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밥 한 숟갈

맑은 바람 2009. 6. 10. 00:17

 

밥 한 숟갈

맑은바람

 

바람모지 시장통 한 켠

먼지 앉은 식판에서 찌꺼기 반찬 이것저것

주워 먹는다 누더기 남자 하나

돌아서며 내뱉는 한 마디--

 

"밥 한 숟갈이라도 남기지!"

 

비지땀  눈물 섞어 지은 밥

먹어본 지 오래되어

밥맛조차 잊고 산 내게

귀청 찌르는 그 금속성

 

오로지 반찬을 위하여

존재해 온

 

오늘은 육고기 내일은 갯생선 위해

눈에 핏발 세우고 허덕 허덕이다가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 비브리오균

떼지어 몰려오는 동물들의 반란에

목이 졸린다

 

한 톨 밥

그 단 맛

그리워질 때

 

(200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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