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의 나날들 제7일 Sundaymarket

맑은 바람 2016. 11. 7. 07:55

임디나의 성바오로대성당 앞에서 펼쳐지는 일요 마켓을 보러 8시에 집을 나섰다.

몰타의 모든 길은 발레타로 통한다.

어디를 가든 일단 발레타로 가서 버스를 타야 한다.

발레타 C구역에서 9시 10분 임디나행 버스에 올랐다.

몰타의 대중교통 

 

대성당의 위치를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장이 선 곳을 찾았다.

 

남대문시장 정도의 분위기로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겨울 옷만 챙겨왔던 터라 핑계김에 옷쇼핑에 나선다.

옷가지가 5유로에서 14유로 정도로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막상 거스름돈을 헤아려보니 예상한 것보다 지출이 컸다. 100유로를 헐었는데 20유로가 남는다.

알고 보면 싼 게 싼 게 아냐~~

 

장을 다 보고 돌아서 나오는데 대니가 자기 휴대폰 못 보았느냐고 한다.

순간 앞이 캄캄해진다.

여행의 필수적인 동반자가 안 보인다니~~

조이와 대니는 물건 산 데를 되짚어봐야겠다고 돌아선다.

제발~~

찾을 확율 5%도 안 될 거라 지레짐작하고 낙심한다.

잠시 뒤 두 남자는 희색이 만면해서 돌아온다.

가방 산 곳에 그대로 얌전히 있더라고~~

천만다행으로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았나 보다.

그게 함께 찾으러간 조이의 눈에 띄었다니~~!!

점심은 대니가 한턱 쏘아야겠다며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린다.

 

대니는 당장 끈을 사서 휴대폰에 묶는다.

가슴이 아리다.

한때는그렇게 총기가 좋아서, 물건을 사가지고 집에 돌아와서는 10원 하나 안 틀리고 정확히 계산해 내고, 쫀쫀하다 싶을 정도로 매사에 정확하고 기억력이 좋던 사람이 휴대폰 달아나지 못하게 끈으로 바지춤에 묶다니~~

 

제니와 조이에게 잠시 짐을 맡기고 대니와 나는 박물관과 카타콤을 둘러보러 갔다.

빛도 없는 곳에서 죽음의 공포와 맞서 싸우며 자신의 종교를 지킨 이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한국말은 물론, 영어 안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까막눈 신세의 답답함을 실감하고 눈에 들어오는 것만 보고

나왔다.  단체관광에서 가이드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실감한다.

                                 임디나 성바오로 대성당

 

                                                      몰타(기사단)의 상징인 십자가


                                                   기독교인의 지하묘지 카타콤



다리가 자꾸 아파서 걷는 대신 말을 타기로 했다.

두 사람이 비켜가야 할 정도의, 임디나의 좁은 골목길을 말은 따그닥따그닥 말발굽을 울리며 잘도 다닌다.

30분 남짓 임디나와 라밧을 돌아보고 나왔다.

 

저녁은 대니가 매운탕을 끓였다.

재료와 솜씨가 조화를 이루어 밖에서 사먹었던 어떤 음식보다 맛이 좋았다.

조이를 불러 한 그릇 퍼서 보냈더니 제니가 장문의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숙제도 없는 한가로운 저녁-

일주일 동안 찍은 사진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중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대니의 기척에 돌아눕다가 꽝! 침대에서

돌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가 우지끈 아프다.

방바닥이 돌이라 충격이 컸다.

 

오늘 대니와 나는 한 건씩 대형사고를 쳤다.

전날 아버님이 꿈에 괜히 오신 게 아니었다.

 

아버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