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523

92 <마지막 편지> 구본형

마지막 편지/구본형-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고 싶은 그대에게 동생으로부터 여러 차례 들어 그 이름이 익숙한 사람의 訃告를 보았다. ‘벌써 죽을 나이는 아닌데--’하면서 피식 웃었다. ‘죽을 나이가 따로 있나?’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떻게, 자신을 비롯해 남의 삶까지도 바꿔주고 싶어 애썼을까?그래서 선택한 책이다. 그의 딸이 아버지가 쓰신 편지묶음에서 골라 엮은 한 권의 책-역시 그 아버지의 그 딸들이다. 아버지를 추모하는 뜻이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을까? 구본형 그는 누구인가?(1954-2013.4.13.)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남자.충남 공주 출생, 서강대 사학과,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IBM에서 20년간 경영혁신기획 실행.2002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설립,삶을 개척하려는 이들에게 ..

91 <세월의 강 수묵의 뜨락에서> 송수남

“내 장례식엔 모두가 화사한 복장으로 꽃을 들고, 생전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참석했으면 좋겠다.”그분 희망대로 장례식장엔 국화 대신 알록달록한 꽃으로 덮였다 한다.소풍 잘 끝내고 돌아간다는 천상병 시인처럼, 남천 송수남 화백도 죽음을 축제분위기로 만드신 분이다,  인연이란 묘한 거다.그분 살아생전에 전시회 한번 가본 적이 없었으나 신문 한 귀퉁이에 訃音과 함께 실린 그분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아쉬움과 함께 책이라도 사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권을 주문했으나 한 권만 먼저 왔다.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을 강냉이 한 그릇 먹는 동안 다 보았다.        너와 내 생각이 다르기에 이 세상이 재미있고 너의 생과 내 생이 다르기에 이 세상이 풍요롭지 않더냐같음을 뽐내지 말고 다름을 미워하지 말 일이..

90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2)> 이주헌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2)   -이주헌의 행복한 그림 읽기   학고재의 책은 기분이 좋다. 묵직한 중량감이 전해오면서 화집을 대하는 느낌이다.미술평론가 이주헌을 처음 대하지만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53일 유럽 여정에 오른 그 ‘가족 사랑’에 먼저 호감이 간다.  좋은 글은 줄치고 싶은 데가 많은 법이라는데 그림에 문외한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맨 밑줄 투성이다. 영양분 많은 좋은 음식을 맛본 것 같다.  물론 미술평론가의 작품 해설이, 직관에 의해 그림 감상하는 이들에게는 방해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림에 까막눈인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안내가 된다. 특히 스페인 여행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 미로재단,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 안내는 좋은 정보가 되어 여행..

89 <메소포타미아(Cradle of civilization)> 새무얼 노아 크레이머

메소포타미아(Cradle of civilization)/새무얼 노아 크레이머-라이프 인간 세계사(Great ages of man)  ‘地上에 새로운 것은 없다.’부분적으로 크게 공감한다.  메소포타미아는 그리스어로 ‘강 사이의 땅’이란 뜻. BC 4세기에 알렉산더대왕 이래로 유럽 사람들이 指稱하게 된 말이다.기원전 3000년에 이룩한 수메르, 바빌로니아, 앗시리아의 문명 이야기를 읽다보면 세계사에 無知했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인간만이 참 똑똑한 줄 알았던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흩어져서 제각기 따로 살던 유목민들이 어떤 계기에 의해 한군데에 정착하여 농경문화를 일으킨 뒤부터는 인구가 급작스레 늘어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니까 통제수단이 필요하게 된 거다. 그래서 영리한 인간들은 통제수단으로, ..

88<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김현정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글/그림 김현정-원제:0차 의료해법과 의료 미니멀리즘   이 책의 주제는 책제목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다.될 수 있는 대로, “약 먹지 말고 검사 받지 말고 수술이 만능이라는 사고를 버려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말이다. 예외가 있다면,‘돈 얼마든지 줄 테니까 씻은 듯이 낫게 해봐라’ 하는 황금만능주의자나, 어디가 조금만 이상해도 죽을병 걸린 줄 알고 병원으로 튀어가는 건강 염려증 환자 빼고는--  다른 건 할인되는 것도 많고 이쪽에서 깎아 달라하기도 하지만 병원비, 약값은 깎을 수도 없다. 생활이 빠듯한 사람들은 병나는 게 포도청보다 무섭다.그래서 이 책은 일단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렇지만 어느 선에서 약을 쓰지 않아도 되는지, 검사를 미루어도 되는지,..

87<빠빠라기> 투이아비 원작

투이아비 원작/에리히 쇼이어만 독어로 번역/유혜자 옮김 -남태평양 티아비아 섬, 투이아비 추장의 연설문  1920년에 독일어 번역판이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1월에 출간됐다.스테디 셀러인 이 책을 운좋게도 ‘알라딘’에서 단돈 2900원에 샀다.  전에 한번 읽은 적이 있는 책이지만 가끔 원주민들의 ‘외침소리’가 듣고 싶어 다시 구했다.  ‘빠빠라기’는 ‘하늘을 찢고 내려온 사람’이라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바다 저편에서 돛단배를 타고 나타난 선교사들을 가리켰던 말이다.여기서는 유럽사람 즉 흰둥이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 책은, 투이아비 추장이 문화사찰단으로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와, 자기 부족들(폴리네시아 원주민)에게 서양 문물에 현혹되지 말라는 연설을 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아메리카의 인디언..

86<一日一食>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주위 사람들에게 “하루 한 끼만 먹고 살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슨 소리야, 다 먹자고 사는 건데~-암 환자들 대부분이 암으로 죽는 게 아니라,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소리 못 들었어?-두 끼는 몰라도 한 끼 먹고 어떻게 살아?-나는 배고프면 덜덜 떨리고 기운을 못 차려서 안 돼.  나도 위에서 말한 한 가지에 속한다.아주 오래 전 김**가 산악회 회장으로 있을 때, 밥 먹을 시간도 안 주고 山行을 계속하는 바람에 화딱지가 나서 쏘아부쳤던 기억이 새롭다.또 소백산으로 놀러갔을 때 잠깐이면 정상까지 갔다 올 수 있다는 이 아무개의 말에 속아서(?) 물병 하나 안 들고 산에 올랐다가 배고프고 목말라서 죽을 뻔(?)했던 ..

85<고대 이집트>라이프 인간세계사 중에서

고대 이집트>를 읽기 시작하다  생각할수록 잘한 일은 최*현 선생 덕분에 한국일보 타임-라이프 발행(1978년 4월 초판 인쇄) 라이프 인간세계사> 전집을 산 일이다. 전에 같은 학교 근무할 당시 맞은편 자리에 앉은 최선생이 쉬는 시간마다 너무 재미있어 하며 읽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오늘 집어든 책은 고대 이집트>다75세 노인이 최근 이집트를 여행하고 나서 내 안의 이집트>를 냈다고 한다. 다름 아닌 영인문학관> 관장 강인숙씨다.  사실 진작부터 다음 여행지로 ‘이집트’를 꼽고 있었는데 ‘미국의 개념 없는 늙은이’가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영화를 만들어 이슬람 국가들의 反美시위와 테러가 발생하는 바람에 잠시 생각을 접을까 어쩔까하는 중에 강인숙의 이야기는 내 안에 불을 질렀다.  기원전 3200년에..

84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쌤앤파커스-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60대가 읽은 20대를 위한 책-무엇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됐을까?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목과 서울대에서 대단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저자의 이름이 한몫을 한 것 같다. 내가 20대였을 때를 생각하며 읽어보려고 해도 '살날보다 갈 날이 가깝고 바빠서'인지 좀처럼‘맞아, 그랬었지!, 그렇게 할 걸’ 하는 감탄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샀나?30 후반인데도 아직까지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한 채 풀지 못한 숙제를 붙들고 씨름하는 아들의 처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어 아쉬운 감이 있지만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집요한 노력이다.좋은 글쓰기..

83 독후감 두 편 <동양기행>과 <홍어>

최근에 읽은 책 두 권 독후감을 정리해야 할 텐데 좀 난감하다. 감동이 없고 맹송맹송하니 무얼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뭔가 꺼림칙하고--  동양기행 1-이슬람 사색기행> 후지와라 신야(1944~ ) 1981 청어람미디어사진가, 작가, 여행가, 소설가이 작품은 전 2권으로 되어 있으며 이 작품으로 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을 받았다.  터키여행을 앞두고 ‘이스탄불-앙카라-흑해--’의 사진과 글이 있다고 소개된 걸 보고 구해 읽었다. 사진도 글도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무슬림에 대한 편견’ 또한 탐탁하지 않다. 유럽 문화에 경도된 일본인의 영향권 아래에서 세계사를 배운 나의 입장에서는 더구나 화가 날 지경이다.다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사진 찍고 하는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