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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바나나 그 다음.>

맑은 바람 2024. 1. 22. 20:03

--그러니까 괜찮아, 이건 네 인생이야
박성호 지음/북하우스/329쪽/초판2017.12/1판2쇄2018.1/읽은 때 2024년 1월22일~1월23일

박성호:눈뜨는 매일이 여행이 되길 바라는 일상 탐험가/착한 사람과 동물, 이른 새벽의 산책을 좋아하며 나홀로 사진찍기와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세상에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길 바라며 선한 눈빛이 이기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

--편집부 글

Part1. 내가 떠나야만 했던 이유
(15~21)택시강도(탄자니아에서)
(초장부터 택시강도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30)여행을 하고 있는 동안 나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매일매일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게 즐거웠고 살아있다는 게 행복했다.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삶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느껴졌다.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이었다. 더이상 다른 의미가 필요치 않았다.
(작가의 글을 연속해서 두 권째 읽으니 거기서 거기겠지 했는데 이 책 또한 단번에 읽힐 것 같다.박성호, 힘내! 넌 크게 성공할 거야. 김영하보다 더 잘 나갈 거야!)

Part2.모든 것이 새롭다
(40)구다이 마잇!Good day Mate! 좋은 날 보내 친구야!
(61)편안한 생활은 분명 나를 게으르게 만들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로 했다.
-공항가는 길: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공항으로 향했다.온몸의 세포가 온통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 순간만큼은 미래에 대한 어떠한 불안함이나 두려움도 의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의심을 사라지게 만드는 설렘이었다.
(바나나농장에서의 박성호-여행 중에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부모와의 약속 때문에 그가 바나나농장과 캠핑장에서 견디기 어려운 苦役의 시간을 감내한 이야기는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그런데 그처럼 해 낼 수 있는 젊은이가 얼마나 될까?)
(112)나는 나처럼 싸구려 입맛을가진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 싸구려 입맛을 가진 사람들은 교양이 없고 안목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소한 것에도 쉽게 감동받고 행복해질 수 있는, 실로 어마어마한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다.그래서 굳이 고급 입맛을 가진 사람이되려고 노력할 생각은 없다. 싸구려 입맛을 가졌다고 해서 싸구려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별 타당성없는 얘기 같지만 나는공감한다, 내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
(117-118)아이러니 행복:
농장 일도,캠핑장 생활도, 조금씩 적응해 갔다.생활을 지속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만 사용했고 매일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전혀 부족한 게 없었다. 오히려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대학에 붙었을 때나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나는 행복하다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이토록 부족한 게 많은 생활인데, 이토록 부족한 게 없다니.

(트렁크 하나 분량 가지고 몰타에서 석 달을 살았다. 이때 나도 느꼈다. 살아가는 데 불필요한 물건이 너무 많았구나, 집에 가거든 몽땅 정리해야지!)
--분명히 호주 시골 농장에 살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가장 큰 행복을 느꼈다.
---행복은 그 순간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125)돛을 올려라
캠핑장에 온 지 100일이 지났다.비로소 1000만 원을 모았다.--이 순간을 위해 매일 컨테이너박스에서 세계지도를 쳐다보며 결심을 다졌다. 전세계 6대륙을 밟아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서울로 돌아가는 모든 계획이 완벽하게 세워졌다.


Part3.비로소 내가 되는 시간
(저자가 대치동 키즈라 해서 손만 내밀면 부모에게서 돈이 나오는 줄 알았다.그러나 그게 아니다 싶으니 케루악의 이 글이 떠오른다.)
-여행은 돈 있는 자들의 유희는 아니야. 가고싶은 열망이 뻗치면 출발할 수 있어. 케루악은 단 11달러의 연료비로도 대륙을 가로지를 수 있었고, 후미코는 기모노도 팔고 금시계도 팔아가면서 파리도 가고 영국도 다녀왔잖아--존 케루악의 <길 위에서>


(178)하쿠나 마타타:모든 게 잘 될터이니 근심 걱정을 떨쳐 버려라
(185)우리 모두는 누구에게 쓸모 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국내 총생산이라든지 노동력 수치라든지 가장 객관적이고 수학적인 경제적 지표로 바라봤을 때 분명 아이들은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아이들은 태어난 그 자체로 가치있다는 것을---
(208)세렝게티, 모든 것을 무릅꿇게 만드는 거대하고 순수한 자연 앞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온전히 서로에 대한 생각과 감정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삶에서 부족한 것을 관계에서 채우려했듯이 우리가 만드는 모든 관계와 그 속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은 서로의 개인적인 상황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한쪽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이 나와 관련 없는 일일지라도 나와의 관계 또한 좋아지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내 삶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깊숙하게 뿌리박혀 있었으니까.

나는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사람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나를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란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214)너도 알게 될지도 모른다.세렝게티에 오는 데에는 아무 이유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때로는 우리 인생에 전혀 도움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우리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217)사람의 땀내 배인 노력만큼 세상을 생기있게 만드는 것은 없다.
(231)혼자 여행하는 행복:
때로는 외로웠지만 나는 혼자하는 여행이 행복했다. 참으로 나다운 시간이고 나답게 보내는 시간, 문밖에 펼쳐져 있는 모든 것들을 내 눈으로 바라보고 내 머리로 이해하는 시간, 한동안 잊고 살았던 내 인생의 주체가 나 자신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으며 세상의 시선과 평가에 물들지 않은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233)천국이 그곳에 있었다:
천국이 있다면 잔지바르의 능위 마을처럼 생겼을 것이다. 오색빛을 내뿜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바다, 그 앞으로 펼쳐진 눈부신 백사장과 평온한 모습의 소들, 그리고 너무도 아이답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잔지바르의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세상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하루 종일 백사장에 앉아 있어도 그 모습이 가져다 주는 감동을 전부 담을 수가 없다.
(235)천국의 바다에 서서히 노을이 내려앉았다. 오색찬란한 바다는 순식간에 황금빛 불길로 뒤덮였다. 그리고 그 영롱한 장면은 들고 있던 카메라마저 손에서 내러놓게 만들었다. 훗날 아내가 생기면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 최고의 아름다움을 함께 바라보는 것만큼 삶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장면이 또 있을까.

Part4.오래도록 기억될 순간
(260)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항구 마을에 살던 극빈층 이민 노동자들의 음악이다. 돌아갈 곳 없는 그들은 극복하기 힘든 가난과 체념을 이겨내기 위해 격정적인 감정으로 삶을 이어갔다.

아르헨티나 탱고

(321)가보지 않은 길, 그것도 내 상황에서 흔치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무척이나 불안한 일이다.--하지만 그래도 내가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불행하지는 않다는 것이다.나는 아무리 불안해도 불행하지 않다면, 계속해서 그 일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믿는다.---에필로그에서
(내 갈 길을 방해하는 저 우람한 바위--그러나 사력을 다해 밀치면 생각밖으로 쉽게 치워질 수 있는 바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