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496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삶, 사랑-백년의 고백 에마뉘엘 수녀 지음 / 박 종구 옮김 에마뉘엘 수녀(1908~) 벨기에 브뤼셀 출생 20세에 파리노트르 담 드 시옹 수녀회에 입회. 이후 아이들 교육에 헌신하다 62세에 은퇴 후 카이로의 빈민가에서 넝마주이들과 23년간 동고동락. 현재는 프랑스의 은퇴 수녀원에서 기거하며 활동함. 95세에 이 책을 출간함 ‘사라지거나 낡지 않고 영원히 성숙되어 갈뿐인 영적인 세계에 대한 탐색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2009. 6. 17 수필교실 강의 내용 중에서 이 책은 세 도막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 두 번째, 도피와 출구 세 번째, 마음과 일치 내리 읽지 못하고 덮었다 폈다 해서인지 글의 알맹이가 잘 잡히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심오해서 부담을 느꼈다. 지은이는..

보리울의 달-한서 남궁억 이야기

***이 글은 2013년 10월 14일 쓴 것임 글쓴이 김영권 -유리봉의 노랫소리- 교인인 친구에게서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오래 전 일들이 떠올라 무척 반가웠다. 하나는, 1980년대 중반, 지인이 자기 고향에 한번 놀러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모곡국민학교라는 곳을 안내하며, 오래 전에 이곳에 독립운동가 남궁억이라는 분이 교편을 잡고 살면서 무궁화 보급 운동에 힘쓰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 하나는,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남궁억 선생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 무궁화에 새삼스런 관심과 애정을 느끼게 되어 내가 사는 집 마당에 ‘백색단심무궁화’를 심어두고 보리라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이런 인연들로 ‘보리울의 달’은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책을 통해, 불우한 시대와 가정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

교수가 된 광부

글 권이종/이채/260쪽/초판2004.1/읽은때 2021.1.22~1.24 권이종:(1940~ )전북 장수 출생, 전주 신흥고 졸업, 1964년 파독 광부, 3년간 광부로 일함, 독일 아헨교원대학 학사 석사 박사. 아헨 한글학교 설립, 1979전북대 조교수, 한국교원대학교수,생활관장,학생생활연구소장, 도서관장, 한국청소년개발원 원장 역임, 1991년 한국청소년학회 출범 (14쪽)정부의 약속:40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때 약속한 것(1964년 박대통령이 독일 광산촌 방문 때, 귀국하면 국가가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함)을 떠올려보니 우리 광부들에게 해 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 초 국민소득이 90달러가 안 되었을 때와 2004년 국민소득 11,00..

화첩기행4(2)아르헨티나~페루

3.아르헨티나 4.브라질 5.칠레 6.페루 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뜻-'좋은 공기' '남미의 파리' 오래된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느낌. 예술의 도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적 수도/인구 1300만/탱고의 도시 (177쪽)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남, 시인, 소설가, 철학자 30대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어감/국립도서관장으로 임명된 후 그토록 좋아했던 책으로 둘러싸인 채 살았지만 단 한 줄의 글도 읽을 수 없었던 그 자신의 처지를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경이로운 아이러니"라고 말하며 그 시의 제목을 '축복의 시'라 이름지었던가. 이후 오히려 제한된 시각적 체험 속에서 신비로운 연상과 환상의 세계를 펼쳐보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꽃피우게 된다. 보는 ..

화첩기행4(1)쿠바/멕시코

황홀과 색채의 덩어리, 라틴아메리카 김병종/문학동네/331쪽/읽은 때:2021.1.15~ 1.21 1.쿠바~137 2.멕시코~173 3.아르헨티나~241 4.브라질~283 5.칠레~303 6.페루~331 1.쿠바~(137) (28)빗줄기가 수묵처럼 번져올 때 차 안에서 홀로 라이쿠더(파리,텍사스의 음악 감독)의 음악을 듣는 것은 위험하다. 빗물에 튀기는 그의 기타소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아픈 추억들을 불러다 주고 말 것이기에. 그 위에, 삶은 유한한 것이며 모든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와 회한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는 예감까지 얹어줄 것이기에. 그러나 햇살이 명주이불처럼 낭창낭창할 때라면 그의 기타소리는 마음의 주름까지 펴줄 것이다. 그러기에 라이쿠더는 천생 사시사철 햇빛 환한 쿠바..

내 짐은 내 날개다

--자연을 그리는 화가 노은님의 그림이 있는 에세이 노은님/샨티/267쪽/2004.2초판2쇄/읽은 때:2021.1.13~ 1.15 47개의 토막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시작부터 가슴 설레게 한다. 필력이 만만치 않다. 부담없이 술술 읽히나 그게 쉬운 게 아니다. '나의 작은성'은 지은 지 250년 된 고성을 35년간 빌려서 별장으로 쓰고 있는 얘기다. 앞 개울에는 숭어가 뛰고 거실에 있는 12개의 창은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시시각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 집에 한번 살아 볼 수 있다면---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쉰여섯 살의 신부'는 또 얼마나 멋진가. 59세의 같은 대학교수를 남편으로 만난 그들은 젊은 사람 못지 않게, 호수 위에서 파티를 열고 인도 동해안의 말레디벤 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스쿠버다이..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지음/전혜린 옮김/2012.7 개정판 3쇄/범우/262쪽/읽은 때 2021.1.11~1.12 자전적 소설이라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묘사대상은 주로 '나를 키운 이들'이다. 많은 놀거리를 가르쳐준 반 년 연상의 착하고 영리한 사촌형 수암, 내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한글지식을 가르쳐준 둘째누나 어진이, '엄한듯 자애로우며 교육열이 높은 아버지, 말수가 적으면서도 속깊은 정을 드러내는 어머니, 신식학교에 들어갔을 때 사귄 친구들-공부를 썩 잘하고 영리한, 그러나 자주 아픈 기섭이는 내게 수학공부를 도와주었다. 말 잘하고 아는 것도 많은 용마는 학습전반에 도움을 주었다. 짝꿍인 만수는 잘 놀러다니고 악기를 잘 다루었으며 나에게 가야금을 가르쳐 주었다. (141)11살에 소학교 입학, 4년 후 ..

화첩기행3(2)김산~아사카와 다쿠미

(128쪽~241쪽) 김병종 지음 -타향의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28쪽)10.김산과 상하이 김산:(1905~1938)평북 용천 출신/본명 장지락/혁명가/무정부주의자. 1920년, 만 16세의 나이로 상하이 망명/1924 조선공산당 베이징 지부 설립. "나에게 상하이는 새로운 세계였으며 서양의 물질 문명과 움직이고 있는 서구 제국주의를 처음으로 본 곳이었다. 나는 모든 풍요로움과 모든 비참함이 함께 어우러진 채, 여러나라 말이 사용되고 있는, 이 드넓은 도시에 매료되었다." 상하이는 그에게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는 관문과 같았다./당시 중국에 머물면서 한 대학에서 일본어와 경제학 그리고 물리학과 화학 등을 가르치고 있는 수재였다(루쉰도서관 담당자의 말)/그 지적 열망과 아름다운 혼과 우수의 얼굴을 지닌..

화첩기행3 (1)전혜린~루드밀라 남

타향의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김병종/문학동네/241쪽/읽은 때:2021.1.8~1.10 (1)12쪽 전혜린~127쪽 류드밀라 남 (화첩기행 세 권째 읽기 시작함. 빨려들 듯 손을 떼기 어려운 이유가 뭘까? 화사한 그림이 있고, 작가와 동시대를 살며 바라본 사람들이 글의 대상인데다, 그들의 족적을 따라 지구여행자가 되어 세계 곳곳을 누비니 이 아니 즐거울 수가!, 여행이 단절된 이 시기에~) (12쪽)1.전혜린과 뮌헨 전혜린:(1934~1965)부친이 법률가/경기여고-서울법대-독문과로 전과-독일 뮌헨대학으로 유학/1959년 독문학박사 학위를 받음/한국여성 최초의 유학생/서울법대 강사/성균관대 교수/수필가/번역문학가/1950년대에 머나먼 뮌헨까지 홀로 유학을 떠났을 만큼 그녀는 꿈과 자유를 삶으로 실천했..

화첩기행2 김병종

-예인의 혼을 찾아 옛거리를 거닐다 김병종/문학동네/309쪽 읽은 때:2021.1.1~ 1.7 (11쪽)권진규와 서울 *권진규(1922~1973)함흥 출생, 조각가, 대학교수 그는 흙 속에 내재된 두 개의 상반된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반죽하여 생명을 잉태하고 부수면서 그는 인간 또한 호흡을 가진 하나의 흙덩어리임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호흡을 스스로 중지시켜 흙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빚은 사람과 말과 소는 여전히 그의 혼을 담아 살아 있다. 그가 주물렀던 흙의 비밀은 그가 작업실 벽에 남겼다는 다음과 같은 낙서만큼이나 불가해하다. "범인엔 침을, 바보엔 존경을, 천재엔 감사를--"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300m직진 후 오른쪽 동선동 주민센터 방면 골목, 상봉슈퍼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