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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플

맑은 바람 2021. 5. 30. 22:20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 출연 아리스세르베탈리스, 소피아 지오르고바실리, 안나 칼라이치도

그리스영화라서 뭔가 분위기가 색다를 것 같아 기대하고 봤다.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주인공은 사과를 먹는다, 아주 맛있게~

어느 날, 순간기억상실증으로 과거가 몽땅 지워진 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병원신세를 지게 된 중년남자--
병원은 무연고자인 그에게 '새로운 삶(인생배우기)'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집도 주고 필요한 만큼 돈도 주고-- 매일매일 녹음기에서는 그날의 할 일을 지시한다.  그는 지시대로 착실하게 새로운 일상을 체험하며 폴라로이드 사진기록을 남긴다. 얼음판 위에서 세발 자전거도 타고, 구노의 아베마리아가 흐르는 수영장에서 다이빙도 하고, 붐비는 홀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그러나 몸동작은 노련한 춤꾼을 연상시키는 트위스트도 추고,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찾아가 스프도 떠 먹이고--그런데 며칠밖에 못살 거라는 노인은 떠 먹여주는  스프를 너무 맛있게 먹으며 집에서 만든 페스츄리를 먹고 싶단다.
다음날 주인공이 정성껏 만든 페스츄리를 들고  찾아갔을 때 침대는 이미 치위진 채  텅비어 있었다..
모범수처럼 병원의 지시 사항을 따르던 주인공은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새로운 지시사항을 듣다가 꺼버린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만난 그녀--그녀 또한 프로젝트를 이행 중인 여자였다--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예의 그 '사과'를 우적우적 깨문다.

수영장에 울려 퍼지는 '아베마리아'라니--
죽음의 문턱에서도 입맛이 달아 스프를 맛있게 먹던 노인--
두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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