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이야기 97

뒤태가 닮았어요

누굴 닮았는지 차 타는 걸 좋아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아가입니다. 그래서 할미와 할비는 시간만 나면 동네 놀이터며 공원엘 데리고 다닙니다. 지난여름, 막 22개월 지난 손녀와 할미는 집 가까이에 있는 창경궁으로 놀러 갔습니다. 임금님이 사시던 집도 구경하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모래 장난도 했습니다. 춘당지에서 놀고 있는 잉어와 오리도 보며 느긋하게 걷고 있는 할미와 손녀의 뒤태가 어찌 저리도 닮았는지요? 부디 우리 손녀가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 훌륭한 예술가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애 보는 데서는 냉수도 못 마신다는 말이 있지요? 아기가 자라는 걸 보니까 그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22개월 된 우리 손녀는 할비 할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뭐든지 흉내 내고 싶어합니다..

손녀이야기 2021.05.09

별꼴이네

-4년 5개월 된 큰손녀 이야기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큰손녀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루 2권씩 읽기로 한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아 하루 1권씩 읽다가 유치원 개학이 된 후 유치원 다니랴, 태권도학원 다니랴 짬이 더 없어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물론 시간이 있어도 읽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흐지부지하다가 어제는 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손녀는 책을 좋아해서 공부도 잘하는 아이가 되고 싶니, 아니면 넋놓고 TV나 보고 놀기 좋아하는 아이가 되고 싶니? " 했더니 톡 토라져 방으로 들어간다. 삐져서 찔끔거리고 있나 싶었는데 '성냥팔이 소녀'를 들고 나온다. "그래, 이걸루 정했어?" 반기며 한 쪽씩 교대로 읽는다. 눈보라 날리는 겨울거리에서 춥고 배고픈 소녀는 성냥을 팔아보려 하나 모두들 소..

손녀이야기 202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