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 669

58 월하(月下)의 마음 김향안 에세이

-별들은 많으나 사랑할 수 있는 별은 하나밖에 없다--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아름다운 것은 슬프다.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감정은 슬픔이기 때문에--사랑이란 믿음이다. 믿지 않으면 사람은 서로 사랑할 수 없다. 믿는다는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거다. 곧 知性이다.- 首丘初心이라는데 왜 그들은 머나먼 이국땅(뉴욕 켄시코 묘지)에 영원히 잠들었을까? 조국을 오래 떠나있다 보니 그리움도 없어진 걸까?  우리 시대의 기린아 이상과 김환기의 여인-그녀는 어떤 매력으로 그 두 사람을 사로잡았을까? 이 궁금증이 책을 펼치게 했다.  우선 시대를 앞선 그녀의 사고방식에 놀랐다.전실 자식이 셋이나 있고 홀시어머니까지 있는 남자(김환기)를 그녀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딸린 식구들을 모두 데려..

57 희랍신화의 주인공들 오증자 엮음

신을 거부한 사나이-  1979년 8월에 초판된 책을 1997년 1월에 사서 2010년 7월에 읽다.  -희랍신화는 인간의 이야기다. 모든 인간 지혜의 원천이 여기 있다.과 를 읽지 않고서는 유럽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우리 문화를 알려면 정도는 읽어야 하고 중국문화를 알려면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참 용케도 어느 하나 모르고도 이날 입때까지 잘도(?) 살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는 8월 말까지 을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에서 그리스문화 특강이 매주 수요일 진행되고 있다. 연구원 강대진 선생이 실버 세대들을 앞에 놓고 질문을 던진다.“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꿈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죽기 전에 1000권의 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매우 훌륭한 꿈입니다.”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이 기..

56 은하문화학교 국립중앙박물관

최근 지인의 소개로 국립중앙박물관 를 다니게 됐다. 따로 입학 절차도 없고 수업료도 없으며 따라서 졸업도 없다. 말 그대로 3無다.이렇게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 프로그램은 또 지속적으로 다니기가 쉽지 않은 점이 문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수필교실’을 중단하고 시작한 일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3년 이상은 꾸준히 다닐 생각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지 몇 시간 안 됐는데 ‘참 잘한 결정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강사도 내용도 一級이다. 대강당은 400여 석이 매번 꽉 찬다. 대부분 은발의 노신사들과 머리에 물들인 할머니들이지만 걸음걸이에 패기가 있고 눈빛이 강하다.  3월 10일에 개강하여 8월 4일까지 상반기는 과 관련하여 그리스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두 차례 ..

55 한중록 혜경궁 홍씨

-내 붓을 들어 恨의 세월을 적는다  책 표지를 들여다보니 마음이 차분히 갈아 앉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그리고 와 닿는 말-이것은 하늘이 정한 운수의 불행이고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뒤주 속에 갇혀 죽은 남편을 애통해 하며 하늘을 원망하는 아내도 있지만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을 겪으면서 이 무슨 전생의 業인가 하며 한숨짓는 사람들 또한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혜경궁 홍씨(1735-1815, 80세)가 환갑이 넘어서 쓰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예순을 넘겨 살기도 어려운 그 옛날에 질긴 목숨 붙들고 붓을 들어 회고록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그 의지가 부럽다. 허기사 뼈에 박히고 골수에 사무친 일을 다 쏟아놓지 않고서 어찌눈을 감을 수 있겠는가?노론과 소론 ..

54 예술기행 곽재구

***이 책을 꺼내 다시 읽으니 새롭고 부쩍 흥미가 동한다. 그가 족적을 남긴 모든 길에-- 아무래도 올여름 여행을 떠나야 할까 보다.우선 부암동 을 다시 가 보고그 아내 김향안의 저서을 읽은 후에 안좌도행 배를 타러 가야겠다, 이 장마가 잠시 주춤하거든~          “신기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정착하기가 힘들어.” ‘emptydream’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어느 우수 블로거 운영자가 한 말이다. 만화를 그리고 타로점을 보고 세계각지를 여행하는 삶을 사는 젊은이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오고 곽재구도 그래서 이니 같은 책을 썼나 보다  생각한다.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들이 살았던 고향마을들을 여행하는 일은 누구나 즐겁다. 나도 틈날 때마다 이곳저곳 문학기행한 곳이 꽤 된다. 안성의 조병화문학..

53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

이 너무 무거워 절반까지 읽고 잠시 접은 후 한비야를 만났다. 이 책은 한비야가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일직선상에 놓인 마을을 지나 800km를 걷는 한반도 여행기다.“이그, 내가 챙피해서 못살아.” 한비야 투의 말을 만나니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며 기분이 밝아진다.땅끝 마을에서 출발하자마자 웃음보가 터진다. 갑자기 유쾌해진다.-뭐시라고라? 강원도? 워메 못 간당께. 워쩔라고 그라시오?(어느 할머니의 만류)-그라지 말고 타시오. 내 아무한테도 말 안 할랑께.(어느 할아버지의 약속)  ‘걷기 붐’은 언제부터 일었을까?도시마다 공원마다 산책로가 생기고 걷기의 효용이 지속적으로 방송망을 타고 웰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또 이런 책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시기가 아닐까?가장 믿음직한 ‘11호’ 교통..

52 아메리카 인디언의 땅/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073

--책의 앞부분을 펼치는 순간  마주친 카리스마 넘치는 인디언 추장들의 모습이다. 대자연의 숨결로 빚어진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와 강인한 정신력이 뿜어져 나오는 눈빛-그 당당하고 의연함에 압도된다.  ‘인디언의 원조’는 누구인가?3만 년 전쯤 북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간 홍인종, 해부학적 연구 결과 그들이 인디언의 조상이라고 밝혀냈다.우리는 미국 영화 속의 인디언을 척 보면 아시아인-어쩌면 우리의 직계조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들이 핍박당하고 자신들의 땅에서 죄 없이 쫓겨나는 모습을 보면 분노와 슬픔을 느끼는데--  인디언 땅에 최초로 발을 내디딘 유럽인은 1000년경의 바이킹이었고 그 후 16C 해양탐험 시대에 대거 진출하였다. 인디언에게 있어 ‘불 달린 막대’를 든 ‘철의 사나이들’..

영화 <킹덤 오브 헤븐 Kingdom of Heaven>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올란도 볼룸, 에바 그린, 리암니슨, 제레미 아이언스 몇몇의 인물만 창조되었고 &lt;십자군전쟁&gt;의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영화다.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이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졌나 그 점이 제일 궁금했다. 1184년 프랑스, 아내의 자살로 절망에 빠진 대장장..

51 십자군 전쟁-성전탈환의 시나리오

십자군 전쟁-성전탈환의 시나리오조르주 타트(프랑스 콩데 대학 고대사 교수, 북부 시리아고고학 사절단 단장)  어제 를 보았다. 셔우드숲 속의 활잡이가 아닌 십자군 전쟁의 용병 로빈을--눈이 번쩍 띄어 각별한 흥미를 가지고 보았다. 세계사에 무지했던 내가 이즈음 부쩍 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연초에 스페인여행을 다녀온 뒤부터다. 그곳엔 유럽의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웠던 이슬람 유적들과 유대인 마을들이 많이 있었다. 그 이유가 뭘까 궁금했는데 이 책이 어느 정도 답을 일러준다. -십자군 원정 직전 비잔틴제국은 약화되어 갔으며 이슬람제국은 분열되어 있었다.-서유럽의 문화는 제후들의 궁정과 수도원 안에서만 향유된다.-11세기에 왕권에 대립되는 기사들은 갑옷과 투구로 무장하고 방어와 공격용 무기를 갖춘 전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