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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 정신과전문의 최병건

맑은 바람 2017. 12. 14. 08:33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최병건의 마음 탐구 22장면

 

제목을 곱씹어본다.

속고 산다고? 그것도 자기 마음에게?

속는 줄도 모르고, 속는 줄 인식하지도 못하고 살았다면 굳이 속고 있다는 걸 깨우쳐 줄 필요가 있을까?

속고 있다는 걸 알아채면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 건데?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머리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에게 이 책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이터이자 단 하루의 외출도 허락되지 않는 감옥이었다.

 

그러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슬그머니 우리를 자신의 감옥(?)’으로 끌어들인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유감스럽게도 두 번이나 꼼꼼히 읽었는데도 명쾌하게 글의 요지가 잡히자 않는다. 감옥은 감옥이었다!

 

저자의 글을 인용해서 감상을 정리해본다.

 

-프로이트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갈등과 타협, 그것이 우리 마음의 참모습이라 했다.

무의식은 마음의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부분, 의식은 이성적인 부분이라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스스로가 본능적이고 충동적이면서 무척 이성적이라고 착각하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마음에 속고 있다는 말의 정체다.

-현실 왜곡은 무의식의 소리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내 정신적 현실은 안 보이고 남의 것은 잘 보인다. 내 삶은 지극히 타당하고 남의 삶은 괴상해 보인다.

내 인생은 작품이고 남의 인생은 막장이다.

 

-세상엔 한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 삶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

그런데 위로받을 수 있는 아픔이 있고 그렇지 않은 아픔이 있다.

자초한 아픔-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생긴 대로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반복하고 또 상처로 괴로워하는 아픔-조바심, 과민함, 소심함, 의구심, 비뚫어짐, 자존심, 외로움, 집착--

 

그 생긴 대로 사는 것이 바로 마음의 반사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현재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이다. 어린 시절에 결정된 생김대로 사람은 평생을 산다.

생긴대로를 바꾸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것이 정신결정론의 메시지다.

-동화와 조정: 기존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동화,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변화하는 것이 조정이다.

 

-아이에게는 마음이란 게 없다.

-사람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다.

마음을 통해 경험(왜곡)한다.

-일상이 늘 똑같은 건 세상 때문이 아니라 마음 때문이다.

화를 내는 사람이 늘 화를 내는 건, 화를 돋우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내생각

 

-세상은 지뢰밭이다. 예고 없이 터지는 불행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미리 알 수도 없고 대비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나름대로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건?

인간이 지극히 비이성적이어서라고~

난 괜찮을 거라는 뜬금없는 믿음, 아무 근거도 없는 믿음이 내 안에 있어서라고-

그것을 주관적 전능감이라 한다, 유아기 때 엄마로부터 전해 받은--

-온갖 말썽의 근원이 우리 마음속의 비합리적인 부분, 무의식에 있지만 행복의 근원 역시 무의식에 있다.

 

-하느님 뜻대로 사는 게 의미 있으려면 반드시 하느님이 세상을 만들었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배타적이다. 그들은 신념이라는 것 또한 마음이 만드는 겻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것은 당위의 문제이므로.

이런 신념에 사명감이 더해지면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그런 신념이 인간의 역사를 피로 물들여 왔다.

(예를 들면, 십자군 전쟁 같은 모든 종교전쟁,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고 선언한 트럼프의 망발은 또 다른 피를 부르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설득하지만 강요하지 않고 남이 옳으면 설득될 수도 있다. 그런 신념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유연한 신념만이 다른 사람과 사이좋게 살 수 있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만도 추잡한 것만도 아니다. 무엇이 더 많이 보이고 무엇에 더 사로잡히는지는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은 몸()에서 만들어질뿐 아니라 매순간 끊임없이 몸의 영향을 받는다.

-특정한 사람의 뇌에 기억이 저장되어 있을 때 그 사람의 뇌가 자신의 몸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환경으로부터 방대한 양의 정보를 받아들여 기존의 기억과 함께 순간순간 만들어내는 현상, 그것이 마음이다.

-생존과 번성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무의식에 비하면 의식의 역할이란 매우 작은 것이다. 게다가 의식은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하지만 인간의 인간다움은 의식에 있다.

-의식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마음을 알고 조절하는 일이다.

-마음을 알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정신분석의 생각이다.

 

저자는 많은 영화를 소재로 정신분석을 이야기한다.

~ 유감스럽게도 그 많은 영화 중에 내가 본 게 고작 한두 편 정도라니~

아래 인용된 영화들을 어느 정도 보았는지가 이 책의 이해의 깊이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콘택트 1997>

<메멘토 2000>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2>

<세븐 1995>

<양들의 침묵 1991>

<이터널 선샤인 2004>

<사랑의 블랙홀 1992>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6>

<디 아더스 2001>

<아메리칸 뷰티 1999>

<레볼루셔너리 로드 2008>

<몬스터 2003>

<사이더 하우스 1999>

<에이리언 1979>

<클로저 2004>

<유주얼 서스펙트 1995>

<여자 정혜 2005>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1964>

<아메리칸 사이코 2000>

<아메리칸 뷰티 1999>

<세븐 파운즈 2008>

<유로파 1991>

<안티크라이스트 2009>

<매트릭스 1999>

<밀양 2007>

<택시 드라이버1976>

<굿윌헌팅>

<배트맨 비긴스>

<다크 나이트 2008>

<공각기동대 1995>

<토탈리콜 1990>

<아일랜드 2005>

<다크시티 1998>

<6번째 날 2000>

<나는 전설이다 2007>

<블랙 2005>

<마더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