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옥이를 만나러~ 순옥아~ 봄에 한번 가마고 약속해 놓고 가을 문턱에 이르러서야 찾아보게 되었구나. 두원씨가 기꺼이 운전대를 잡아주어 송자, 정숙이 금진이랑 편하게 다녀왔다. 친구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멋도 부릴 줄 아는 너는 늘 동창모임에 빠지지 않고 잘 다녔잖니? 어느 땐가 야유회 가는 버.. 사는 이야기 2017.09.08
처서 處暑 ***처서 處暑가 지났습니다. 더는 풀도 자라지 않고 모기 입도 삐뚤어져 힘을 못 쓴다는--- 간밤에는 에어컨 선풍기 없이도 뜰안 가득 울려퍼지는 풀벌레소리 자장가 삼아 단잠을 잤습니다. 하늘은 저만치 높아지고 구름 한 점 없는 날입니다. 이런 날 빨랫거리를 죄다 꺼내서 빨아 널으면 .. 사는 이야기 2017.08.26
용감하거나 무모하거나 -몰타를 향하여 내일이면 나는 잠시 낯익은 공간을 떠나 지중해 한 점 섬으로 떠난다. 평소에 듣도 보도 못하던 그곳-얼마 전 옛 직장 동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오십 후반의 한 사람이, 6개월간 그곳에 가 영어연수를 받을 거라며 내게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한다. 발은 이곳에 붙.. 사는 이야기 2016.10.29
첫 손녀 태어나다 4시 50분쯤 됐나? 아들 메느리가 진통이 잦아지고 있다고 병원 갈 채비를 하고 내려왔다. 나도 서둘러 얼굴에 물만 묻히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따라 나섰다. 5시를 알리는 시그널과 함께 차 안의 라디오에서는 애국가가 4절까지 흘러나왔다. 잠들을 설치고 부석한 얼굴로 말없이 애국가를 .. 사는 이야기 2016.10.13
연골주사-의사 선생님, 어디계신가요? ​세번째 연골 주사를 맞았다. 친구 소개로 처음 찾아갔을 때는 인근에서 알아주는 정형외과라니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병원문을 들어섰다. 요즘 병원 분위기가 다 그런 추세니까 대단한 친절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를 소닭보듯 대하며 질문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 사는 이야기 2016.10.08
무릎 관절 치료 다시 무릎관절 치료(2) 지난 4월 영우회와 세미원을 갔을 때는 거의 한두 발짝도 떼기 어려웠었다. 그때는 그 전날까지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나돌아 다녀 그런 거라고, 무리했으니 며칠 좀 쉬면 괜찮겠지 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엔 <북해도 여행>이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 사는 이야기 2016.09.22
아주 특별한 2016년 여름 1. 큰아들 결혼 2. 기록 경신한 폭염 3. 영화관을 피서지로 4. 대상포진 발생 5. 호스피스 교육 이수 6. 주택 구입 문제로 인한 갈등 1: 42세 노총각이 큰 난관 없이 아리따운 아내를 맞아들여 무탈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게다가 신부가 임신 중이라니~~ 사람들은 훌륭한 혼.. 사는 이야기 2016.08.26
딱 걸렸다, 대상포진! 지난 주 초쯤 왼쪽 겨드랑이 바로 뒤에 벌레 물린 것처럼 빨간 자국이 났는데 몹시 가려웠다. 모기에 물린 자국 같지는 않고 날개미가 물었나 하며 늘 가려울 때 그랬듯이 토판염 가루를 바르고 문질렀다. 그런데 다른 때 같으면 하루 이틀 그러다 가라앉는데 이번엔 좀처럼 자국이 없어.. 사는 이야기 2016.08.16
사라지는 단골가게 몇 년 전 우리 집 골목입구에 <**마트>가 있었다. 예닐곱 평이나 될까 말까 한 가게 안은 두 세 사람이 들어서면 비좁아서 몸을 피해야 하는 재래식 구멍가게였다. 주인 남자는 근육질의 건장한 사내였고 여주인은 인물이 아주 예뻐 속으로 ‘이런 데 있기 아깝다’ 할 정도였다. 그런.. 사는 이야기 2016.07.19
42년만의 해후 **죽지 않고 살면 언젠가는 옛사람들을 만난다더니 요새 나는 그런 체험을 한다. 지난번 낙원허리우드 실버극장에 <보카치오>를 보러갔다가 뜻밖의 遭遇를 했다. 42년 전 초임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다. 동갑이고 대화가 통해 그녀가 근무하는 방으로 자주 놀러갔다. 불원간 만나.. 사는 이야기 201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