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며 정자에 앉았노라니 좀 전의 일이 떠오르며 슬며시 불쾌한 생각이 든다 며칠째 두통과 콧물이 나고 새벽에 가래가 목에 달라붙어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어, 오늘은 작심하고 동네 이비인후과엘 갔다. 의사는 목과 코를 들여다보고 가래가 무슨 색깔이냐, 뱉고 나서 기분이 어땠냐, 머리는 어떻게 아프냐 등등을 물었다. 그러고는 주사 한 대 맞고 가란다. 진료비 1900원. 웬만하면 병원엘 가지 않아서 때론 연 400만원 돈 되는 건강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돈이 나가더라도 아프지 않은 게 낫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런데 의사가 진찰을 했으면 '비염이 재발했다든가, 감기가 심하군요' 정도로 진료소감을 언급해 줘야하지 않는가. 딱 1900원어치 저가상품으로밖에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