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558

양구살이 출발 하루 전

1월28일 양구살이 선정소식을 듣고 한달 남짓 내 관심의 촛점은 강원도 그곳을 향했다. 자료도 찾아보고 궁금증도 키워 가며~ 드디어 하루 남았다.늘 그렇듯이 어떤 일을 받아놓고 기다리는 동안이 마냥 즐겁다. 어서 그 시간이 오기를~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진작에 사전투표를 해놓고 느긋하게 출발준비를 한다. 아들 먹을 거, 가져갈 밑반찬을 몇 가지 해놓고, 실내생활을 하던 꽃들을 마당으로 이주시키고 마당에 물을 준다. 나없는 동안에 시들지 말고 잘들 살아라~ 소나무 밑둥에도, 남천 이파리에도, 막 새순이 올라오는 나리꽃에게도, 주목나무에게도, 앵두나무가지에도 고루고루 말을 걸며 물을 주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이 열리며 안에서 할배가 고함을 지른다. "할매! 시방 모하는 거야?" 으악! 그 순간 좀전의 ..

양구군 동면 지게마을--양구살이 첫날

2022년3월10일-산불, 새 대통령 탄생, 양구행 울진 삼척 영월 강릉의 산불은 일주일째 불가항력으로 타오르고, 나라는 새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온통 들끓다가 드디어 5년을 책임질 일꾼을 만들어냈다. 나이든 이들이 그나마 신뢰를 보낸 이가 되어서 양구로의 발길이 가볍다. 敗者 이재명도 멋있다. 진정한 패자는 승자 앞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 아니던가. 의외의 모습에 약간 감동받았다. 팔랑리지게마을 사무장에게서 카톡이 왔다.입주하기전에 PCR검사를 받고 오라고~ 양구에 도착하자마자 보건소에 들렀다. 번듯하고 커다란 신축 건물에 압도되었다. 서울종로보건소는 여기에다 비하면 오막살이 수준이다. 친절한 직원들의 안내로 20분만에 나오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일행 모두 음성이다. '가는 날이 장날..

양구 답사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주관한 에서 살기에 선정되었다. 내 경우는 '두 달살기'를 신청해서 강원도 양구 지게마을로 가게 됐다. 지난 달 말에 소식을 받았으나 명절이 끼고 몸상태도 좋지 않아 미리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렀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5만을 육박했지만 뉴스를 보거나 이미 오미크론에 걸린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면 그리 큰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어 오늘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11시 40분 버스표를 끊고 차에 올랐다. 시간이 다 되었는 데도 타는 사람이 없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했다. 갑자기 당혹스러워, "기사님, 승객이 저 혼잔가요?" "네, 그렇네요."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람. 이 나이 되도록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28인승 버스에 한 사람 손님만 태우고 1시간 40분을 운행하다니-- ..

오빈역-양강섬/양근성지/들꽃수목원

2021년 10월 23일 토요일 맑음 경의선 행을 타고가다 양평역 한 정거장 못 미쳐서 이라는 역이 있다. 전에는 아신역 다음이 양평역이었는데 구간이 길어 그 중간에 오빈역이 들어섰다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오빈역(娛賓驛)은 양근군(楊根郡) 남쪽 10리(약 4㎞) 지점에 위치하였다. 고려시대에도 양근에 위치했으며, 평구도(平丘道) 소속의 역(驛)으로 편성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역시 평구도 소속의 역으로 편성되었다. **현재 의 '오빈'은 오동나무 오梧, 물가 빈濱을 쓴다 이름이 특이해서 전부터 관심을 가지다가 이곳엔 어떤 볼거리가 있을까 알아 보았더니 가 볼 만한 곳이 여러 군데가 있었다. 나이 들어 차비 안 들이고 다니기 제일 좋은 것이 바로 전철여행이라 앞으로 짬짬이 철길..

18일째)귀경

20210726 월 오늘도 맑음 숙소에서 느지막하게 아침을 먹고 짐을 쌌다. 집을 나올 땐 겨드랑이에 날개라도 달린듯 발걸음이 가벼웠건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집을 향한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풍기역에서 11시 39분 출발하는 무궁화호에 올랐다. 청량리까지 소요 예정시간이 2시간 13분이다. 경로 할인요금 8600원- 내가 노인 복지가 잘 된 나라에 살고 있음을 새삼 실감한다. 자리와 객실 분위기도 그만하면 별로 탓할 게 없다. "여보, 다음엔 중앙선을 무궁화호 타고 여기저기 들러가며 여행합시다." 버스 시간보다 훨씬 짧은 이유는 중앙선엔 굴이 무척 많다. 몇 개의 길고 짧은 굴을 통과하니 그새 원주다. 버스길이 원활하지 않던 시절, '기차여행'이라는 말 자체가 매우 ..

국내여행 2021.07.26

17일째)풍기 삼가야영지 계곡

9시 55분 승차, 삼가동 소백산 국립공원을 향해 버스가 달린다. 10시 10분, 공원 입구에서 내려 쉴만한 계곡 물가를 찾았다. 잠시 뒤 대니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누가 만들었는지 채 한 평도 안 되는 평상이 계곡 건너편에 보였다. 그리로 건너가 짐을 풀었다. 앉아서 주변을 살피니 평상 바로 아래 커다란 취수 호스가 있다. 짐작컨대 국립공원 관리하는 직원들의 쉼터인 듯하다. 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잠시 누워 계곡의 물소리와 숲을 울리는 매미소리에 취해 비몽사몽간을 헤맸다 --시골버스-- "예 내리니더!" 버스가 정류장을 지나치자 할머니가 냅다 소리를 지른다 "아이, 깜짝야, 벨을 눌러야지 벨을~" 젊은 기사양반도 지지 않고 한마디 한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다 내리도록 한참을 머문다. 이번 여행에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