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녘 늦잠에서 깨어나서도 일어날 생각은 않고 지난 일요일과 어제 종강한 두 가지 강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더듬다가 엉뚱한 데 생각이 미쳤다.
‘어~그러고 보니 두 사람 다 高氏네~’
그저께 우리집에 왔던 후배도 고씨고 또 우리 18회 부회장도--
-인문학 열풍을 타고 요새 한창 뜨고 있는 50초반의 고전평론가 고미숙-
남산 기슭에 배움 공동체 <감이당>을 열어 10대에서 80~90까지 나이 제한을 두지 않고 배움의 열망을 가진 이들이 모여 <동의보감>을 비롯 <명리학> <열하일기> <루쉰> <짜라투스트라>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인문학 강의를 열공한다.
유투브 동영상에도 많이 올라와 있고 TV, 방송 출연은 물론, 일본 미국에서도 초빙해서 며칠 걸러(?) 한 번씩 비행기를 탄다.
요새 그 사람 이름 모르면 간첩이다^.^
-무심재 고홍석교수의 <초보사진학강의> 10강을 어느 결에 마쳤다.
디지털카메라로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수강신청을 했다. 그런데 수강생들이 꺼내놓는 카메라들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형들이라 내 똑딱이 카메라가 그만 *팔려서 다시는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ㅎ ㅎ
그러나 사진관련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들려주고 보여줘서 사진을 찍고 대하는 내 마음자세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창업스쿨에서 만난 고등학교 후배, 35회 졸업생 고미*-
붙임성 있고 싹싹해서 금세 친구 같은 동지애를 느꼈다.
앞으로 같은 일을 하는 처지가 되어 서로 정보교환을 하며 정을 쌓아가게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올해 새 부회장이 된 고창*-
친구들은 그녀가 우리들에게 행복전도사가 되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순아, 섭섭해 하지 마라, 지금 高氏 얘기를 하는 중이라서--
나에게 2014년은 高氏와의 좋은 인연이 계속 이어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나는 朴氏도 좋아한다.
이름난 박씨 중에 스포츠맨들이 많다.
박지성, 박주영, 박태환, 박세리, 박인비, 박찬호, 박찬숙--
그래서 박씨들은 왠지 건강한 몸매, 단순 솔직, 무한한 지구력, 끈기가 있는 사람들일 거라는 선입견이 자리잡았다.
우연찮게 우리 둘째 며느리 성이 박씨다.
그 아이는 훤칠한 키에 단순 솔직하고 지혜롭기까지 하다. 애고, 불출이 시에미~~!
직장을 그만두고도 정기적으로 만나는 옛 직장 동료들이 있다.
어느 날 우연히 그들 가운데 崔氏 성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8년을 함께 근무하고 북유럽도 함께 다녀온 최신*님
그녀는 여행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고 겸손하며 주관이 또렷하나 수용적이고 말씨는 부드러운 듯 단호하다.
내가 힘들 때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의 멘토이며 삶의 모델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서 애 낳고 호된 시집살이의 설움을 나누었던 최영*,
그녀는 겉보기엔 우아한 여성미를 지녔으나 말씨가 투박하고 남성적인 데다 담배도 폼 나게 피운다. 그녀와 나는 서로 속을 다 보여주어 거리낄 것 없는 자매 같다. 무슨 말을 해도 뒤끝이 없다. 만나면 유쾌하다.
-깐깐하고 오만한 듯 보여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최자*
그러나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속 깊고 신앙심 좋고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 얘기를 맛깔스럽게 하는 재주가 있다. 화제가 종횡무진이라 고개 끄덕거리며 들어만 주어도 지루한 줄 모른다.
그녀와 헤어져서 돌아올 때면 선물 한 꾸러미 들고 오는 기분이 든다.
지금은 허리가 너무 아파 집밖을 멀리 나가지 못해 내가 가끔 판교까지 가야 만날 수 있다.
-그밖에도 이제는 거의 소식을 끊고 지내지만, 예쁘고 멋있고 솔직담백하고 시를 엄청 잘써서 기성문단에 확고한 자리를 잡은 최정례 시인-내가 좋아하는 옛동료다.
-18회 친구들 중 최*귀, 최영*, 최부* 최정*, 최일* -하나같이 착하고 마음 씀씀이 넉넉하고 긍정적인 사람들 아닌가?
어느 날, 아직 노총각인 큰아들한테 넌지시 말했다.
“얘야, 최씨 성 가진 여자 하나 데려오는 게 어떻겠니?”
중고등학교 단짝 친구 LA 옥주의 근황-그녀는 실버센터에서 댄스도 배우고 많은 또래들과 재미나게
지낸다. 그녀의 키보드 연주 솜씨도 날로 향상되어서 50주년 때 연주해도 될 것 같다.ㅎㅎ
할머니와 손녀같네~~ 너 67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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