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끝
--아프리카의 별이 된 존 루트의 들꽃 같은 인생
마크 실 지음/이영아 옮김
(167)존은 앨런이 떠난 인생에서 궁극적인 사명으로 삼을 일들을 향해 나아갔다. 그녀에게는 대의가 산소처럼 꼭 필요했다. 대의가 없으면 존은 살아 있음을 느끼지 못했다.
(168)존은 혼자 있을 때에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일기와 편지, 공책에 심정을 쏟아내여 상처를 희망과 치유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록했다.
(169)존의 일기:안 좋은 일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안 좋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바를 다했을 땐 손을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은 우리 마음 속에 존재한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사랑을 막는 두려움이라는 방패 때문이다.
이제 그녀 인생의 주된 목적은 남편이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동물들과 풍경을 필름에 담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들을 구하는 것이 새로운 과업이었다.
(174)존의 메모노트:대세를 따를 것이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나서자.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진정한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생각의 힘에 집중하자. 마음만 먹으면 세상을 쉽게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모험을 무릅쓰지 않는 자는 성장하지 못한다. 나이만 먹을뿐. 이제는 이익이 되지 않는 생각, 믿음, 관계, 상황들은 풀어주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들을 손에서 놓아버리고, 우연히 만난 새들처럼 생각하자. 그 새들이 날아들어왔다가 자기들의 길을 계속 가는 모습을 지켜보자.
(201)나이바샤 호숫가에 원예농가가 들어서기 시작하자 호수는 병들기 시작했다:나이바샤에서 고통과 파멸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호숫가의 화려한 히포 포인트 로지에서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을 대접한 바 있는 부유한 유럽인 지주 도도 커닝햄-리드조차 나이바샤 호수의 상태에 분노해 쓴소리를 늘어놓았다.
"나이바샤는 케냐라는 더 큰 그림의 완벽한 축소판이예요. 무법천지, 가난, 붕괴된 토대, 부패, 온갖종류의 학대, 돈이 곧 권력인 난민사회의 씁쓸한 이야기죠. 장미 한 송이가 어떤 불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안다면 유럽 사람들은 그 꽃을 사지 않을 겁니다."
(영국인이 세계곳곳을 돌아다니며 저지른 만행 -인권유린, 환경파괴 등-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지금 저렇게 잘살고 있는 걸 보면, 신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뭐,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비슷한 사례가 드물지 않지만--)
(204)케냐의 오랜 커피산업이 새로운 화훼산업에 자리를 내주며 말 그대로 뿌리째 뽑혀 나가자 커피농가의 딸인 존 루트는 과거와 미래, 커피와 꽃, 야생동물로 가득한 경이로운 땅과 차갑고 난폭한 상업의 가혹한 현실 사이에 위태롭게 묶여 있게 되었다. 모든 상황이 존루트의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존루트는 개인적으로는 호수주변에서 원예업이나 화훼업이 아예 사라지기를 바랐을 겁니다. 하지만 그 경제적 이익을 이해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참았던 거죠."
(205)그러나 그 불평은 면지가 일어난다고 바람을 탓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는 불치병에 걸린 여자에게 그녀가 죽을 때까지 남편을 빌려준 아내만큼이나 정신 나간, 아프리카만의 특수한 상황이었다. 결정적으로 얄궂은 점은, 존의 귀중한 땅이 다른 것도 아닌 만국공통의 사랑의 상징물인 장미에 의해 파괴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존루트의 종말은 예고된 것이었다. 영리한 앨런은 이 모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있지 않았는가. 인간은 자연파괴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지혜롭지 못하다고~)
(207)존도 이젠 50대 중반에 접어들어 금발은 이미 오래 전에 희끗희끗해졌지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호수 위의 비행)에서 인생을 보내는 행운을 누렸다. 그녀는 야생화처럼 어디에 심겨지든 늘 활짝 꽃을 피웠다.
(208)책임감이란 태도다.세상사에 대한 마음가짐.책임을 맡거나, 아니면 세상에 희생당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둘 중 하나다. 희생자가 될 것인가, 책임을 떠맡을 것인가 하는 선택이 나의 힘을 결정할 것이다. 희생자의 자리를 취하면 힘을 잃게 된다. 책임을 선택하면 일어나고 있는 일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관건은 마음가짐이다.
(212)그녀가 변을 당하던 2006년, 하퍼는 호수의 미래를 예견했다. 호수의 손상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현상태로 호수의 수명은 5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249)독신녀 존의 생활에 뛰어든 체게라는 인물은 온갖 감언이설로 존을 마비시켰으며 그녀를 파멸의 길로 한걸음씩 이끌었다.
"체게의 감언이설은 산을 움직이고 사람들이 자기자식까지 내어놓게 할 정도예요. 남을 쉽게 설득하죠. 그는 금세 존 루트의 이름을 이용해서 나라 명사들과 관계를 텄어요. 수산부 국장, 케냐야생동물청, 심지어는 경찰까지 자기 말에 넘어오게 했죠. 체게는 왕이 됐어요.ㅡ는 카라기타의 솔로몬왕이었다니까요!"
(275)사람들이 '악의 화신'이라 부르는 체게와 금전적인 관계를 끊자 존은 체게에게서 진정한 그의 모습을 본다.
"체게와 이야기했다.얼마나 교활하고 음흉한지"
"체게가 총을 가지고 있다."
(276)칸타이의 말:체게는 사실 권력이 거의 없는 보잘것없는 남자지만 자기가 왕인 줄 알죠. 체게 같은 인간에게 큰 돈을 주는 건 큰 권력을 주는 거나 마찬가집니다.그러다가 쉬운 돈벌이가 끊기면 그런 놈은 쾅하고 터져버리죠.
(존의 주위사람들은 존이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걸 수 차례 주지시켜 왔다.)
(279)기동대(존이 조직한, 호수의 밀어군을 몰아내고 호수의 생태를 지키기 위한 인력/숱한 돈을 쏟아부었다.)가 없어지고 밀렵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었지만 존은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존은 일흔 번째 생일을 몇 주 앞두고 있었고 이제 멈추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291)5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한 존에 대해 알만한 친구들의 증언:호수에서의 환경운동과 보존활동을 포함해서 여러가지가 합쳐져 존이 앙갚음을 당한 겁니다. 이는 청부살인이었습니다.
(293)앨런과 존이 함께 만든 영화:<번개새의 전설>
**번개새--아프리카 새들의 왕/망치머리황새/욕조만큼 거대하고 화려한 둥지를 만든다
(294)사랑하는 땅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던 이 여인이 왜 죽어야 했을까? 번개새가 본의 아니게 둥지를 다른 동물들에게 남겨주고 떠나듯, 존이 그토록 많은 세월을 바쳤건만 허사가 된 과업을 이어받을 이는 누구일까?
(295)탄알은 그녀를 죽일 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 어떤 잔인한 살인범도 그녀가 성취한 일들과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죽이지는 못할 것입니다.-신부의 추모사
(296)존은 제 오른팔이었습니다. 모든 일을 가능하게 했죠. 우리가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었던 건 존 덕분이었습니다.겸손하고 사랑스럽고 재미있고 헌신적이고 용감했던 여인, 바로 나의 존이 그랬습니다.--앨런의 추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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