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넷째 주말( 2006. 9. 23-24 )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일박 이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출발을 서둘러 삽상한 가을 아침, 인천공항을 향해 냅다 달렸다.
<장봉도> <신도> 이정표가 보이자, 오른쪽으로 차를 돌려 <삼목선착장>에 차를 댔다.
한 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 배에 차와 함께 올라, 한 시간 만에 장봉도 <신촌민박>에 당도, 이미
세 번째 방문이라 낯익은 김대식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짐을 풀자마자, 주인 김씨는 물에 들어갈 차림으로 바다로 나가잔다.
금새 마르는 옷으로 갈아입고 주인이 하나씩 쥐어주는 대나무 낚싯대에 지렁이 한 마리씩 꿰어 들고
물로 들어갔다. 잠시 후에 낚싯대가 찰랑거리더니 한 마리 걸려나온다.
밀물 때라 눈 먼 망둥어들이 물을 따라 들어와 내 손에 걸린 것이다.
넣었다 하면 걸리고 넣었다 하면 걸리고 잔챙이들이 많이 걸려 올라오지만 문자 그대로 물반 고기 반이 아닌가 싶다. 가슴께까지 물속에 담그고 하는 바다낚시-모두들 난생 처음 해보는 거라 재미있고 신기해서 싱글벙글, 물이 금새금새 차오르는 것도 잊고 있었다.
저녁엔 낮에 잡은 망둥어를 굵은 소금 뿌려 은박지에 돌돌 말아 석쇠 위에서 대합과 함께 바싹 구워
술 한 잔과 곁들이니 행복이 뭐 별건가 싶다. 술이 술술 들어간다고 한 분은 주량을 다시 체크해야 할 정도로 드시더라.
찰랑거리는 밤바다를 한 바퀴 돌고 해안에 찰싹이는 파도소리에 묻혀 잠들었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니 여섯 시 반.
그새 누가 밤을 거의 다 주워 갔다고 빨리 나오란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집 뒤 밤밭으로 들어가니 빈 밤송이만 여기저기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래도 눈에 불을 환하게 켜고 밀착 탐색을 하니 주워 담을 만한 알밤들이 보였다.
여섯이 주운 밤을 셋으로 나누어 너 먼저 집으라고 서로 양보하며 한 무더기씩 가졌다.
주인집에서 내온 대합국과 함께 아침을 먹자마자 빨리 차에 오르란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방파제 부근에 차를 대고 김대식씨는 우리에게 보리소라 따는 요령, 밤게 줍는
요령 등을 일러 주며 먹을 만큼만 주워 오란다.
아침부터 여름 햇살처럼 내리퍼붓는 뙤약볕 아래 우리는 소라 따기와 돌짝을 들추고 밤게 줍는 일에
몰두했다. 낙지를 한 마리 잡아 올린 사람도 있었다.
나이가 나인지라 모두들 점점 허리 펴기가 수월치 않은 데도 그 따는 재미 때문에 그만하자는 소리를 귓등으로 듣고 바위에 붙어 일어설 줄을 모른다.
엎드렸다 일어났다 구부렸다 폈다, 썰물 때 해안에서 운동 삼아 자청해 하는 노동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건지고 따고 줍고 해도 또 어느새 갯벌과 물속 가득 곰실거리는 새 생명들-조물주의 큰 손길을 느끼고 숙연해진다. 인간과 자연을 더욱 가깝게 해주는 여행-장봉도로 떠나 봐요!!
삼목선착장을 떠나며
갈매기의 환송
망둥어낚시 무아지경
각자의 수확물들-
낙지도~
노동(?) 후의 휴식
게 5형제
대합구이와 한 잔~
장봉도 선착장의 인어상
2006. 10.7
'국내여행 > 인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교동도> 2 (0) | 2013.08.08 |
---|---|
다시 <교동도-1> (0) | 2013.08.08 |
안평대군의 자취를 찾아서(2)-성녕대군묘 (0) | 2013.07.26 |
강화도 갯벌 체험 (0) | 2011.10.03 |
무의도 가을 산행 (0) | 201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