포함, 세 팀이나 들었다고.

1층 로비에서 그들이 아는 체를 했다.

그리그 호텔 건물 밖에 태극기가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펄럭이고 있었다.

호텔 방문을 들어서는 순간 함성이 터졌다.

몇 개의 호텔을 거쳤으나 그 중 가장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 것이다.

마치 원 룸 아파트를 연상시켰는데, 커튼도 고급스러움 그 자체일 뿐더러 색조도 안정감 있고

우아했다. 벽에는 명화 몇 점이 걸려 있어 방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해 주었다.

식후 바에 내려가서 7인이 마신 맥주 맛 또한 일품이었다.

방으로 돌아오더니 윤이 갑자기 낭만적이 되어 뽀뽀를 하자고 달려들다가

“ 아, 쿠려, 입 냄새?”

저만치 달아난다. 배꼽을 쥐고 웃었다!!

 

 

8. 6(화)

아침 7시에 오빠와 통화, 집 걱정 다 잊고 재미있게 놀다 오란다.

고마운 말씀이다.

 

<베르겐>에서 <구드방겐>을 거쳐 <레르달>로.

노르웨이에서 이틀 밤을 맞다.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도착지인 모스크바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금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나 밖은 초저녁처럼

훤하다.

오늘은 주로 노르웨이의 자연을 감상하며 하루를 보냈다.

버스로 <구드방겐>까지 오는 동안 두 개의 아름다운 폭포 앞에 잠시 머물렀다.

베르겐의 어시장에서 산 대구포를 씹으며, 그리그의 음악을 듣다 졸다, 구드방겐으로 가는 동안 <스텐들 폭포>와

<트빈데 폭포>가 가장 장관이었다.

폭포 주변에 노랗게, 보랏빛으로 핀 들꽃은 어쩜 그리도 고운지?

노르웨이 사람들의 고운 심성을 대하는 듯하다.

담도 창살도 없고 집집마다 창가엔 고운 커튼과 아기자기한 꽃들이 장식되어 있어, 그들이 누리고자

하는 아름다운 인생을 말해 주고 있었다.

레르달 가는길

 

그리고 집집마다 국기 게양대가 있어 기쁜 날(결혼, 생일, 크리스마스, 국경일)은 임의대로 국기를 게양한단다.

국기와 친근하게 사는 좋은 방법인 듯 싶다.

양평, 춘천 가도를 달리는 듯하다는 소리들을 할 정도로 지형이 우리네와 비슷한 노르웨이의 서해안이었다.

다만 다른 것은 우리의 경우, 도로변의 그럴 듯한 집은 모두 갈비 집, 영양탕 집, 카페와 레스토랑이나, 이곳은

그런 집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띄엄띄엄 산자락 여기저기에 놓인 집들은 제각기 붉은 벽에 흙색 지붕, 흰 벽에 회색 지붕 등 색깔의 조화를

이루어 안정되고 고급스런 느낌을 주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스타인하인 산> 넘기-일차선 도로를 곡예하듯 가파른 산을 넘는 스릴이 만점이었다.

외길이라 반대편에 차가 나타나면 당연히 사람을 많이 태운 차가 우선이란다.

<구드방겐>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유람선으로 <레르달>로 향했다.

유람선

 

'쏭네 삐요르드'를 하는 것이다. 갈매기가 따라오며 여행객들이 내미는 과자, 팝콘, 초콜렛 등을 재빠른

동작으로 가로채 먹었다.

협곡의 바다를 상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바다 폭이 그리 좁지는 않았다.

울릉도나 홍도 일주도 이에 못지 않으리란 생각을 잠시 해 보았으나, 내가 탄 배의 500여명의 승객들은

하나같이 코 크고 하얗고 키 큰 외국인들이어서 먼 이국 땅에서의 객창감을 느끼게 한다.

<레르달 호텔>에 여장을 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레르달~

 

아늑하고 고요한 시골 마을 분위기다.

윤이, 자꾸만 이곳이 전생에 살았던 곳처럼 익숙하다는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도 이런 곳이 딱 맞는 사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