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사 온 지 두 해째 되는 해다. 대문 쪽 수수꽃다리(라일락) 아래 볼품없이 피어 있는 풀나무의 정체가 뭔지 궁금했다. 꽃도 피우지 않고 잎도 별로 볼품없이 ‘나도 나무’정도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여보, 이 나무 내년에도 이러구 있으면 잘라 버립시다. 뭔 나문지도 모르겠고--” 말귀를 알아들은.. 풀꽃나무 이야기/봄 2009.05.08
금낭화와 수수꽃다리와--(4월의 뜰) <금낭화> 작년에 어린 것 하나 데려다 2층 계단 입구에 길렀는데 이내 비실비실하다 가더니 올봄에는 싹이 나오는 것부터가 예사롭잖다 했는데 어느새 빨간 복주머니를 조롱조롱 달고 있네요. 터 닦느라 한해 동안 고생했다. 고 작은 주머니 가득가득 우리들 소망과 사랑으로 채워 다오 <영산홍&.. 풀꽃나무 이야기/봄 2009.04.15
작은 것들에 관하여 작은 것들에 관하여 4월 들어 매화 검은 가지 끝에 봄소식이 하나둘 전해오더니 이어서 훤칠한 목련 가지 끝마다 芽鱗을 벗어던진 우윳빛 꽃망울이 등불처럼 환하다. 매화꽃 목련 담 옆 수수꽃다리는 언제 온 줄도 모르게 하얀 향내를 은은히 피우고 그 아래 다소곳이 잎자락을 펼친 모란도 純白의 탐.. 풀꽃나무 이야기/봄 200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