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열아흐레)쿠타이시를 향하여

맑은 바람 2024. 4. 13. 12:36

2024년4월12일(금)
보르조미 9도~22도 쾌청
쿠타이시 11도~21도
조지아에 와서 가장 높은 날씨와 만났다

보르조미 발~쿠타이시
마슈르카 (2인 30라리)로 이동
예상소요시간  2시간 남짓

<마슈르카에 대하여>
마슈르카는 조지아의 시외버스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1/10 정도고 땅도 남한의 2/3 정도이니 대형버스가 필요 없을 것이다.
20인승으로 차종은 모두 벤츠다.
하도 낡아서 '벤츠'인 줄도 몰랐다.
그러나 차비는 택시값의 1/10 정도다. 차가 택시보다 크니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말도 안 통하는 택시기사와 두세 시간 꿀먹은 벙어리마냥 앉아 가는 것보다 심적 부담도 없다.
몇몇 유튜버 정보에 의하면 출발시간이 들쑥날쑥하다는데 완죤 잘못된 정보다. 정확히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

아침 9시 출발하는 마슈르카를 타려고 8시에 숙소를 나섰다.
一着으로 맨 앞자리를 잡았다. 낯익은 아시아인들이 우리 차에 오른다. 60안팎의 한국 남자들이다. 그들은 이 차의 종점인 바투미까지 갈 예정이란다.
새벽부터 일어나 설쳤더니 잠이 쏟아진다. 깜빡 졸았나 했는데 쿠타이시 시내로 들어섰다.

숙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노인기사 양반이 숙소 위치를 잘 모른다. 대니가 구글맵을 켜놓고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한다. 누가 보면 웃기는 짬뽕이다.
그런데 문제는 숙소 상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 차에서 내려 짐을 끌고 두리번거렸다. 주인장께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나타난 주인장이 내 가방을 끌고 들어간 곳은 부킹 닷컴에 나온 사진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묵을 1층 객실은 새로 단장해서 깨끗하다. 여러 말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보르조미의 <아나노>와 비교해서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주인장은 불편사항을 바로 접수, 개인용 가스통과 냄비를 가져왔다.

자급자족하는 데 필수품이 물과 불이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아쉬운 점이 전기 주전자를 챙겨오지 않은 거였다.
전기주전자, 누룽지,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는 해외에서도 고향의 맛을 즐기고 싶은 이에게 지참 필수 품목이다.

<조지아의 멍멍이들>
거리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生을 이어가는 존재들--
자유롭게 사는 댓가로, 먹는 것이 신통치 않은지 버썩 마르고 사고로 다쳐 절룩거리는 것들도 있고 사람이 다가가면 쓰다듬어 주기를 기다리는 '애정 결핍 犬'들이다.

쿠타이시에 둘밖에 없다는 <맥도날드>에 가서 치킨버거를 먹었다. 2층 창가에 앉으면 주요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 그리스 왕국 콜키스에서 이름을 딴,  <콜키스 분수>
유럽연합의 도움을 받아 새로 단장한 모습

<피 말리는 하루>
국민카드 분실 이후 현금인출을 하지 않다가 오늘 출금하려고 우리카드를 들고 나갔다. 시내 한복판이라 필요한 장소들이 바로 앞 길거리에 다 있다. 은행에 들어가 출금을 하려 했더니 인출이 안 된단다. 마그네틱에 문제가 있어 읽히지 않는다고.
순간 앞이 캄캄했다.
대니는 얼굴이 창백해진다.
'아니 여기서 돈이 떨어지면 어찌 되는 겨? 難堪하네~~'
숙소로 돌아와 난 아무말 없이 저녁으로 먹을 빵을 준비하고, 대니는 물도 입에 안 대고 안절부절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저혈압이니 망정이지 혈압 올라 쓰러지기 딱 좋은 상황~~
이런 때에도 성격이 드러난다.
'식음전폐형'과 '금강산도 식후경파'~
제때에 먹어야 머리도 잘 돌아간다는 나의 持論, 혼자 해결책을 강구해 본다.
민망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루비ㆍ로사에게 SOS를 쳤다.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아들에게서 화상전화가 왔다.
"두 분 괜찮으신 거예요?"
안색부터 살핀다.당황해서 반죽음이 된 게 아닌가 보는갑다. 얼마 후 카톡이 왔다. 송금했으니까 여권 가지고 가까운 은행에 가 보시라고.
이 일을 대니한테 알리자 죽상이던 얼굴이 확 펴진다.
잠시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했다. 아들메눌이 우리를 지옥에서 건져준 것이다.

지옥 탈출 후의 여유로운 표정들


<조지아 여행은 어떤 이들에게 맞을까?>
평소 바다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술 근처에는 가기싫어하는 사람, 무종교이면서 믿는 이들에 대한 불신마저 갖고 있다면 조지아를 온전히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대니는 술이 안 받아 못마시지만서두 모태 신앙이 있어성당에 함께 들어가서 촛불봉헌도 같이 하고 산을 너무 좋아해서 록키산맥만 그러왔다.이번 여행 이후 코카서스 산맥과 카즈베기 산이 그림의 소재로 바뀌지 않을까 추측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조지아는 산과 와인과 수도원,성당이 주요 볼거리, 맛거리니까 평소 이를 즐기거나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순간순간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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