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353

이름 모를 꽃

여행길에 절간 마당이나 담장이 낮은 시골집 장독 가에 또는 앞마당 화단에서 많이 보던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우리 동네 골목길 입구에서 이 꽃을 만났습니다. 오가는 사람들 보라고 동회에서 설치해놓은 건지 앞집 가게 주인이 건사하는 건지 모르는 커다란 돌 화분에 담겨져 있었습니다. 보시시 아슴하게 골목 입구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 반해 한참동안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욕심이 슬슬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뿌리 캐다가 집안에 들여 놀까? 그러다가 그만 바쁜 생활 속에 흐지부지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올여름 다시 이 꽃이 생각나 그 자리를 눈여겨보았습니다. 누구의 손길이 닿았는지 작년 보던 그 꽃은 온데 간데 없고 엉뚱한 꽃이 그 자리에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낭패감으로 발길을 멈추..

사는 이야기 200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