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의 가시 난초 하나에 집착하다 문득 놀라며 ‘무소유’의 해방감을 깨달은 법정스님의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살면서 집착에서 오는 괴로움을 벗어버리기 어려움을 자주자주 느낀다. 돈이나 명예는 팔자에 타고나는 것이려니 해서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지 오래다. 문제는 사람이다. 그리운 사람.. 사는 이야기 2009.06.08
詩作法의 십계명 1. 녹슨 단어는 쓰지 마라 (사랑, 영원, 슬기, 순결, 초원, 청아한, 백마, 젊음, 핏빛, 6월, 장미,-거리는, -대는, 요염도 하구나) 2. 뒤집어 생각해라 (꽃이 밭을 살려낸다, 나를 물에서 지워버린다. 갈림길 위에 놓여지는 길의 느린 속도, 온 몸에 가시 두른 저 넝쿨장미, 이른 가을 부르는 소리) 3. '생동감, .. 사는 이야기 2009.06.08
잠실벌에 울려 퍼진 환성-마라톤 완주 마치 입학 시험을 치르러 가는 어린애 마냥 긴장이 되어 잠을 설친 끝에 새벽부터 서둘러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8시경이었는데도 주 경기장엔 인파가 밀려들기 시작, 덩달아 흥분되었다. 날씨가 싸늘해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니 콧등이 맹맹해 오는데 진이는 옆에서 연신 재채기를 해 댄다. 사람들이 .. 사는 이야기 2009.06.08
영원한 평교사 “따르르릉” “네, **중학교 상담실입니다.” “선생님, 저예요, *경이, 기억나세요?” “으응, 노래 잘 부르던 양*경이…” “네, 저 이번에 대학 들어갔어요. 서울 음대 성악과에.” “우와, 축하한다. 멋있다!” “특차 전형에서 수석했어요.” “거기다 일등까지!? 얼굴 좀 보자, 축하해 줄게.” ‘.. 사는 이야기 2009.06.08
칭찬-삶의 활력소 그 남자는 정년 퇴직을 하더니 집안이 활동 무대다. 친구도 만나러 나가지 않고 밥숟갈 놓으면 식탁 앞에 앉아 뒷설거지하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식탁 귀퉁이에 묻은 김치 국물을 좀더 잘 닦아라, 물컵에선 왜 이리 냄새가 나냐, 바닥에 물 흘렸다, 저기 봐라, 저기저기--- 잔소리도 하루 이.. 사는 이야기 2009.06.08
돌아오지 않는 마음 이런 저런 사유로 이 일 저 일에 얽히고설키다 보니 여러 명에게 한꺼번에 메일을 보내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바쁜 일과를 쪼개서 책상머리에 앉아, 설거지도 미뤄두고 식탁 앞에 수첩을 펴놓고 돋보기는 코에 터억 걸치고, 너무 획일적인 내용은 또 왠지 성의가 부족한 것 같아서 하나하나의 모.. 사는 이야기 2009.06.08
늙은 척 하지 마라 까부라져가는 노인에게 몇 살이냐고 물으니 “세 살”하며 웃는다 “100은 세서 뭘 하게? 앞으로 20년은 더 살고 싶어--“ 우리는 그 노인에 비하면 너무 젊다, 청춘이다. 세월에 떠밀려 육십 산 밑까지 왔지만 이젠 떠밀려가지 말자. 의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해서 우린 머지않아 스무 살 서른 살의 나.. 사는 이야기 2009.06.08
잠 못 드는 아이들 LA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해외 입양아로 보이는 6개월도 안 된 것 같은 아이들이 서양인 남녀의 품에 어설프게들 안겨 있었다. 백일이나 지났을까 말까 한 갓난아인 잠을 자면서도 문득문득 놀라 깨서 울곤 한다. 안고 있는 젊은 남자는 아이가 우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같이 졸고 있다. .. 사는 이야기 2009.06.07
결혼기념일을 ‘가족의 날’로 연중 돌아오는 날로 무슨 날 무슨 날 날도 많지만 ‘가족의 날’이 있다는 얘긴 아직 듣지 못했다. 그런데 해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결혼기념일을 ‘가족의 날’로 정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동안 개개인의 생일은 못 챙겨도, ‘함께 새로 태어난 날’은 꼭 챙겨왔다. 주말이나 방학 .. 사는 이야기 2009.06.07
글쓰기 좌우명 * 글을 쓰고 나서 생각할 것은 1) 내가 이 글을 왜 썼지? 무얼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썼을까? 즉 주제가 뚜렷한가? 2) 내가 하려던 말이 잘 표현되고 묘사는 잘 됐나? 왜곡되지 않게 잘 전달될까? 한 목소리로 한 골로 흐르는가. 일관성이 있나? 가지를 치되 원줄기에 닿아있는가? 쉽게 이해가 될까? 줄거.. 사는 이야기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