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네가 마침내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갑던지-
<양재역>에서 출발했는데도 <야탑>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였지만 달라진 네 모습이 궁금해 불원천리(?)
달려갔다.
병실 문을 열었을 때 환하게 웃으며 ‘사뿐사뿐’ 걸어나오는 모습 보니 놀라워라~
비비안 리의 콜셋 같기도 하고 로마병사의 갑옷 같기도 한 허리 압박대를 두르고
“나 이제 안 아퍼~” 하면서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어린애가 따로 없더라.
그동안 다이어트한 덕분에 허리도 제법 가늘어 보여 부럽기까지 하데.
어제까지도, <화사모> 종강 때 계단을 한 발짝 떼기도 어려워 낑낑대는 네 모습이 눈에 선했다.
한 번이라도 허리가 아파본 적이 있는 사람은 허리 아픈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너무 잘 알기에
시시때때로 걱정이 됐어.
결국 침술에 의지하지 않고 수술을 한 게 잘 한 일 같다.
경황 중에도 손녀딸 세뱃돈 주고 온다며 환자복 바람으로 색동 봉투를 들고 나가는 너를 보며, 한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사는 네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듯해서 감동먹었다.
입원 중에 많은 이들이 찾아주고 전화와 문자로 격려해 주고 있다며
“얼마나 감사한지--”를 거듭 말하는데, 너야말로 그동안 가족과 이웃과 친구들에게 알게 모르게 나누어주고 베풀고 희생 봉사한 댓가를 받는 거야.
오랜 통증으로 인한 ‘몸감옥’에서 벗어났으니 갑오년 새해는 더욱 의욕 충만해지겠지?
오는 봄엔 네가 좋아하는 굽 높은 구두 신고 밸트 매는 꽃분홍 원피스 차려입고 짜자잔-하고 나타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