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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안의 야크

맑은 바람 2020. 10. 5. 13:47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부탄--
학교선생은 적성에 맞지 않다며 가수가 되고픈 유겐선생에게 장관은 오지 중의 오지 루나나로 보낸다.

해발2800m, 인구 56명
히말라야의 영봉의 품에 안겨 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지 학교,
겨울이 길고 환경이 열악해서 아무도 가고싶어하지 않는 루나나의 학교
수도 팀푸에서 8일 걸리는 곳에 도착한 선생은 열악한 환경과 마주하고는 바로 포기하고 돌아오려한다. 다음날 늦잠을 깨운 것은 반장노릇을 하는 어린 소녀 펜잠이었다.
타의에 의해 교실로 끌려들어간(?) 선생은 교육에 대한 열망이 간절한 촌장과 학부모와 아이들에 마음이 움직여 학교환경을 하나씩 바꾸며 교사생활에 적응한다. 돈보다 종이가 더 귀한 곳이라 난로에 불을 때려면 야크똥이 필요하다며 교실안에 야크를 한 마리 데려다 놓는 마을 처녀-

 

첫날 수업 중 장래희망을 물었다.

장래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한 소년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한다.

왜 선생님이 되고 싶냐니까
'선생님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므로 선생님이 되고싶다고 한다.
유겐선생은 교육대학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라 말한다. 그곳의 정신적인 지도자는 촌장이었다.

 

야크를 풀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처녀가 있었다.

무슨 노래냐고 하니까 야크의 노래로 '세상에게 바치는 노래'라 한다.
세상사람들과 동물들, 그리고 신과 계곡의 영혼들 모두에게 바치는 노래라며 검은목두루미처럼 듣는 이를 신경쓰지 않고 노래부른다고 한다. 유겐은 살돈에게서 '야크의 노래'를 익혔다.

 

그러나 호주 이민이 확정되었다는 편지를 받은 유겐은 겨울이 오기 전 마을을 떠날 생각이다.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촌장이 부탁하나 유겐은 바다 건너 멀리 가기 때문에 돌아올 수 없다고 한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제일 높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정작 능력 있고, 많이 배우고, 나라의 일군이 될만한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고 촌장은 안타까워한다.

 

맑은 개울물, 눈덮인 흰산처럼 티없이 맑은 사람들
이제는 그들의 순수함마저 사라질 것 같은 안타까움에 두번씩이나 보게된 영화

신발 살 돈 마련이 어려워 아버지 자신은 맨발을 벗고 아이에게만 장화를 신긴 父情
장화 한 켤레 마련한 것이 좋아서 밤에 품고 잤다는 미첸-
묵묵히 여행을 도운 미첸, 야크의 노래를 가르쳐준 살돈,  똘똘한 반장 펜잠, 그리고 속이 깊고 주민을 사랑하는 촌장-  그들의 순수하고 담백한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호주이민을 떠난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는 결국 '야크의 노래'였다.

그는 다시 루나나로 돌아갈까? 아니면 낯선 이국에서 부대끼며 루나나를 그리워하며 살까?
영화를 함께본 친구들은 그것이 궁금했다.

20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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