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강원도

<네잎 클로버>, H.J.와의 1泊 2日

맑은 바람 2011. 12. 7. 06:58

누군가 말했다.

역사적 사명을 띠고 과중한 임무수행을 마친 H.J.와 설악 온천의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싶다고--

 

미시령 굽이굽이 가파른 길을 곡예하듯 오르락내리락하는 스릴과 낭만은 없어도 미시령 터널을 휭 하고 지나가니 2시간 10분 만에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안착한다.

 

무거운 바랑 하나씩 메고 목적지를 향한다.

모르면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우린지라 쉽사리 <아바이 순대마을>쪽 방향을 잡는다.

<靑草湖>를 오가는 갯배(승선료200)를 타고 잠시 후 순대마을 속 <깜장기와집>으로 들어가 순대국을 청한다. 순대국 속에 순대는 두 덩어리뿐이지만 국물 맛이 고소하고 누린내가 없다.

 

식후에 아직 정식으로 개통하지 않은 <청초교>를 건너 속초해변으로 향했다.

초겨울 바람이 순하게 우리를 맞는다. 파도가 조용히 부서지는 해안의 바닷물이 짙푸르고 곱다.

5인은 누구랄 것도 없이 열여섯 소녀가 되어 강종강종, 까르르 웃어댄다.

아내, 엄마, 시엄마, 할머니라는 사회적 역할을 잠시 벗어 놓으니 이리도 편한 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속초 <중앙시장>에서 두 끼 찬거리를 사들고 버스를 탔다.

울산바위가 지척에 바라보이는 콘도에 짐을 풀고 밥을 짓고 도루묵매운탕을 만들어 백포도주를 곁들여

조촐한 晩餐을 베풀었다. 그간의 회포를 푸는 데 하룻밤은 너무 짧았다.

 

이튿날, 다시 시내버스를 집어타고 <영랑호>로 향한다.

가끔 자전거를 저어가는 사람을 만나기는 하지만 쌀쌀한 날씨 때문인가, 인적이 드물다.

한 시간 남짓 갈대와 억새가 마른 풀 향기를 퍼뜨리고 갈매기와 원앙과 철새들이 떼지어나는 호숫가를 걷는다.

셋이 탈이 나기 시작한다. 발바닥이, 무릎이, 허리가 아프다.

야야, 고만 걷자.”

 

어제 시장기가 도는 때에 강하게 유혹을 느꼈던 생선구이집을 가기로 한다.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자니 택시 한 대가 스르르 다가와 멈춘다.

행선지를 묻더니 어서 타라 한다.

우리는 다섯이라 택시 탈 엄두를 못 냈어요.”

보아하니 도시에서 온 사람 같은데 촌스럽구만

왜요?”

, 내가 아홉 사람까지 태운 적이 있는데 다섯이 뭐 많다구-.”

“---”

택시는 친절하게도 <88생선구이집> 문 앞에다 우리를 내려놓는다.

45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구이집 음식을 마주한다. 심심하게 간을 한 생선을 불판에서 바로

구워 먹는 맛이 좋기는 하나 1인분 12000원은 너무 비싸다. 9000원 정도면 적당하지 싶다.

 

점심을 먹은 후 또 정보수집에 들어간다.

속초에서 분위기 좋은 찻집이 어디 있나요?”

 

아까와는 달리 자신 있게 택시를 잡는다.

“<나폴리아>로 가 주세요.”

동해가 한눈에 펼쳐진 해안에 자리잡은 <나폴리아>

빼어난 경관 속에서 차 맛보다 더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는 벗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2011.12.6-7)

 

                 차창 밖으로 펼쳐진 울산바위 설경

 

            

              동해물을 가둔 <청초호>

 

                     <갯배>를 타고  *우리나라에 유일한 속초의 갯배

 

                     청초대교

 

               <아바이 마을> 이 동네는 함경도 실향민 정착촌으로 그들의 전통음식을 팔고 있다

 

            

              함경도 전통음식 <오징어 순대> 맛이 더 좋아~

 

            

               해풍에 말리는 메주맛은 더 좋겠지?

 

                 속초해변

 

나이가 안 보이지?

 

난 널~~

 

                      바다와 하늘과 우리는 하나

 

             

                      이 오징어밭에서 그냥 지니치지 못했지~

 

                    시장보다 가격 좋은 오징어 몇 마리 사 들고~~

 

                  속초 <중앙시장>

 

             한쪽 눈은 감고 보셍~~

 

            

환상의 춤 교습

 

                 <영랑호>의 초겨울-산책로 5km가 조성되어 있다

 

                 밖이 추울수록 더 가까워지는~

 

           

               철새들의 천국

 

                    내 궁시렁거리는 소리까지도 고개 끄덕이며 귀 기울여 주는 친구가 그리운 나이

 

                   신라 화랑 영랑이 노닐던 곳

 

                      가장 소중한 것들- 지금 여기 우리

 

                    이 집도 소문난 집-

 

               선도가 좋고 양이 충분하다

 

             동해바다가 바로 곁에~

            

                     은행잎 만년 소녀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다.

만일 타야할 자전거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 그것을 할 때다.-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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