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손녀와 꽃씨를 심으려고 채송화, 백일홍 그리고 맨드라미씨를 사왔다. 백일홍은 수돗가라지만 다른 데보다 흙이 좀 메마른 곳에 심었다. 그리고 채송화는 대문에서 들어오는 돌계단 위에 심고 맨드라미는 소나무 옆 흙이 좋은 곳에 뿌렸다. 혹시 몰라 화분에도 따로 심었다. 백일홍은 6월이 되면서 잎을 내는데 전에 보았던 백일홍잎이라 맘이 놓였다. 대문입구 채송화는 기척이 없다. 발아를 못한 게 확실하다. 내년엔 여러 개 작은 화분에다 나누어심어야겠다. 그런데 맨드라미 잎이 올라와야 할 화분과 흙에서 호박잎 같기도 하고 수세미잎 같기도 한 게 나오기 시작한다. 잎이 묵묵히 숫자를 늘려가더니 어느날 발그레한 분홍꽃잎이 어느새 한풀 꺾인 채로 눈에 띄는 게 아닌가? 엇, 이게 뭐야? 오후엔 꽃잎이 꼭 무궁화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