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496

<탁류> 사전

500여 페이지 분량의 소설 한 권 읽는 동안 생소한 단어가 200개 가까이 나온다. 나의 전공과 경력을 잠시 무색하게 만드는 책, '탁류' 1930년대 지식인의 일상어의 어휘가 이리도 풍부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채만식이 기자출신이라 특히 어휘력이 풍부했던 것일까. 90년 전 사용했던 어휘들이 내 주변에서는 이미 사라져서 들어본 기억이 없을뿐더러 60년대 활동한 작가인 김승옥의 소설에서도 구경할 수 없다. 이런 매력 때문에 채만식의 다른 작품들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연삽하다-사근사근하다 2.빗밋이-좀 기운 듯하게 3.섭슬려 4.당시랗게-야무지다의 방언 5.따잡혀-따져 엄하게 다잡히다 6.낯꽃-얼굴에 드러나는 감정의 표시 7.시장스럽다-시들하다의 비표준어 8.소불하-적게 잡아도 9...

탁류 채만식

채만식/소담출판사/527쪽/읽은 때:2021.2.13~2.24 채만식(1902~1950) 전북 옥구 출생/중앙고보를 거쳐 와세다대 영문과 중퇴(1923)/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1930년대 한국사실주의 문학의 금자탑/'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다룸/장편 '탁류'를 조선일보에 연재(1937)/장단편, 희곡, 동화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많은 작품을 씀/49세에 폐병으로 죽음 화첩기행 전 5권을 읽으면서 신물이 나도록 필사를 했더니 지금 '탁류'를 읽으면서는 문장필사를 하고싶지 않다. 그런데 눈운동만 하니 읽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는지 꾸벅꾸벅 졸게 된다. 다만 이 책에서 날 올가매는 문제를 발견했다. 아무리 1930년대 씌여진 글이라지만 몇 줄 건너 생소한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와 길을 ..

화첩기행1 이중섭~정지용

김병종/문학동네 17.이중섭과 제주 18.김정희와 제주 19.김동리와 하동 20.남인수와 진주 21.유택렬과 진해 22.문장원과 동래 23.암각화와 언양 24.박세환과 경주 25.이인성과 대구 26.이상화와 대구 27.별신굿탈놀이와 안동 하회 28.정지용과 옥천 17;이중섭(1916~1956)과 제주 호 대향/평남 평원군 송천리 출생/오산고보를 나와 일본 유학, 미술을 공부함 (222)오늘 나는 그가 위대하다면 그 위대성은 '생애와 작품'을 뭉뚱그려 위대한 것이며, 사실 예술가의 참다운 위대성이란 결코 그 양자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는 가난한 유대의 예수처럼 모든 상처를 그 혀로 핥으려 했고, 빈한했지만 포용하려 했으며, 다른 이의 눈물을 먼저 닦아주려 했다. 이 나라..

화첩기행1 채만식~김승옥

김병종 지음/문학동네/362쪽 읽은 때 2021.2.6~2.13 화첩기행 전 5권 중 마지막 1권을 읽는다. 근래에 이 화첩기행을 만나서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읽었다. 책이라는 변치 않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인가! 목차 1.채만식과 군산 2.이매창과 부안 3.이삼만과 전주 4.서정주와 고창 5.임방울과 광산 6.운주사와 화순 7.강도근과 남원 8.조금앵과 남원 9.최명희와 남원 10.김명환과 곡성 11.황현과 구례 12.이난영과 목포 13.진도소리와 진도 14.허소치와 해남 15.윤선도와 보길도 16.김승옥과 순천 17.이중섭과 제주 18.김정희와 제주 19.김동리와 하동 20.남인수와 진주 21.유택렬과 진해 22.문장원과 동래 23.암각화와 언양 24.박세환과 경주 25.이인성과 대..

나의 서양미술 순례

서경석 지음/박이엽 옮김/창작과비평사/초판1쇄1992.4/개정판1쇄 2002.2.5/읽은 때 2021.2.3~2.6 **서경식(1951~ )일본 교또 출생/와세다대 불문학과 졸업/쁘리모 레비로의 여행(마르코폴로상 수상)/현재 토쿄 케이자이대학 교수 *박이엽(1936~2002)방송작가 --지은이 서경식은 분명 한국인(재일 조선인 2세)이건만 옮긴이가 따로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여의도 50+'에서 손관승선생의 강의 중에 이 책이 소개된 적이 있다. 뭔가 남다른 사연이 있는 사람이 쓴 책이라는 언질을 받고 잊고 지내다 문득 이 책 제목이 떠올랐다. 알라딘으로 구입하려 책표지를 보았더니 서가에서 본 듯하여 찾아보니 밑줄까지 쳐 있었다. 언제 읽었는지는 물론 기억에 없고 독서기록장에도 없다. 새 책을 읽는 기..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1)쿠바/페루

글 이성형/288쪽/창비/초판 2001년/초판8쇄 2006년11월/읽은 때 2021.1.30~2.3 --라틴아메리카 문화기행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뛴다. 배, 떠남, 아바나-- 생소한 이름의 글쓴이는 정치학과를 나와 라틴아메리카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니, 어느 순간 라틴아메리카의 무언가에 '미친 사람'임에 분명하고 난 그런 미친 사람에 매력을 느낀다. 이 글은 무척 신나고 재미있을 것같은 예감이 든다. 하~! 책장을 펼치니 밑줄이 빽빽하다. 2007년에 읽고 독서감상문까지 정리해 놓았네. 13년 전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이 이리도 꽝일 줄이야~ 출판사가 '창비'인데 아무나 책을 내주는 덴가,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가도 도서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다. 제1부 카리브해의 유혹 (쿠바기행) 제2부엘 꼰도르빠사 (..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에세이/민서출판/2003.9 개정 5쇄/368쪽/읽은 때 2021.1.24~1.29 전혜린(1934~1965)평안남도 순천 출생/경기여중고/서울법대/1955~1959뮌헨대 독문과 졸업 후 귀국/ 서울법대ㆍ이대ㆍ성대교수 그 여자는 짧은 생애를 가득한 긴장 속에서 살기 위하여 끊임없는 욕망을 불태웠다. 그리하여 그 여자는 누구보다도 가난했다. 그는 하나의 활화산이었다. 이 지상에 살고 간 서른 두 해. 자기의 생을 완전하게 산 여자였다. 가짜가 아닌 생이었다. 생을 열심히 진지하게 살았다. 정말로 유일한 여자였다. --책머리에 이어령 책머리에 이어령선생과 동생 전채린의 전혜린에 대한 서술은 웬지 거부감이 들었다. 뭔가 '멋진 말'로 포장된 것 같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막상 전혜린의 글을 대하..

첼리니 자서전

몹시 흥분해서 이 책을 주문했는데 어떤 이유로 첼리니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 다만, ‘자서전은 누구나 쓸 만한 가치가 있다’는 첼리니의 말, ‘그럼 나도 한번’~하는 충동을 느끼게 한 인물인 것만은 틀림없다. 지은이의 꼼꼼한 주석, 충실한 내용- 그런데도 11년 동안 초판 1쇄로 끝난 것이 안타깝다. 원인의 하나는 한두 군데가 아닌 오자투성이-- 아직도 이런 불량한 출판사가 건재하다니-- 벤베누트 첼리니-그는 누구인가? 이탈리아 피렌체(시저가 지은 도시 이름)에서 출생(1500~1571) **출생 환경이 이미 그의 명성을 얻는데 크게 보탬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로 명성을 날렸다. 대표작으로는 금세공품 인물의 특성은, 기억력이 뛰어나다 대담하고 솔직하다 정직..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채숙향 옮김 -인생이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 1911년 2월 26일 출생. 며칠 있으면 곧 100세가 된다. 그녀에겐 좋은 학벌도 없고 좋은 환경에서 산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100년을 살면서 그녀는 감사하고 행복해한다. 매일 떠오르는 아침 해에게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들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나이 아흔이 넘어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보람 있습니다 몸은 여위어 홀쭉해도 눈은 사람의 마음을 보고 귀는 바람의 속삭임을 듣고 입을 열면 “말씀이 좋네요. 야무지네요.” 모두가 칭찬을 합니다 그 말이 기뻐..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미라클 엔자임-병 안 걸리고 사는 법 대전제: 미라클 엔자임(효소의 원형)-몸 속 엔자임의 양이 우리의 생명을 쥐고 있다- 좋은 얘기는 누군가에게 일단 풀어 놔야 기억에 오래 남더라. 어제저녁부터 읽기 시작해서 순식간에 읽은 책이 바로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이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세계 최고의 위장 전문의 신야 히로미 라는 분의 글인데 쉽고 재미있다. 자고 나면 들리는 소식이 누가 아프다 누가 아프다 하는 얘기니 책제목에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건강관련 책들이 다 거기서 거기고 읽고 나면 뻔한 얘기지만 이 책은 새로운 사실 몇 가지를 재인식하게 만든다. **우유 먹지 마라 시판 중인 우유는 엔자임이 들어있지 않은 데다 지방분이 산화되고 단백질도 고온에서 변질되어 있으므로 최악의 식품이다.-골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