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의 나날들 제6일 몰타의 날씨/비르구관광

맑은 바람 2016. 11. 6. 04:54


새벽녘,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꿈에 이 머나먼 몰타까지 찾아오셨다.

요리를 시켜드렸더니 잘 자시고? 가셨다. 당신의 큰손자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이제는 감사드리고 싶었는데 역시 아버님은 아직도 나의 트라우마다.

 

오늘은 몰타에 도착한 후 첫번째 맞는 주말이다. 숙제도 없고 맘 편히 나들이를 할 생각이다.

출발 직전 정보에 의하면 이곳의 겨울은 강풍과 비바람으로, 영하는 아니라도 체감온도가 무척 춥다고 해서 겨울옷만 몽땅 가져왔더니 웬걸~~ 

낮엔 아직도 햇살이 따갑고 공기가 깨끗해서 맨얼굴로 다녔다가는 '깜씨' 되기 십상이다.

실내도 외벽이 두꺼워 춥다 했건만 준비해온 전기장판을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았다.

하긴 11월이 기분상은 겨울이지만 아직 늦가을이지 않은가~~

 

학생들 복장도 제각각이다.

남자애들은 맨발에 반바지가 보통이고 여자애들도 민소매 상의에다 샌달을 끌고 다닌다.

방 앞이 바로 풀장인데 낮에는 수영복 차림의 여학생이 벤치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서울을 떠나면서 이 풀장을 보고, 매일 수영복 입고 들어가서 무릎관절 치료를 위한 워킹을 해야지 했건만 사방이 객실로 둘러 싸인 그 한가운데에서 수영복을 입고 왔다갔다 하는 일, 돈을 준대도 못할 것 같다.

아무리 유럽사람들이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다지만~~

 

서울 현재기온이 11도에서 18도인데 이곳은 지금 21도다.

그런데 이때쯤 서울에서는 맨발과 수영복차림의 바깥활동은 상상도 할 수 없으니, 우리가 추위를 많이 타는 건가, 아니면 타인을 의식해서 그런 복장을 감히 할 수 없는 건가??

 

10시에 버스정류장에서 제니 조이와 합류, <비르구Birgu> 관광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16번 버스를 타고 발레타까지 가서 비르구행 버스를 갈아탄다.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버스노선이 다양해서 원하는 곳 어디든지 편하게 갈 수 있다.

 

오늘 비르구로 행선지를 택한 이유는 제니 담임 선생이 꼭 가보라고 추천한 곳이란다.

종점 비르구에 도착해서 발 닿는 대로 걸었다. 


 수도 발레타에서 건너다보이는 곳이 항구 비르구

 

 

 

 

                               비르구 요새


해안가엔 11월 대낮의 감미로운 바람에 해안을 가득 메운 요트들이 지중해 쪽빛 물결에 한가로이 흔들리고 있었다.

유럽 부호들의 배가 여기 다 있나보다. 허긴 바르셀로나 항구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요트들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몰타 최대의 요트선착장



 

원조 말티즈들과~

골동품 제작소

 

비르구는 견고한 성채. 오래된 성당들이 풍상에 낡고 부서져내린 채로 고집스럽게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타이머신을 타고 중세의 도시 비르구를 거닐며, 내 무슨 天福이 있어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런 豪奢를 누리나 생각하며

지금을 있게 한 모든 인연들에 깊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