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야 미우 지음/김난주 옮김
395쪽/2012년 1월 일어본 초판/2018년 10월 번역판 초판
읽은 때:20200330~0404
차례
--빨리 죽었으면 합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출구가 없군요
--태평한 남자들
--살아 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마주한 내일
제목에서 느껴지는 살벌함과 절박함--
우리시대 각계각층이 현실적으로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한 가족사를 통해 풀어낸 소설
젊으나 늙으나 한국인의 정서상, 죽는 얘기를 드러내놓고 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은 다분히 도발적이고 그 때문에 끌리는 사람 또한 많을 것이다.
* 다카라다 도요코:실질적 주인공, 며느리
13년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다시 대퇴골 골절로 운신할 수 없는 84세 시어머니 수발 드느라 자기생활이 없는 며느리--2년만 참으면 해방이다. '70세 사망 법안'이 가결되었으므로.
(도요코 가정의 가족들의 삶의 양상이 어찌 이리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닮았을까?
시어머니 때문에 혼자 끌탕을 하나 시누이,남편,아들,딸 들은 따로국밥이다.제각기 나몰라라다.)
* 다카라다 마사키: 29살, 3년만에 직장을 그만둔 명문대 졸업생. 재취업의 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은둔형 외톨이로 변해가고 있다.
(61쪽) 대체 가족이란 무엇일까,
아무도 나의 수고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일까, 내 마음 속에는 악마가 살게 되었다.
시어머니 말투가 고약해지는 날이면 내 마음에도 악마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마음 속의 악마를 쫓아내려면 바깥공기를 쐬는 것이 최고다
(누구나 나름 마음 속의 악마와 함께 살지 않을까?
내안의 악마도 수시로 출몰하여 질투하고 시기하고 교만해지고 갑질하고--)
*다카라다 모모카 :어머니의 고달픈 삶을 외면하고 독립해서 사는 딸
*다카라다 시즈오:정년을 2년 앞두고 58세에 조기퇴직을 하겠다는 남편, 당연히 어머니를 돌보아드리고 아내의 힘든 일을 거들려고 그러는 줄 알았더니, 세계일주를 하고싶어서란다.
아내는 자신과 함께 떠나는 줄 믿고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지인과 둘이 떠날 계획이라고.
(107쪽)남편은 기쁜듯이 눈을 반짝거렸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태연한 척 하려고 억지로 웃었더니 양볼이 푸들푸들 떨렸다.
(소설이라기보다 꼭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쓴 것 같이 묘사가 실감나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다카라다 기쿠노:시어머니
전쟁고아. 같은 처지의 전쟁고아를 만나 결혼, 고생 끝에 풍족한 삶을 누려왔다.
유산만 노리는 자식들에 정떨어진 시어머니, 오랜만에 찾아온 옛친구와 정을 나눈다.
어느날 며느리는 가출을 감행한다.
집에서 무위도식하고 지내던 아들에게 불똥이 튄다.
누나에게,큰고모에게,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서로 떠넘길 궁리들만 한다.
(272쪽)다들 투덜거리기만 했지 전혀 보탬이 안 된다.
아아, 다 싫다. 다 싫어. 대체 가족이란 무엇일까?
55세 며느리는 홀로서기를 위해 원서를 들고 동분서주한다.
매점일 정도를 구하려면 명문대 학벌이 걸림돌이 된다는 현실!
역 구내 매점에 취직한 도요코는 집으로 전화를 건다.
방에만 처박혔던 아들은 할머니 수발을 들며 음식까지 만들어 먹이고 여행에 올랐던 남편은 도중에 돌아와 집안일을 살핀다. 게다가 할머니를 위해 목욕실 등을 개조하고 휠체어로 집안팎을 돌아다닐 수있게 리모델링도 한다.
아내 도요코가 그렇게 힘들게 보냈던 시간들을 가볍게 보내고 있는 가족들 소식을 들으며 도요코는 맥이 풀린다.
자신의 존재가치가 공중분해된 느낌?
그러나 도요코는 점원 일을 찾고 자신의 전공도 살리며 일하는 즐거움도 맛본다.
2년 후 실시 예정이던 70세 사망 법안도 폐지되고--해피앤딩이다.
현실에서 과연 그렇게 마무리되는 집안이 몇이나 될까?
어쨌거나 읽는 재미는 그만이다. 극장문을 나서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오락영화같은--
2019년 12월부터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주로 노인층을 저 세상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2020년 4월 4일 현재 사망자수 57,575명인데 대부분 70안팎의 노인이라니 '70세 사망법안'이 어딘가에서
가결된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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