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511

71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박정호

-언제 다시 밝힐지 모를 전등을 끄고 홀로 떠나는 첫 여행을 생각한다.- 제목 자체가 도발적이다,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니--그러나 사실 여건에 묶여 옴짝 못하는 것이지 떠나고 싶어 몸살 앓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맛있게 살기> 블로그의 주인공 황 안나님은 정동아카데미에서 여행작가 되기> 강의를 무척 재미있게 들었다고 했다. 강의 주제가 흥미를 끌어 아카데미에 전화를 해 보았다. 강사가 2학기에 여행을 떠날 계획이어서 강의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강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보니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있었다.바로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없는>이라는 책-사진이 대체로 무척 아름답고 더러 문학적 표현이 가슴에 와 닿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그의 삶이 투영된 글 속에서 깝깝함..

70 <사막으로 간 대주교> 김소일 지음

사막으로 간 대주교김소일 지음/ 서해문집-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신성논쟁 다큐멘터리  인연-나를 둘러싸고 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내게로 와 인연을 맺게 된 것들이 하나같이 우연인 것이 없다.이 책과 만나게 된 사연도 그러하다.  얼마 전 찻집에서 가벼운 종교논쟁을 벌이다가 ‘니케아 공의회’ 얘기를 꺼냈다. 막연히 알고 있던 ‘니케아 공의회’-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대체 무엇이었나 궁금해 하며 정보탐색을 하다가 ‘아리우스’라는 이름을 알게 됐고 반대파들조차 아리우스가 얼마나 ‘근사한’ 사람인가를 감정의 굴곡 없이 표현한 것을 보고 ‘아리우스’에 대한 호기심이 확대되었다.그는 알렉산드리아 사제였고 크고 멋진 외모에 지성과 겸손함까지 겸비해 반대파에게도 인간적인 호감을 살 수 있었던 인물이었으나 ‘삼위일체설’을..

69 <나는 걷는다 3> 베르나르 올리비에

-스텝에 부는 바람  2차 여행 시 끌고 다녔던 에브니>는 수명을 다해 어느 소년에게로 넘어갔고 이번 여행은 바퀴달린 골프 가방으로 만든 수레 윌리스:오디세우스>와 동행한다. 윌리스>는 가는 곳마다 여행자 자신 못지않게 호기심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는 이 여행을 위해 터키어, 페르시아어, 러시아어를 익혔다.  (1부) 파미르 고원2001년 6월 28일부터 10월까지 120일 예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를 출발, 파미르 고원을 넘어 ‘불타는 오아시스 투루판’에 도착하다.  우즈베키스탄의 파흐타코르 마을-가가린 마을-미르자쇼 마을-시르다리야 강(중앙아시아의 큰 운하)-알말리크-안그렌-캄치크 협로(해발 2300m)-페르가나 계곡(타클라마칸 사막 입구의 낙원 같은 곳, 이곳의 말은 天馬로 불리기도 한다..

68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 이정옥

-아름다운 노년,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하여  오늘 우리시대의 작가 한 분의 영결식이 있었다. 소설가 박완서-이야기를 감칠 맛나게 술술풀어 내는 재주를 타고 나신 분-한 번 책을 잡으면 마술사의 손에 이끌리듯 끝까지 가서야 책장을 덮게 되는 글들을 쓰신 분, 질곡의 현대사를 소재로 했으면서도 부담스럽지않게 이야기를 펼쳐 놓으셨던 분-그분이야말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신 분이 아닌가 한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병원의 인위적인 연명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집에서 임종을 맞았다. 조문객 중에 가난한 문인이 많을 테니 조의금을 받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에서 그녀의 따뜻한 삶을 읽을 수 있다. 작가 박완서는 무종교의 시어머니 시신을 놓고 사람들이 돈을 뜯을 궁리만 하는 세태에 환멸을 느끼고 가톨..

67 <나는 걷는다 2> 베르나르 올리비에

머나먼 사마르칸트                                                     -1938년 출생, 지 정치부 기자 역임, 1999년부터                                                    4년간 실크로드 여행, 지금은 비행청소년에게 도보여행을 통한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협회 창설, 운영                                                         구도자의 모습  인물 사진도, 풍경 사진도 없다. 폭풍우 속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옷에서는 홈통의 물 쏟아지듯 빗물이 흘러내리고, 한 치 앞도 안 보..

66 <스님의 주례사> 법륜 지음 김점선 그림

고교 동창 중에 베푸는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는다. 기회를 만들어서 베푼다. 이 책이 손에 들어온 경위도 그랬다. 그가 초대한 에 참석했더니 밥 사주고 책을 한 권씩 기념선물이라며 줬다. 바로 법륜 스님의 였다. 이 글을 찬찬히 읽어 나가노라니 그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가 스님의 말씀과 비슷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이 책은 꼭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누구나 안고 가는 ‘인생의 등짐’-벗어 버리고 싶으나 막상 벗어 놓으면 또 다른 등짐이 보이는 인생-차라리 지금 지고 가는등짐을 가볍게 여기고 감사하며 가든지, 수행을 통해 아예 벗어버리고 자유자재하게 갈 수 있다면 더 할 수 없이 좋을 텐데-- 하는 사람들에게 와 닿는 글이다.  -법륜 스님의 ..

65 연평도 피격사건을 통해 다시 보는 <징비록>

유성룡(1542~1607) 65세 歿  임진왜란(1592. 4. 13~1598. 2. 17) 때 도체찰사 ‘懲(징)毖(비)錄(록)’의 뜻: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으로 삼아 후일 닥쳐올지도 모를 우환을 경계토록 하기 위해 쓴 글이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의 치욕사이다. 정확히 말하면 왕을 비롯한 당시 정권을 쥔 책임자들, 고위관리들의 치욕스런 모습들이 각양각색으로 드러난 이야기다. 100년간의 태평성대를 구가하면서 외세의 침략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다가 문신 우대 무신 박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군사력을 키우지 않은 것이 倭에게  침략의 빌미를 제공했다. 게다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온 사람들끼리 의견이 엇갈리고 미래에 대한 대비를 안일하게 ..

64 <불꽃>세기의 춤꾼 최승희 자서전

***나는 폭탄과도 같은 위대한 정열을 가졌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끝까지 내가 무대 위에서 고꾸라질 때까지 보여주고 싶습니다.***최승희  ‘그가 직접 쓴 단 하나의 육필원고’라는 책표지 광고 문구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 이야기, 그리고 말년의 활동 등이었으나 186쪽 분량의 책에서 최승희의 자서전 부분은 89쪽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최승희에 대한 지인들(주로 일본인)의 인물평 중심으로 편집되었다.당연 황당하고 실망스러웠으나 그나마 그녀의 짧은 글 속에서 그녀의 됨됨이와 집념 등을 읽어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넉넉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한때 음악가가 되려는 꿈도 품었으나 갑자기 찾아온 가난에 등 떠밀려 우연한 기회에 일본무용가와 인연이 닿..

63 <그림 보는만큼 보인다 > 손철주

‘보는 만큼 보인다’ 진수성찬을 차려놓고도 제대로 진미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평론가는 음식(미술작품)의 참맛을 깨우쳐주는 고마운 존재다. 손철주는 어휘가 풍부하다. 국문학을 공부한 내가 부끄럽다. 부지런히 메모하고 사전 찾아본다. 아는 즐거움이 따라온다. 그러다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이 평론가는 뭘 전공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았길래 이리도 적절한 단어를 잘도 끌어다가 글맛을 낼까?   [삶의 창] 칼럼을 찾아 읽으면서 손철주야말로 20여 년간 조선일보 애독자의 사랑을 받고 구독자를 늘려 주었던 ‘제2의 이규태’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월북작가 이쾌대                        (전통과 현대의 갈등, 개인과 시대와의 불화를..

62 <걸음아, 날 살려라> 이승헌

***며칠전 SBS 스페셜에서 가 방영되었다.     전에 써 두었던 독서 감상문을 다시 읽어본다.     -'내 안에 저장된 유익한 것들을 먼저 꺼내라!!'하면서. “걸음아 날 살려라”-운명을 바꾸는 걸음걸이, 장생보법- 이 승헌(국제 뇌교육 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이 책이 내 눈을 끈 건 제목이 재미있는 데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광고 문안 때문이었다.책의 주요내용은 지난 3월 15일 작가가 ‘아침마당’에 출연해서 이야기한 것들이다.   2000년 8월 글쓴이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인의 영적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추대되었다. 그가 벌이고 있는 ‘HSP(Health-Smile-Peace)생활문화 운동’의 결과다.  “위기는 기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