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메스티아 5도~20도
해발 1500m, 장수마을, '조지아의 작은 스위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스반타워>(전쟁시 대피와 방어 목적으로 지어진 코쉬키, 탑형주택)가 20여 개 남아 있다.
숙소가 쾌적하니 잠도 푹 잤다. 8시 30분 조식을 청해 먹었다.
아침산책을 나갔다. 6일 동안 한곳에 머무른다 생각하니 마음이 느긋해지고 좋다.
자급자족의 도시라는데 소고기를 구할 수 없다. 돼지고기1kg(8000원 정도)를 샀다. 야채와 과일 약간 사 들고 들어왔다. 산이 높고 공기가 깨끗하니 햇빛이 여과없이 피부를 뚫고 들어온다. 금세 지친다.
<대니 실종 사건 2>
대니는 풍경사진을 찍으러 나가겠단다. 난 집에 있겠다고 했다.
사진 찍고 30분 후에 돌아오겠다던 대니가 한 시간 가까이 되도 감감무소식--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어느 母女가 더 좋은 데를 보여줄 테니 가 보지 않겠느냐고 탑승을 권하는데 얼른 갔다오겠다고.
그들이 누군지 알고 차를 타느냐고 가지 말라고 했다.
싱글거리는 모습이 보이는 듯 전화가 끊겼다.
갑자기 불안이 엄습하며 국경 지대 쪽으로 간다는데 국경을 넘어버리면 어떡하나, 돈 있는 줄 알고(錢帶를 풀어놓고 갔음) 협박하다가 아무 데나 버리고 갔으면 어떡하나?
전화를 6차례나 계속 걸어도 받지 않고 바로바로 끊어진다. 도무지 불안해서 앉아 있을 수가 없다. <Data> 여주인인 테아를 불러 구글 번역기를 돌려 자초지종을 알렸다. 주인이라도 알고 있어야 후에 대처하기가 쉬울 테니까.
내 글을 읽더니 테아는 활짝 웃으면서
"No Problem!"한다.
국경지대는 인터넷 불통 지역이라 그러니 아무 염려 말고 기다리란다.
혼자만의 고민을 털어놓으니 맘이 놓인다.
얼마 후 대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 20분 후에 숙소에 도착한단다.
노크 소리에 문을 여니 웬 아리따운 아가씨(?)와 함께 서 있는 게 아닌가!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아가씨는 가 버렸다.
안으로 들어온 '할배'는 자초지종을 얘기한다.
여자가 국경 근처에 찻집을 차리려고 준비 중인데, 그 근처의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다워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악의가 있어 보이지 않길래 따라 나섰더니 정말 경치가 끝내 주더라고~
무사히 돌아오고 나니, 그 좋은 곳을 저 혼자 보고 왔다는 말이지? 하는 시샘이 솟아난다.
뭐 누러 들어갈 때 맘 나올 때 맘 다르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그러니, 영감하고 단둘이 자유여행을 떠나, 지들만 좋은 거 보고 맛있는 거 먹고 다니며 가끔 그림같은 사진이나 보내는 '친구'가 친구들의 눈에 그저 곱게만 보이겠느냐 말이다! 易地思之의 깨달음이 온다.
점심은 집앞 레스토랑에서 스바네티식 하차푸리라는 '굽다리'를 먹었다. 역시 안에 든 소고기 양념이 너무 짜서 그저 짠맛만 느껴질 뿐이었다.대니는 '머쉬룸 스프'를 시켰는데 '고수를 넣지 말라'(깐지 아라) 했음에도 듬뿍 넣었다.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미리 준비할 때 다 넣어 놓았다고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 내가 멀덕국에 떠있는 건더기만 건져먹고 나왔다.
빵속에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것이 스바네티식 하차푸리~ 아유, 짜~~~
고수풀이 잔뜩 들어간 버섯 멀덕국
이 식당에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었다.
"여보, 나 이제 식당 가서 밥 먹자 소리 안 할게"
조지아 전통음식을 9가지쯤 먹었다. 내 입맛을 특별히 감동시킨 게 없다. 대체로 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뮈니뭐니해도 국민 대표음식인, 담백한 '쇼티스 푸리(가격도 단돈 750원)-
'네가 물리지도 않고 최고다!'
지척에 <스바네티 박물관>이 있어 그리로 갔다.
석기시대 연장들,십자가의 다양한 형상들, 聖畵들,필사한 성경책들, 전투무기,장신구 등 조지아 원주민인 스바네티 오랜 역사에 걸맞게 역사적 유물들이 다채롭다.
박물관을 돌아보고 숙소 근처 공원에서 쉬었다. 도시마다 작은 공원들이 곳곳에 있어 가볍게 산책 나온 이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공원의 터줏대감들--피풀 테리어 비슷한데 폼잡고 다니는 모양새가 이 공원을 주름잡는 모양,
아이들도 犬公도 함께 이 수돗물을 마신다
저녁을 준비하는데 테아가 올라왔다. 케익 두 쪽을 들고. 어제 내게서 선물로 받은 동전지갑을 딸에게 줬더니 너무 좋아하며 기뻐하더란다. 그러면서 내일 朝食을 선물로 주고 싶단다.
이래저래 아름다운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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