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8 일요일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 경북 영양>
10시 45분 감포항을 이별하고 버스터미널에서 800번 시외버스에 올랐다. 오천 농협에서 하차, 환승하려 했으나 친절하신 기사님께서 차편이 많은 곳에서 내려줄 테니 좀더 앉아 있으란다. 우리를 위해 정류장마다 눈체크를 하다가 환승에 알맞은 곳이라 생각되는 지점에서 내리라 한다.
고맙고 살짝 감동이 되어 90도로 절을 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떠나는 버스에 손인사도 보냈다.
12시 20분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잠시 뒤 13시에 영해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뒷자리에 앉은 여인들이 수다를 이어가자 기사가 넌지시 그러나 단호하게 한마디 한다.
"이야기하지 마이소, 이야기하믄 안되니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차 안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14시 20분에 영해 버스터미널에 도착, 14시 30분 영양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비교적 버스 연결 시간이 순조로워 시간이 절약되었다.
영양은 지도에서 어디쯤일까?
감포항에서 영양으로 방향을 튼 것은 단지 경북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적은 곳(9명)으로 나와 있고, 한번도 발을 디뎌본 적이 없어서였다.
큰길을 벗어나자 드넓은 초록논이 이어지는가 했더니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나오고 이제 막 꽃을 피워올리는 무궁화 가로수길도 지나더니 차는 산길로 들어섰다. 저 산들이 태백산맥에서 뻗어나온 산들일까?
차창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몸은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 된다.
구비구비 산골길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버스는 찌그럴찌그럴 삭신이 쑤신 사람처럼 내내 앓는 소리를 낸다.
안내방송은 그 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다.
산굽이를 돌아돌아 드디어 작은 들판이 나오고 집들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차는 터미널로 들어선다.
15시30분, 마침내 영양에 도착한 것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거리를 한바퀴 돌았다.
일요일이라선지 마땅히 식사할 만한 데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출발할 때의 설렘이 살짝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장마다 꼴뚜기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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