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 142

청구영언 4 고려 말~조선 초의 시조들

(13)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흰 눈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하구나) 반가온 매화는 어늬 곳듸 픠엿는고(뜻을 같이할 이는 그 어디에 있는가) 석양에 홀노셔셔 갈 곳 몰나 하노라(저물녘에 홀로 서서 갈 데를 알지 못하겠구나) -이색(목은, 고려 문하시중, 조선의 신흥세력이 밀려오는 중에 방황하는 심정을 그림) (14) 이 몸이 죽어죽어 일백 번 곳쳐 죽어(이 몸이 죽게 되어 백 번을 죽더라도) 백골이 진토되여 넉시라도 잇고 업고(백골이 티끌과 먼지되어 넋이야 있건 없건)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싈 줄이 이시랴(임금을 향한 충성된 마음이야 변할 리 있겠는가) -정몽주(포은, 고려 侍中) (15) 오백년 도읍지를 匹馬로 도라드니(오백년 역사를 지닌 개경땅을 한 필 말로 돌아와보니) 山川..

혜화동 사랑-<문학의 집 서울> 수필공모전 입상

&lt;사랑으로 쓰는 서울, 우리동네 이야기 공모&gt; 혜화동 사랑 내 최초의 유년의 기억은 종로구 연건동의 널따란 초가집이었다. 행랑채에 대학생들이 여럿 하숙을 했는데 햇살 좋은 겨울 대낮에는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소쿠리를 세운 후 쌀을 뿌려놓고 참새잡이를 했다. 어린 나도 그들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