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495

75 <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에세이

그녀가 떠난(2009.5.9.) 며칠 후 그녀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사들었다. 그 후 책꽂이에서 3년- 하루키의 에세이 먼 북소리>를 읽고 나서 이 책이읽고 싶어졌다. 둘 사이에 아무 연관도 없는데 말이다.  이 책은 2000년 8월 탈고해서 2000년 9월 초판되었고 9년 뒤 작가 장영희는 세상을 뜨고 당시 추천하는 글을 쓴 정채봉님도 박완서님도 모두 고인이 되었다. 12년은 참 긴 세월인가 보다. 장영희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작가와 같은 대학을 나온 동창 몇몇이 ‘장영희’의 죽음에 대한 소감을 나눈다.“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너무 일찍 가서 안됐어. 불편한 몸으로 고생도 많았을 텐데--”“아버지 유명세를 타고 잘산 거지 뭐, 알려지지 않은 장애인 가운데 유능한 사람들이 얼마나 ..

74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무라카미 하루키(1949~   )-낭만과 감성의 유럽 여행 에세이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낡은 외투를 입고모든 것을 뒤로한 채-  -터키의 옛 노래  맘에 드는 읽을거리를 앞에 놓고 있으면 행복하다.‘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식탁처럼.  ‘지난 1000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생존문인 1위’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2007년 8월에 사서 책꽂이에 모셔놓고 까맣게 잊었던 책.그때는 왜 바로 읽지 못했을까?제주도에 조그만 인연을 맺어 놓은 후 ‘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을 때 이 책을 다시 펼쳐서인가, 책장을 ‘맛있게’ 넘기고 있다.무라카미는 무엇 때문에 유명한가? 행간에서 답을 찾는다.  ‘상황묘사의 달인’이라고나 할까?타타니아 극장의 정경..

73 <역사의 미술관> 이주헌

역사의 미술관-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이주헌 지음 ***친구 정숙이로부터 크리스마스선물로 받은 책 367쪽-결코 얇지 않은 책이건만 술술 잘도 넘어간다.유럽 역사와 그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다. 게다가 맛깔스럽게 글을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 덕분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유럽의 커다란 역사의 수레바퀴 가운데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골고루 만나게 된다.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시대정신과 사람들의 감성’이 그대로 화폭에서 살아나 보는 이의 심장을 뛰게 한다. 인물로는 알렉산드로스, 아우구스투스, 루이 14세, 나폴레옹, 이반 뇌제, 스탈린, 클레오파트라, 퐁파두르 부인, 유럽문화의 뿌리가 된 그리스 문화를 이끈 철학자와 시인 들을 만날 수..

72 <죽은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닥터 월렉

죽은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닥터 월렉 강연/박우철 번역/꿈과 의지  2002년 4월 초판 발행, 2009년 10월 6쇄를 찍어낸 스테디셀러-  닥터 월렉Dr.Wallach(1940~ )미국 미주리주 축산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적부터 가축의 영양과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수의학을 전공하여 수의사가 되었다. 후에 아프리카 동물원에서 수천 마리의 동물사체를 부검하면서 동물의 사인이 영양결핍에 의한 것임을 알아낸다. 그는 다시 공부를 계속하여 자연요법 면허를 가진 의사가 된다. 현재 이 책의 제목(Dead Doctors Don't Lie)으로 연간 300회 이상 강연을 하고 있다.  이 강연 테이프의 서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질병과 반 건강의 상태에서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저렴..

71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박정호

-언제 다시 밝힐지 모를 전등을 끄고 홀로 떠나는 첫 여행을 생각한다.- 제목 자체가 도발적이다,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니--그러나 사실 여건에 묶여 옴짝 못하는 것이지 떠나고 싶어 몸살 앓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맛있게 살기> 블로그의 주인공 황 안나님은 정동아카데미에서 여행작가 되기> 강의를 무척 재미있게 들었다고 했다. 강의 주제가 흥미를 끌어 아카데미에 전화를 해 보았다. 강사가 2학기에 여행을 떠날 계획이어서 강의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강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보니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있었다.바로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없는>이라는 책-사진이 대체로 무척 아름답고 더러 문학적 표현이 가슴에 와 닿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그의 삶이 투영된 글 속에서 깝깝함..

70 <사막으로 간 대주교> 김소일 지음

사막으로 간 대주교김소일 지음/ 서해문집-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신성논쟁 다큐멘터리  인연-나를 둘러싸고 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내게로 와 인연을 맺게 된 것들이 하나같이 우연인 것이 없다.이 책과 만나게 된 사연도 그러하다.  얼마 전 찻집에서 가벼운 종교논쟁을 벌이다가 ‘니케아 공의회’ 얘기를 꺼냈다. 막연히 알고 있던 ‘니케아 공의회’-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대체 무엇이었나 궁금해 하며 정보탐색을 하다가 ‘아리우스’라는 이름을 알게 됐고 반대파들조차 아리우스가 얼마나 ‘근사한’ 사람인가를 감정의 굴곡 없이 표현한 것을 보고 ‘아리우스’에 대한 호기심이 확대되었다.그는 알렉산드리아 사제였고 크고 멋진 외모에 지성과 겸손함까지 겸비해 반대파에게도 인간적인 호감을 살 수 있었던 인물이었으나 ‘삼위일체설’을..

69 <나는 걷는다 3> 베르나르 올리비에

-스텝에 부는 바람  2차 여행 시 끌고 다녔던 에브니>는 수명을 다해 어느 소년에게로 넘어갔고 이번 여행은 바퀴달린 골프 가방으로 만든 수레 윌리스:오디세우스>와 동행한다. 윌리스>는 가는 곳마다 여행자 자신 못지않게 호기심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는 이 여행을 위해 터키어, 페르시아어, 러시아어를 익혔다.  (1부) 파미르 고원2001년 6월 28일부터 10월까지 120일 예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를 출발, 파미르 고원을 넘어 ‘불타는 오아시스 투루판’에 도착하다.  우즈베키스탄의 파흐타코르 마을-가가린 마을-미르자쇼 마을-시르다리야 강(중앙아시아의 큰 운하)-알말리크-안그렌-캄치크 협로(해발 2300m)-페르가나 계곡(타클라마칸 사막 입구의 낙원 같은 곳, 이곳의 말은 天馬로 불리기도 한다..

68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 이정옥

-아름다운 노년,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하여  오늘 우리시대의 작가 한 분의 영결식이 있었다. 소설가 박완서-이야기를 감칠 맛나게 술술풀어 내는 재주를 타고 나신 분-한 번 책을 잡으면 마술사의 손에 이끌리듯 끝까지 가서야 책장을 덮게 되는 글들을 쓰신 분, 질곡의 현대사를 소재로 했으면서도 부담스럽지않게 이야기를 펼쳐 놓으셨던 분-그분이야말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신 분이 아닌가 한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병원의 인위적인 연명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집에서 임종을 맞았다. 조문객 중에 가난한 문인이 많을 테니 조의금을 받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에서 그녀의 따뜻한 삶을 읽을 수 있다. 작가 박완서는 무종교의 시어머니 시신을 놓고 사람들이 돈을 뜯을 궁리만 하는 세태에 환멸을 느끼고 가톨..

67 <나는 걷는다 2> 베르나르 올리비에

머나먼 사마르칸트                                                     -1938년 출생, 지 정치부 기자 역임, 1999년부터                                                    4년간 실크로드 여행, 지금은 비행청소년에게 도보여행을 통한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협회 창설, 운영                                                         구도자의 모습  인물 사진도, 풍경 사진도 없다. 폭풍우 속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옷에서는 홈통의 물 쏟아지듯 빗물이 흘러내리고, 한 치 앞도 안 보..

66 <스님의 주례사> 법륜 지음 김점선 그림

고교 동창 중에 베푸는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는다. 기회를 만들어서 베푼다. 이 책이 손에 들어온 경위도 그랬다. 그가 초대한 에 참석했더니 밥 사주고 책을 한 권씩 기념선물이라며 줬다. 바로 법륜 스님의 였다. 이 글을 찬찬히 읽어 나가노라니 그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가 스님의 말씀과 비슷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이 책은 꼭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누구나 안고 가는 ‘인생의 등짐’-벗어 버리고 싶으나 막상 벗어 놓으면 또 다른 등짐이 보이는 인생-차라리 지금 지고 가는등짐을 가볍게 여기고 감사하며 가든지, 수행을 통해 아예 벗어버리고 자유자재하게 갈 수 있다면 더 할 수 없이 좋을 텐데-- 하는 사람들에게 와 닿는 글이다.  -법륜 스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