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 페이지 분량의 소설 한 권 읽는 동안 생소한 단어가 200개 가까이 나온다. 나의 전공과 경력을 잠시 무색하게 만드는 책, '탁류' 1930년대 지식인의 일상어의 어휘가 이리도 풍부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채만식이 기자출신이라 특히 어휘력이 풍부했던 것일까. 90년 전 사용했던 어휘들이 내 주변에서는 이미 사라져서 들어본 기억이 없을뿐더러 60년대 활동한 작가인 김승옥의 소설에서도 구경할 수 없다. 이런 매력 때문에 채만식의 다른 작품들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연삽하다-사근사근하다 2.빗밋이-좀 기운 듯하게 3.섭슬려 4.당시랗게-야무지다의 방언 5.따잡혀-따져 엄하게 다잡히다 6.낯꽃-얼굴에 드러나는 감정의 표시 7.시장스럽다-시들하다의 비표준어 8.소불하-적게 잡아도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