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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발칙한 세계사(교과서는 못 가르쳐 주는)- 남 도현

요새 책제목에 ‘발칙한’이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 사전적 의미는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뜻이나 보통은, 나이 어린 사람이 예상을 뒤엎은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눈을 크게 뜨고 ‘요런 발칙한 것을 봤나!’한다. 기존의 질서나 틀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니 또 이런 사람들 속에서 역사와 학문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니 긍정적이 된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니 뒷맛이 씁쓸하다. 인류의 역사가 끊임없는 살육의 역사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또 끊임없이 자행되는 중국의 역사 왜곡의 역사, 실질적인 대륙의 지배자 몽고족이 문자언어 기록 부재로 역사의 뒤안길로 처진 점, 동북공정의 역사왜곡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흥분만 하는 우리 민족 또한 답답하기 짝이 없다...

26.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서명숙(시사저널,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지냄) 43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지루한 줄 모르고 읽어냈다. 작가의 글솜씨도 글솜씨려니와 미지의 제주 지역들과 그곳 사람들의 삶, 그들의 전통음식 또 제주방언의 감칠맛 등이 날 꼭 붙들고 갔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통해, 사투리에 대한 나의 편견을 씻고 전라방언의 매력에 빠져든 일이 새삼스레 생각난다. 그녀의 현재는 ‘예정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가장 예민한 시기를 제주에서 보내면서 제주문화를 익히고 도시로 가 글로 먹고 사는 생활을 하며 신산한 세월을 겪은 후 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제주올레의 씨앗을 품고와, 생후 반 백 년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침내 ‘제주올레’를 만들게 된 일- 읽는 중에 다음 주에 떠나는 제주행 ..

청구영언 3

(9)春山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듸 업다(봄산에 눈 녹인 바람 잠시 부는 듯하더니 간 곳 없네)져근 듯 비러다가 마리 우희 불니고져(그 봄바람 잠깐 빌려와 머리 위에 불게 하여)귀밋테 해묵은 서리를 녹여볼가 하노라(귀밑의 오래된 백발 녹아 없어지게 하고 싶구나)-우탁(고려 충렬왕 때 감찰 벼슬)  (10)한 손에 막대잡고 또 한 손에 가싀 쥐고( 한손에는 막대 잡고 또 한손엔 가시를 쥐고)늙는 길 가싀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했더니)백발이 졔 몬져 알고 즈럼길노 오더라(어느새 백발이 제가 먼저 알아채고 지름길로 와버렸네)  (11)梨花에月白하고 銀漢(은한)이 三更(삼경)인제(배꽃에 달빛이 희고 은하수가 한밤중을 가리키는데)一枝春心(일지춘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