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단상 마침내 9월이 왔다. 풀숲의 벌레울음 소리가 나날이 커 가며 열대야를 식힌다. 찜질방 그대로였던 여름-땀 서너 말은 족히 흘렸을 거다. 이제 곰팡내 나는 옷 좀 내어 말리게 비구름이 그만 걷혔으면 좋겠다. 계곡을 쾅쾅 울려 대던 물소리도 잦아들면 길섶 여기저기 보랏빛 꽃망울들이 터지기 시작한.. 사는 이야기 2010.08.31
목순옥, 이윤기님의 명복을 빕니다 귀천歸天 -천상병千祥炳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어제는 목순옥님이 75.. 사는 이야기 2010.08.27
‘흘러서 그침 없는’ 동인지 발간 자축연-<라 프란치스카>에서 선농 수필문우회 13인의 同人이 이현복 선생님을 모시고 오늘 La Francesca에서 자축연을 베풀었다. <라 프란치스카>는 우리 동문이 이태리 유학을 마치고 온 셋째 아들과 함께 경영하는 이태리음식점이다. 동문의 환대를 받으며 들어선 라 프란치스카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요리사의 훌륭한 솜씨로 .. 사는 이야기 2010.08.19
8월의 풀벌레-내가 사랑하는 것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이마에 귓가에 등줄기에 땀이 배어나오는 7월- 참으로 견디기 어렵지만 이런 날씨라야 곡식과 과일이 익지-하며 참아야 하는 이유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어디 서늘한 땅에 가서 여름을 나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7월 말로 접어들면 일말의 희.. 사는 이야기 2010.08.18
헐려 짓는 광화문 / 설의식 ***'광화문'이 박정희대통령 친필이라 눈에 거슬려 떼어내고 싶은 사람들이 원래대로 한자로써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다가 문 자체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 놓아야 한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몽땅 뜯어냈다. 옳건 그르건 보기 싫건 보기 좋건 <옛것을그대로 지키려는마음>이 없는 이들이 권력을 앞세.. 사는 이야기 2010.08.15
광장시장-<은하 장어>집 여름이면 한두 번 사다먹는 장어를 사러 광장시장엘 들렀다. 종로 5가 버스정류장 부근 좁은 골목 끝에 <은하 장어>집이 있다. 가게 옆에는 아저씨가 북어를 뜯고 앉아 있다. 늘 같은 풍경으로 그 자리에 그림같이 앉아 북어를 뜯는다. 마냥 뜯은 북어 채는 하나하나 포장해서 팔려고 쌓아 놓는다. .. 사는 이야기 2010.07.23
앨범을 정리하며 거실 장식장을 그득히 차지하고 있는 앨범들-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열심히 찍어댄 결과 꽤 여러 권이 되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 중 보기에 그럴 듯한 것이 있어 아이들에게 보라고 하면 영 흥미 없는 눈치다. “자, 좀 봐 줘라.”하고 갖다 들이대도 시큰둥, 예의상 잠시 보는 척한다. .. 사는 이야기 2010.07.18
출구 밖으로(1)강남역 1번 출구-<BODYCARE PROJECT>를 위하여- ‘그곳’에 다니는 친구들이 하는 말- “체중이 줄었어, 허리 통증이 사라졌어, 너도 일단 와봐, 너무 좋아, 제대로 관리해 줘, 국가에 낸 세금이 아깝지 않아-- ” 일단 건강검진을 받으란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이상이 나타나면 접수를 해준단다. 나는 약간의 이상(?)이 있기를 바라며 국가에서 실시.. 사는 이야기 2010.07.10
카르멘-세종별밤축제 십여 년 전 유럽을 여행하면서 몹시 부러웠던 것이, 가는 곳마다 잘 가꾸어진 공원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路上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 거리 곳곳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려, 가는 사람들 발길을 머물게 하던 일이었다. 이제 서울도 많이 바뀌어 곳.. 사는 이야기 2010.06.09
무릎 통증- 완화를 위한 처방 1)의사의 처방 걷기, 자전거 타기, 무릎 관절 운동: 의자에 앉아있을 때 다리를 쭉 뻗은 채 발목을 폈다 접었다 하는 동작을 하루 5000번씩 하기 2)민간요법1 **닭발 3~4000원어치 구입,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그 물은 버리고 **새 물을 잠길 정도로 붓고 냄비에 소주와 미삼 약간 넣고 푹 삶는다. **냉장고.. 사는 이야기 201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