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가 빛나다 2008. 9. 12 금 쾌청 연속 외출할 일이 있는 때엔 집에서 쉴 날을 기다린다. 나도 참 늙었나보다. 내일 모레가 추석이나 집안 사정상 올해는 각자 집에서 조용히 나름대로 추석을 지내기로 하니 맘 한 번편하다. 내일 저녁에 위령미사에 참석하면 된다. 지금 정원에서 가장 빛나 보이는 건 역시 배롱나무다.. 풀꽃나무 이야기/가을 2008.09.12
1.친절한 복희씨 친절한 복희씨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그리움을 위하여‘에서)- ***언젠가 목디스크 수술로 병원에 입원한 이미화선생한테 이 책을 선물하고 나는 이순원선생이 자원봉사로 근무하는 용산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이 책을 어렵사리 구해 읽었다. 어렵사리라는 말을 쓴 까닭은 이 책을 빌리러 정독도서관까지 갔다가 허탕을 쳤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박완서는 이야기꾼이다 하는 생각을 거듭 확인했다. 단숨에 읽히고 재미있고 공감이 가고-- 어쩌면 그렇게 콕 꼬집어서 속 시원히 말해 버릴까 감탄하게도 하며-- 그러나 글귀를 되씹거나 줄치고 싶은 부분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자전적 요소가 많은 ‘그 남자네 집’의 배경이 되는 돈암동 성북경찰서 부근 성당은 바로 우리 동네에서 지척에 있다. 한번 답사해 보고 싶다.. 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2008.09.09
한가로움과 활기가 넘치는 월드컵공원 2008.8.3 (일) 쾌청하고 바람 불어 좋은 날 오후 4시, 따가운 여름 해가 설핏 기우는 듯하자 자전거 4대가 아파트를 출발한다. 인도를 따라가다 찻길을 몇 번 건너고 월드컵공원에 닿았다. 처음 와 보는 월드컵공원의 분위기에 압도 당한다. 노르웨이에서 본 비글란 조각공원을 떠오르게 하는 기둥들이 도.. 자전거여행/은륜을 따라 2008.08.04
남이섬으로 2008. 06. 19 목 맑음 젊은 날 '낭만적인 곳'의 대명사처럼 떠오르던 남이섬. 비록 가진 것 별로 없어도 젊음이 있어 행복하고 무서운 것이 없고 왠지 자신만만하던 날들- 따뜻한 봄날,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싣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때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해서 자꾸 웃음이 쏟아지던 그날들이 떠올라 .. 자전거여행/은륜을 따라 2008.08.04
은륜에 꿈을 싣고 발이 땅에 닿지 않게 안장을 높이고 자전거를 몸 쪽으로 기울여 왼다리를 뒤로 폼 나게 쭉 뻗어 왼쪽 페달에 얹고 오른발로 살짝 땅을 밀면서 한쪽 발을 마저 페달에 얹고 사뿐 안장에 엉덩이를 붙인다. 이어 페달을 두어 번 저어 핸들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가벼운 내리막길을 달리면 사악- 삭- 귓가를 .. 자전거여행/은륜을 따라 2008.08.04
질경이처럼-- - 울음보 터지기 일보 직전의 아이 같은 하늘- 비올 바람 덕분에 잠시 땀을 식힐 수 있었던 하루.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빨래가 자꾸 날려 떨어진다. 아침에 차려놓은 밥도 안 먹고 휭 나가 버려 마음이 불편했는지 낮에 프란치스코로부터 전화가 왔다. -참고, 견디고, 할말 다하지 않고 그렇게그렇게 살.. 풀꽃나무 이야기/여름 2008.08.01
물오른 풍접초 2008. 7. 30 수 흐리고 소나기 후 맑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잠결에 귀또리 우는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들려온다. 눈이 떠지지 않는 걸로 미루어 한밤중인 듯한데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소리가 잠시 잠을 쫓아 본의 아니게 귀를 세운다. 잠깐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이번엔 매미 합창이 요란하다. 이 녀석들.. 풀꽃나무 이야기/여름 2008.07.30
13세소년 맥문동 2008.7.29 쾌청 폭염 빨래 말리기 좋은 날이라 오늘 밀린 빨래와 침구 일부를 세탁했다. 종일 폭염과 싸울 일(연신 화장실 드나들며 세수하고 샤워하고 컴퓨터 앞에서 비지땀 닦아가며 일(?)하고--)을 생각하면 심히 괴롭지만 빨래가 뽀송뽀송 마를 걸 생각하니 기분 좋다. 오늘이 복날이라고들해서 어제 .. 풀꽃나무 이야기/여름 2008.07.29
장맛비-풀과 나무 연이틀 장맛비에 감나무와 배롱나무가 물을 흠뻑 마시더니 한 뼘쯤 더 자란 듯 싶다. 배롱나무는 꽃 무게 때문에 아래로 축 처져 있긴 하지만 햇빛 짱짱한 날 나무들이 목 말라 했던 걸 생각하면 뿌리가 흠뻑 빗물을 받아 두었으니 당분간 걱정 끝- 그런데 나리와 수국과 접시꽃들은 꽃 무게에 못 이겨 .. 풀꽃나무 이야기/여름 2008.07.21
저 푸른 감나무처럼 2008. 07. 17 구름 가끔 떠다니는 맑은 날 34세 된 아들이 첫 출근을 했다. 난생 처음 잡아보는 직장. 질리도록 공부만 해서(?) 일이 하고싶은 사람- 이제 더 이상 부모에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털고 일어선 사람- 우리집 정원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바로 감나무다. 2층의 처마와 나란히 있으.. 풀꽃나무 이야기/여름 200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