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 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6
문의 마을에 가서 -고은 文義 마을에 가서 -고은(1933~ ) 겨울 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벋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6
소 -김기택 소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 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