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열엿새)보르조미를 향하여

맑은 바람 2024. 4. 10. 04:50

2024년 4월9일(화)
스테판츠민다 2도~9도
보르조미 7도~20도
초봄에서 완연한 봄날로 넘어왔다.

오늘 일정:
마슈르카로,
카즈베기~디두베(2인 30라리)
디두베~보르조미(2인 24 라리, 택시 대절의 경우 100라리)

<아나노게스트하우스>에서의 두 번째 조식

카즈베기  <ANANO Guest House>에서 나흘을 묵고 아침식사를 마친 후 카튜나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뷰가 최고로 좋고 당신이 무척 친절해서 편안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르조미 숙소도 <Guest House ANANO>라고 했더니 그러냐며 사실 우리 딸 이름이 '아나노'란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 본 적이 있어서 그 마음 충분히 안다.나도 아들이 토끼해에 태어나서 게스트하우스이름을  <WHITE RABBIT>이라 했잖는가
마슈르카 정류장까지 게오르기가 태워다 주었다.
그의 차는 차바닥이 높고 계단도 높아 우리 같은 뻣뻣한 숏다리는 오르내릴 때 곤욕을 치러야 했다.게오르기는 내가 낑낑거리는 걸 보며 무안해하며 웃는다.
마슈르카(20인승 봉고차)는 오늘도 시간표대로 오차없이 9시에 카즈베기를 떠났다.
스키장이 있는 구다우리엔 엄청난 규모의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있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눈덮인 산이 사라지면서 코카서스의 雪山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중국 자본이 들어와 조지아를 몰라보게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구다우리 스키장의 중국회사

디두베행 마슈르카는 젊은기사가 운전했다.눈빛이 장난이 아니네~

아나우리 성채

트빌리시 아파트들

3시간 만에 차는 디두베 터미널에 도착했다. 화장실을 다녀와 보르조미행 마슈르카를 찾는데 바로 저쪽이란다. 출발 10분 전이었다.
바로 차에 오르니 운전사가 올라와 시동을 건다.
보르조미까지는 2시간 남짓됐다.
절묘하게 시간이 맞아 떨어져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섯 시간을 꾸벅꾸벅 졸자니 이 귀한 순간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바깥 풍경에 몰입해서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속100km를 오르내리는 차 속에서 이색적인 풍경을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팔이 아파서 잠시 내리거나 방심하는 사이에 연두빛 수양버들을 놓치기도 하고 우리나라 산골같이 복숭아꽃 살구꽃 피는 마을 풍경도 놓치고--놓친 순간들은 왜 또 그리 아름답게 생각되는지~~

'놓친 순간은 아름답다'


12시에 출발한 차는 2시 10분에 보르조미에 닿았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나와 내 가방을 들어다 주었다. 우리는 1층 방을 배정받았다.
Booking.com에서 평점 9.5를 준 게스트하우스답게 갖출 걸 다 갖추었다.주방시설이 특히 맘에 들었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서 좋았다.


숙소에서 길하나 건너면 거센 물살이 소리내어 흐르는 쿠라강이 있다. 물 빛깔이 탁하긴 했으나 雪國에서 떠나와 봄빛 서린 강물을 만나니 그리 반가울 수가~~

쿠라강 다리 위에서

아저씨가 계산한 휴대폰을 내미는데 보니 48이었다.
난 속으로 '이게 뭐야, 왜 이렇게 비싸?'하면서 지폐를 꺼내 48라리를 챙기고 있는데 아저씨가 5라리를 가져가시고 거스름돈을 내어주신다.'그럼 그렇지' 하며 속으로 잠시 의심한 것이 미안했다. 아저씨는 4.8라리를 받으신 것이었다.물건은 유기농인 게 틀림없겠지만 반반한 게 별로 없긴 했다. 그래도 그분들 물건을 팔아드리고 싶었다.

대니가 노점 야채가게에서 고춧가루를 구해 와서 소고기를 넣고 감자찌개를 끓였다.
먼나라 조지아 땅에 와서 누룽밥에 얼큰한 감자찌개라니~~

치킨과 화이트 와인은 잘 어울린다길래~

감자찌개와 누룽밥

대니는 거듭 말했다.
이 숙소가 제일 맘에 든다고, 마음대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주방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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