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유있게 브뤼셀 광장 주변을 둘러보고 점심 먹고 공항으로 가기로 한다.
그러나 계획 따로, 이루어지는 일 따로라는 게 또한번 입증된 하루였다
호텔 체크인하고 나서니 실비가 내린다. 푸근한 기온 때문인가 곧 비가 그칠 것 같은 예감이다.
제일 먼저 <생 미셀 성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침 주일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프랑스어인지 네델란드어인지 라틴어인지 도무지 구별할 길 없었으나 잔잔하고 부드러운 사제의 음성에
내 마음을 실어 내 이야기를 듣는다.
-즐겁고 좋다고 말하면서도 지치고 힘들었느냐?
모든 것은 곧 지나간다.
고통과 슬픔, 수시로 일어나는 짜증까지도 내려놓고 기다려라. 고통의 강이 넘쳐 흘러가고 나면 평화가 찾아온다.
그때 너는 모든 것에 감사할 것이다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정화된 느낌이다.
<생 미셸 성당>
성당에 걸린 사진( 벨기에 국왕 필리프 1세)
미사를 마친 후 제니네와 우린 어제처럼 각자가 보고싶은 곳으로 가기로 하고 헤어졌다.
우선 세계적 명소로 알려진 <오줌싸개 동상>있는 장소로 갔다.
실물이 하도 작아(60cm) 관광객들을 실망시킨다는 동상 앞엔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그곳을 벗어나 우리가 간 곳은 벨기에 최고의 미술관으로 알려진 <왕립미술관>이다.
지상 2층, 지하 4층의 드넓은 공간에, 15세기부터 근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해 놓아 몰입하다 보면
시간을 잊는다.
다리가 뻣뻣해 온다.
세 시간이 흘렀다.
이른 저녁 먹을 곳을 찾아 걷는데 남미 인디오가 자리를 펼친다.
늘 볼 때마다 짠한 그들이다.
대니가 '엘 콘도르 파사'를 신청했다. 우리는 연주를 들으며 박자를 맞춰 주었다.
사람들이 몰려들며 동전들이 던져졌다.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저녁은 중앙역 근처의 <산토리니>에서 먹었다.
다음 행선지라서 예습이라도 하는 기분이 들었는지~~
그리스인들이 경영하는 집으로, 바베큐 립을 시켰는데 맛이 담백하니 좀 다른 듯하다.
바베큐 립
그리스인 식당 <산토리니>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음료수 판매대
브뤼셀광장의 야경
행복한 대니와 써니-오늘만 같아라
오후 5시 40분, 중앙역에서 제니네와 만나 귀로에 올랐다.
참 열심히 걷고 많이 보고 서로를 도닥이며 힘든 부분 애써 드러내지 않고 3박 4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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