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376

예측 불허의 나날--코로나 19

4/12미국에 코로나 직격탄 확진자 52만명, 사망 2만명 세계 1위, 미국의 자존심은 어디로 가고 트럼프는 이제 어떻게 하나? 이 코로나는 60대 이상을 주 타킷으로 삼으니 노인들은 걸리면 십중 팔구 죽는다. 노인문제로 세계가 골머리를 썩히는 마당이니 홀가분한 사람들도 많겠다. 위선자들은 가면을 벗고 제발 민낯을 보여라. 2020년 4월 3일 180개국 확진자 100만 명, 사망 5만 명 (1/20~4/3) 확진자 10062명(60%격리해제) 사망 177명 4/1 미국이 일등? (확진자 18만) 이탈리아(10만)와 스페인에 이어 미국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챔피언급이 되었다. 정치지도자들의 헛소리가 증명된 순간이 온 것이다. 처음엔 진원지 출신의 중국인들을 백안시하고 점차 이시아인들을 차별하더니 이제 그..

사는 이야기 2021.12.10

부창부수(夫唱婦隨)

20210219 여행을 떠나며 손녀 유치원 봄방학 기간에 콧바람 좀 쏘이고 오마고 가족들한테 미리 공언하고 차표와 숙소를 예약했다. 남은 일은 대니와 툭탁거리지 않고 즐겁게 잘 다녀오는 일이다.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들을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다가 생각에 잠긴다. 어느 날, 포로가 된 아서 왕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라며 이웃나라 왕은 말했다.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녀에게서 정답을 알아낸 아서 왕은 답을 말하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것은 곧,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 곧 자신의 일에 대한 결정을 남의 간섭 없이 자신이 내리는 것(what women really want is to be in charge of ..

사는 이야기 2021.10.19

노인에게 말걸기

계단을 뒷걸음으로 내려오는데 방금 차에서 내린 젊은이가 말을 건다. --안 위험하세요?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이렇게 하면 무릎이 안 아프거든요. --아, 네~ 그래요? 이 계단을 숱하게 뒷걸음으로 내려왔어도 이렇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오는 젊은이는 처음이다. 아무한테나 함부로 말 걸기도 무서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노인들은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고 말을 걸어오면 기분이 좋다, 특히 젊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 2021.09.25

굴비 만들기

어제 경동시장에서 부세를 24마리에 3만원 주고 사왔다. 크기가 좀 작은 편이라 손이 많이 갔다. 지느러미 잘라내고 아가미와 내장 꺼내고 더러 나오는 알 따로 발라 담아놓고 비늘까지 벗겨내느라 영감 할미가 분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족히 3시간 가량 걸렸다. 다음날 말릴 요량으로 딤채에 넣어 뒀다. 오늘 아침, 선선할 때부터 말리는 게 좋을 듯싶어 일어나자마자 부세를 꺼내서 채반에 키진타올을 깔고 그 위에 가지런히 놓았다. 마당의 탁자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쉬파리, 똥파리들이 아우성치며 달려든다. 나비도 멀찌감치서 야옹~야옹~한다. 나는 달겨드는 파리떼를 쫓느라 재게 팔을 놀려 부채질을 했다. 할배가 좋은 생각이 났다며 1인용 모기장을 들고 나온다. 비로소 채반에 담긴 부세들은 모기장 속에서 파리떼에 뜯기지 않..

사는 이야기 2021.09.20

내가 사랑하는 공간

비오는 초가을 아침 아들네 가족 셋은 회사로, 유치원으로 일찌감치 집을 나서고 네 살 꼬맹이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박완서의 를 읽다가 문득 눈을 들어 거실 창밖을 본다. 소리없이 비내리는 정원에는 고요한 평화가 감돈다. 20여 년 정든 뜰이 다정하게 미소짓는 듯하다. 60평 남짓한 뜰에, 어느 구석에 무슨 나무가 있는지, 꽃이 있는지 눈감고도 안다. 이제 고만 정리하고 아파트로 가자고 채근하는 영감의 말을 들을 때마다 "나 여기 오래오래 살다가 죽을 거야" 라고 말한다. 이 집을 처음 구경하러 오던 날을 잊지 못한다. 집이 언덕배기에 있고 주변에 널찍한 집들이 많아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문득 여기가 종로 한복판 맞어 하며 의아해할 정도로 동네가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지는 않았다. 집집마다 ..

사는 이야기 2021.09.07

혜화동, 카페 <아리에따>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혜화동 로터리를 향해 걷다가 혜화파출소가 보이면 파출소를 오른쪽으로 끼고 곧바로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여기저기 개성있는 찻집들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는 두 군데 카페를 둘러보는 것이다. 그 첫번째 장소가 안도다다오의 건축물 안에 자리잡은 은 두 동의 안도다다오 건축물을 가지고 있다. 와 인데 는 재능교육의 R&D센터를 비롯해 자료실, 식당, 오라토리움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척에 있는 안엔 카페와 공연장과 전시장이 있다. 건물 이층의 카페 에 들어서면 무척 색다른 분위기가 시선을 끈다. 진이숙이선이 꺼(20210817)

사는 이야기 2021.08.13

혜화동, 카페 <Stroll>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혜화동 로터리 방향으로 걷다가 주유소가 보이면 혜화파출소를 오른쪽으로 끼고 완만한 언덕길을 오른다. 골목 안엔 혜화동 역사를 만들어가는 집들이 눈에 띈다. 아주 오래된 가톨릭서원, 혜화 칼국수, 재능교육이 보유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그리고 옛서울시장 공관이었던 안에 자리잡은 이 그들이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노라면 배롱나무가 환하게 웃으며 반기고 능소화 고운 자태도 요염함을 마음껏 뽐낸다. 정원을 한바퀴 돌면서 멀리 북한산 자락도 눈여겨 보고, 설핏 찾아와 볼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바람도 느껴본다. 뒷뜰 쪽으로 자리잡은 찻집 안엔 이미 자리가 없고 바깥쪽 파라솔 아래 그리고 뜰 가장자리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차를 주문한다. 모처럼 도심 속에서 여유를 맛보고 싶으면 찾아가 ..

사는 이야기 2021.08.13

삼자언니

"이제 더위도 엔간히 물러가고 좀선선해진 것 같으니 우리 입추날 한번 만납시다." 전화선을 통해 짱짱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지난 주 통화내용이다. 오늘이 입추날. 대방동삼거리역까지는 한 시간 거리-- 1시간 30분 전에 집을 나섰다. 순간 양산을 쓸까 망서릴 정도로 아침햇살이 뜨겁다. 약속 장소인 음식점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저만치 가게 앞에 삼자언니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울 엄마 모습이다. 울엄마도 나랑 약속을 잡으면 항시 먼저 나와 저렇게 기다리셨는데~ 내가 다가가니 일어서는데 허리를 다 펴지 못하고 한 손엔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3년 전 무릎 수술을 하고 이제는 걸어다닐만 하다고 해서 11자 다리로 똑바로 걷는 모습을 그리며 왔는데,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재래시장 골목 안 유명 중화반점..

사는 이야기 2021.08.07

호텔 <동네여관>

울진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둘러보는데 높은 신축건물 꼭대기에 이라는 상호가 눈에 띈다. 픽 웃음이 나왔다. 상호 위에는 호텔이라고 분명히 씌어 있었기 때문이다. 호텔이름이 이라니 겸손하기도 하지~ '저기다, 무조건 저리 들어가는 거야.' 그리로 직행, 현관에 들어서서 객실 요금표를 보니 모텔보다 약간 비싼 정도였다. 짐을 풀어놓으려고 객실로 올라갔다. 크기만 작을뿐 4성급호텔 수준이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터미널이 있고 꽤 큰 마트가 둘이나 있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을 따라 에 이를 수 있고 바로 그 앞에 울진해안이 펼쳐져 있다. 3일만에 숙소다운 숙소를 찾아 매우 만족스럽다.

사는 이야기 2021.07.11

동검도365예술극장

강화도 끝자락 어디쯤 니가 '뿅' 갈 만한 멋진 곳이 있다는 친구의 유혹의 말에 꽂혀 불원천리 길을 나섰습니다. 지하철 타고 김포공항까지 가서, 김포골드라인 타고 구래역에서 하차, 700-1 강화도행 좌석버스 타고 온수리에서 하차, 떠나려는 51번 마을버스를 간신히 잡아 타고 동검도 삼거리 하차, 3시간 만에 에 도착, 점심 먹고 차 마시고, 500만평 갯펄 바라보며 걷다가 3시15분 상영하는 폴란드영화 를 보았습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한 뛰어난 예술가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상의 현실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지만 모처럼의 나들인데 좀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를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나다. 무료하고 적적한 날, 일삼아 오기 알맞은 곳 강화..

사는 이야기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