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2학년 11반 박세윤입니다. 그동안 죄송스러웠습니다. 선생님께선 매명(每名)하에 정성으로 가르치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또 초라니 줄방울 던지는 듯한 저를 풍류(風流)꾼으로 만드시고 조박(糟粕)이 없는 저를 지식이 많은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게다가 저희에게 피와 살이 되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저희가 버릇없던 것은, 4교시 끝나는 종이 울리면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나갔던 상주 제청(祭廳)에 달려들 듯 급식 먹으러 간 것, 나랏님 거동과 같은 선생님이 교실에 오실 때 수업준비가 안 된 것 또 수업시간에 딴짓한 것 들입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께선 교직원 식당에서 밥맛이 없어 생쌀 내가 나고, 좋아하시는 장이 나와도 날 장내가 나고, 목이 말라 물을 드셔도 해감내가 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