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495

65 연평도 피격사건을 통해 다시 보는 <징비록>

유성룡(1542~1607) 65세 歿  임진왜란(1592. 4. 13~1598. 2. 17) 때 도체찰사 ‘懲(징)毖(비)錄(록)’의 뜻: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으로 삼아 후일 닥쳐올지도 모를 우환을 경계토록 하기 위해 쓴 글이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의 치욕사이다. 정확히 말하면 왕을 비롯한 당시 정권을 쥔 책임자들, 고위관리들의 치욕스런 모습들이 각양각색으로 드러난 이야기다. 100년간의 태평성대를 구가하면서 외세의 침략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다가 문신 우대 무신 박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군사력을 키우지 않은 것이 倭에게  침략의 빌미를 제공했다. 게다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온 사람들끼리 의견이 엇갈리고 미래에 대한 대비를 안일하게 ..

64 <불꽃>세기의 춤꾼 최승희 자서전

***나는 폭탄과도 같은 위대한 정열을 가졌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끝까지 내가 무대 위에서 고꾸라질 때까지 보여주고 싶습니다.***최승희  ‘그가 직접 쓴 단 하나의 육필원고’라는 책표지 광고 문구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 이야기, 그리고 말년의 활동 등이었으나 186쪽 분량의 책에서 최승희의 자서전 부분은 89쪽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최승희에 대한 지인들(주로 일본인)의 인물평 중심으로 편집되었다.당연 황당하고 실망스러웠으나 그나마 그녀의 짧은 글 속에서 그녀의 됨됨이와 집념 등을 읽어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넉넉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한때 음악가가 되려는 꿈도 품었으나 갑자기 찾아온 가난에 등 떠밀려 우연한 기회에 일본무용가와 인연이 닿..

63 <그림 보는만큼 보인다 > 손철주

‘보는 만큼 보인다’ 진수성찬을 차려놓고도 제대로 진미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평론가는 음식(미술작품)의 참맛을 깨우쳐주는 고마운 존재다. 손철주는 어휘가 풍부하다. 국문학을 공부한 내가 부끄럽다. 부지런히 메모하고 사전 찾아본다. 아는 즐거움이 따라온다. 그러다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이 평론가는 뭘 전공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았길래 이리도 적절한 단어를 잘도 끌어다가 글맛을 낼까?   [삶의 창] 칼럼을 찾아 읽으면서 손철주야말로 20여 년간 조선일보 애독자의 사랑을 받고 구독자를 늘려 주었던 ‘제2의 이규태’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월북작가 이쾌대                        (전통과 현대의 갈등, 개인과 시대와의 불화를..

62 <걸음아, 날 살려라> 이승헌

***며칠전 SBS 스페셜에서 가 방영되었다.     전에 써 두었던 독서 감상문을 다시 읽어본다.     -'내 안에 저장된 유익한 것들을 먼저 꺼내라!!'하면서. “걸음아 날 살려라”-운명을 바꾸는 걸음걸이, 장생보법- 이 승헌(국제 뇌교육 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이 책이 내 눈을 끈 건 제목이 재미있는 데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광고 문안 때문이었다.책의 주요내용은 지난 3월 15일 작가가 ‘아침마당’에 출연해서 이야기한 것들이다.   2000년 8월 글쓴이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인의 영적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추대되었다. 그가 벌이고 있는 ‘HSP(Health-Smile-Peace)생활문화 운동’의 결과다.  “위기는 기회이..

61 살라딘 스탠리 레인 풀 지음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내가 믿는 종교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도 인정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살라딘  ---한 권의 책을 읽다 보면 그 안에서 다음에 읽을 책을 발견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그래서 어느 한 분야의 맥이 잡히고 그쪽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충족된다.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운 역사는 반쪽 자리 세계사였다. 장기, 누레딘, 살라딘 등-이슬람 국가에서는 그 확고부동한 자리를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위대한 존재들에 대해 우리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영국에서조차도 ‘십자군 전쟁과 사자왕 리처드’는 그렇게 떠들면서도 사자왕 리처드를 감동시키고 일말의 우정(?)마저 느끼게 했던 ‘살라딘’에 대한 책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결국 세계사는 현대를 주도하는 국가들의..

60 피카소 제니퍼 팬델

-세상을 바꾼 위대한 예술가-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작품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 의해서만 살아 있다.-나는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알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세잔은 나의 유일한 스승이다.-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 준다.-고독 없이는 그 무엇도 탄생할 수 없다.-다른 사람들은 말한다. 그동안 나는 일한다.-나는 숨이 붙어있는 한 그림을 그린다.      피카소 (1881.10.25~1973.4.8)  종로6가 서점가엔 나의 오랜 단골집이 있다. 전국 70% 정도가 이곳과 책 거래를 한다는 도매상가가 밀집되어 있어 할인율이 높다. 그러나 5년을 가도 10년을 가도 상점 주인과 어떤 인간적인 교감이 없다. 지극히 사무적이고 메마르다. 싼 맛에 그곳까지 갔..

59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 에세이

저녁에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수화 김환기는 윗 시의 마지막 구절 를 인용한 그림으로 1970년 제1회 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 “우리 한국의 하늘은 지독히 푸릅니다. 하늘뿐 아니라 동해바다 또한 푸르고 맑아서 흰 수건을 적시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그런 바다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순결을 좋아합니다. 그러기에 백의민족이라 부르도록 흰빛을 사랑하고 흰옷을 많이 입습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에 사는 우리들은 푸른 자기, 靑瓷를 만들었고 간결을 사랑하고 흰옷을 입는 우리들은 ..

58 월하(月下)의 마음 김향안 에세이

-별들은 많으나 사랑할 수 있는 별은 하나밖에 없다--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아름다운 것은 슬프다.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감정은 슬픔이기 때문에--사랑이란 믿음이다. 믿지 않으면 사람은 서로 사랑할 수 없다. 믿는다는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거다. 곧 知性이다.- 首丘初心이라는데 왜 그들은 머나먼 이국땅(뉴욕 켄시코 묘지)에 영원히 잠들었을까? 조국을 오래 떠나있다 보니 그리움도 없어진 걸까?  우리 시대의 기린아 이상과 김환기의 여인-그녀는 어떤 매력으로 그 두 사람을 사로잡았을까? 이 궁금증이 책을 펼치게 했다.  우선 시대를 앞선 그녀의 사고방식에 놀랐다.전실 자식이 셋이나 있고 홀시어머니까지 있는 남자(김환기)를 그녀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딸린 식구들을 모두 데려..

57 희랍신화의 주인공들 오증자 엮음

신을 거부한 사나이-  1979년 8월에 초판된 책을 1997년 1월에 사서 2010년 7월에 읽다.  -희랍신화는 인간의 이야기다. 모든 인간 지혜의 원천이 여기 있다.과 를 읽지 않고서는 유럽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우리 문화를 알려면 정도는 읽어야 하고 중국문화를 알려면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참 용케도 어느 하나 모르고도 이날 입때까지 잘도(?) 살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는 8월 말까지 을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에서 그리스문화 특강이 매주 수요일 진행되고 있다. 연구원 강대진 선생이 실버 세대들을 앞에 놓고 질문을 던진다.“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꿈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죽기 전에 1000권의 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매우 훌륭한 꿈입니다.”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이 기..

56 은하문화학교 국립중앙박물관

최근 지인의 소개로 국립중앙박물관 를 다니게 됐다. 따로 입학 절차도 없고 수업료도 없으며 따라서 졸업도 없다. 말 그대로 3無다.이렇게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 프로그램은 또 지속적으로 다니기가 쉽지 않은 점이 문제이기는 하다. 그러나 ‘수필교실’을 중단하고 시작한 일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3년 이상은 꾸준히 다닐 생각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지 몇 시간 안 됐는데 ‘참 잘한 결정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강사도 내용도 一級이다. 대강당은 400여 석이 매번 꽉 찬다. 대부분 은발의 노신사들과 머리에 물들인 할머니들이지만 걸음걸이에 패기가 있고 눈빛이 강하다.  3월 10일에 개강하여 8월 4일까지 상반기는 과 관련하여 그리스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두 차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