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495

85<고대 이집트>라이프 인간세계사 중에서

고대 이집트>를 읽기 시작하다  생각할수록 잘한 일은 최*현 선생 덕분에 한국일보 타임-라이프 발행(1978년 4월 초판 인쇄) 라이프 인간세계사> 전집을 산 일이다. 전에 같은 학교 근무할 당시 맞은편 자리에 앉은 최선생이 쉬는 시간마다 너무 재미있어 하며 읽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오늘 집어든 책은 고대 이집트>다75세 노인이 최근 이집트를 여행하고 나서 내 안의 이집트>를 냈다고 한다. 다름 아닌 영인문학관> 관장 강인숙씨다.  사실 진작부터 다음 여행지로 ‘이집트’를 꼽고 있었는데 ‘미국의 개념 없는 늙은이’가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영화를 만들어 이슬람 국가들의 反美시위와 테러가 발생하는 바람에 잠시 생각을 접을까 어쩔까하는 중에 강인숙의 이야기는 내 안에 불을 질렀다.  기원전 3200년에..

84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쌤앤파커스-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60대가 읽은 20대를 위한 책-무엇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됐을까?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목과 서울대에서 대단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저자의 이름이 한몫을 한 것 같다. 내가 20대였을 때를 생각하며 읽어보려고 해도 '살날보다 갈 날이 가깝고 바빠서'인지 좀처럼‘맞아, 그랬었지!, 그렇게 할 걸’ 하는 감탄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샀나?30 후반인데도 아직까지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한 채 풀지 못한 숙제를 붙들고 씨름하는 아들의 처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어 아쉬운 감이 있지만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집요한 노력이다.좋은 글쓰기..

83 독후감 두 편 <동양기행>과 <홍어>

최근에 읽은 책 두 권 독후감을 정리해야 할 텐데 좀 난감하다. 감동이 없고 맹송맹송하니 무얼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뭔가 꺼림칙하고--  동양기행 1-이슬람 사색기행> 후지와라 신야(1944~ ) 1981 청어람미디어사진가, 작가, 여행가, 소설가이 작품은 전 2권으로 되어 있으며 이 작품으로 제23회 ‘마이니치 예술상’을 받았다.  터키여행을 앞두고 ‘이스탄불-앙카라-흑해--’의 사진과 글이 있다고 소개된 걸 보고 구해 읽었다. 사진도 글도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무슬림에 대한 편견’ 또한 탐탁하지 않다. 유럽 문화에 경도된 일본인의 영향권 아래에서 세계사를 배운 나의 입장에서는 더구나 화가 날 지경이다.다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사진 찍고 하는 일본..

82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독파했다.빌려온 책이라 부지런히 보았다.   ‘꽃나무 이야기’중 내 시선을 멈추게 한 것들-**명자 열매 향기-와룡공원에 가거든 다시 잘 살펴보아야겠다.**노간주나무-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는 억척스러운 나무, 왠지 끌린다.**사위질빵-꽃향기가 좋다고? 관상용으로 심어도 된단다.      주위에 하도 흔한 꽃이라 향기를 맡아볼 생각을 한 적이 없다.**젓나무-광릉수목원 앞길, 월정사 옆길에 있는 나무. 글쓴이는 젓나무를 ‘나무 중의 나무’라 했다.     곧게 위를 향해 뻗어나가면서도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를 알맞게 두어 바람에 쓰러지지 않는, 곧음과     더불어 사는 삶을 아는 나무라고--**시로미-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자람. 한 뼘 크기밖에 되지 않으나 그 열매..

81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한국의 소로우’라고도 불리는 법정스님-그는 여러 차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말한다.  ‘나답게’ 살아라.‘내 삶을 만들어라‘  38쪽 ‘습관적인 일상의 반복에서 삶에 녹이 스는 것이다.’:삶에 녹이 슬지 않도록 하려면 늘 깨어 있으면서 안으로 헤아리고 높이는 일에 근본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유한한 외모치장에는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하면서 왜 영원한 영혼을 가꾸는 일에는 무심한가?’ 하던 어느 신부님 말씀이 떠오른다.  94쪽 사는 것의 어려움> 중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저마다 이 세상에 자기 짐을 지고 나온다.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위로를 주는 글이다. 읽는 것만으로도 내 짐이 가벼워짐을 느낀..

80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 장길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장길연 -행복의 가치 전환 시대를 사는 서른 살 부부의 新행복론  제주도에서의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하니 동생이 이 책 이야기를 꺼낸다. 인간극장>에 나온 부부인데 무주에 살다가 하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힘들어서 다시 거처를 제주도로 옮겨 그곳에서 ‘바람 스테이’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고.인터넷으로 이 책 주문을 내려 했더니 책이 품절이 되었단다. 청계천 책 도매상 대원서적>에도 가 보았는데 없었다. 알라딘> 중고 코너로 들어갔더니 중고 가격으로 새 책을 주문할 수 있었다. 정가 9900원인 것을 중고가 4400원에 산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매 순간 이런 마음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거저 받은 것 많으니 감사하고 열심히 살면 하루하루 ‘..

79 <제국의 뒷길을 걷다>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

제국의 뒷길을 걷다>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  북경 3박 4일을 走馬看山격으로, 수박겉핥기>식으로 다녀오고 보니 뭔가 미진해서 자료를 조사하다가 적절한 책을 발견했다. 소설가 김인숙이 쓴 북경 이야기-이 책을 보니 내가 본 북경은 역시 ‘주마간산 격의 북경’이었다.가본 곳도 적고 본 시간은 너무 짧고--그러나 베이징에 대한 관심, 명나라 청나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중국의 近代史를 훑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북경을 가게 되면 외국대사관 거리인 , 明 13릉>이 있는 창핑, 북경 최대 라마교 사원이 있는 옹화궁>, 골동품 시장 판자위안>, 책방거리 류리창>, 리바이츠> 이슬람사원 등을 가보고 싶다. 숱한 사람들이 그 땅에서 나고 자라고 살다가 떠났다.세상을 쥘락펼락하며 떵떵거리고 살았거나 이름 없..

78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 에세이

‘밥벌이의 지겨움’을 단 한 순간이라도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그것이 현재 진행형일 때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그의 글은 ‘詩’다. 시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제대로 읽힌다.읽기에 속도를 내려 들거나 마음이 무언가에 쫒기는 때에는 뭘 읽었는지도 모르는 게 김훈의 글이다.읽었다 해도 맛없는 음식을 먹은 거나 같다.  그는 21C에 아직도 연필과 지우개로 글을 쓴다. ‘천연기념물’감이다.그는 운전면허증이 없을뿐더러 자동차를 몹시 기피한다. 그가 이용하는 것은 전철, 기차, 자전거, 튼튼한 두 다리--그는 남자의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살고 싶고 마누라보다도 오래 살고싶다고 말한다. 그 말이 우습게 들린다. 그러면서도 일하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그러기에 책 제목도 밥벌이의 지겨움>이라 드러내놓고..

77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 최병건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정신과 전문의 최병건의 마음탐구 22장면  ‘카톨릭 다이제스트’에서 작가의 글을 읽고 궁금해서 다가간 책-이 책을 사기 전, 60년대 청량리 뇌병원> 원장을 지내셨던 최신해 박사의속상한 원숭이>의 재미를 기대했다.  그러나-그림으로 치면 곱고 아름다운 빛깔의 수채화가 아니라 거칠고 자주적이고 강렬해서 혐오감(?)을 주는 빛깔의 그림-이 책이 주는 인상이다.그러나 질문을 던져본다.마음을 만져봐? 가면을 벗어봐. 속마음을 보여줘.난 이렇게 솔직하게 달겨드는 사람 처음이야.한번 끝까지 부딪혀보자.  저자의 의도는 마음을 바라보는 시각을 맛보고 정신분석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바로잡아보자는 데 있다.그 방법으로 여러 영화를 소재로 작품 속 인물을 정신분석하고 있다.메트릭스 1999>가..

76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장영희 엮음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을 종일 읽었다.그러나~>는 장왕록의 글을 장영희가 엮은 책의 제목이다.글의 제목은 장왕록 교수가 전공한 작가 헨리 제임스의 귀부인의 초상> 중에 나오는 대사다.알뜰한 딸이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해서 제목을 발췌한 것이리라.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은 가던 길 멈추어 서서>였는데 이 제목도 영국시인 윌리엄 데이비스의餘暇>에서 인용한 것이다. 절판되었으나 이 책에서 그 글의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이 시는 장왕록 교수의 인생관을 보여준다.  餘暇>  근심 걱정으로 가득할 뿐, 가던 길멈추어 서서 아무것도 눈여겨볼 시간이 없다면이 세상 삶이 어떠한 것이 될까?  나뭇가지 아래 서서 양이나 소들처럼물끄러미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들이 호두를풀섶에 숨기는 것을 볼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