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84

딸기따기/딸기쨈 만들기--양구42

2022년4월20일 수 맑음 --딸기따기, 딸기쨈 만들기 체험 --쓰담쓰담 활동 내가 여직 살아오면서 딸기라는 걸 따 본 적이 있던가? 이미 한두 차례 상품성 있는 눔들은 場으로 실려 나간 후라지만 그 순수한 빨강들이 줄기 끝에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라니-- 작은 통에 하나 가득(?) 채워 넣으면서 한편으로 입안에 따 넣으며 어린애마냥 체험 활동을 즐긴다. 좀더 자란 손녀들과 이 딸기따기 활동을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 자리에서 카스테라와 딸기와 생크림을 이용하여 케익도 만들었다. 손녀들과 함께하면 老年의 소일거리로 그만이겠다. 체험관으로 돌아와 농장에서 따온 딸기로 쨈을 만들었다. 방법은 단순하지만 만드는 즐거움,설탕과 딸기의 수분이 졸아들면서 내는 진홍색의 빛깔에 감탄하며 둘이서 작은 병으로..

가양주 시음회--양구41

4.19 화 快晴 21도/3도 --마음씻기 --문앞까지 찾아온 봄 --가양주 시음회 아침 목욕을 하는 중에 무심결에 내가 뱉은 말들이 떠오른다. 이미 상대방 마음 속에 깊이 들어가버려 도로 찾아오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말은 곧 그사람의 생각이라고--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失言은 계속 되풀이 될게 틀림없다. 조심 또 조심하며 그녀의 아픈 데를 건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깊이 생각할 줄 모르거든 입을 덜 놀리면 된다. 아무래도 말이 많다 보면 쓰레기와 먼지도 나오는 법이니까. 현관문을 여니 하얀 조팝나무꽃이 눈부시다. 이제 먼곳까지 가지 않아도 봄꽃들이 발밑까지 찾아왔다. 등나무 벤치에 가만히 앉아 솔솔 부는바람을 맞으며 눈을 돌리기만해도 천지가 꽃대궐이다. 발밑엔 냉이꽃, 꽃다지꽃 눈을 들면 조팝..

저녁 산책--양구 40

4월18일 월 흐림 양구군 확진자 52명 오늘 새벽 5시부터 거리두기 757일만에 해제/일상을 되찾은 날/ 25일부터 코로나19는 2급 감염병으로 분류/ 마스크착용/재택근무 끝 오전에 '무릎통증 완치법' 책을 마저 끝까지 읽었다. 더 이상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책에서 일러준 여러 가지 방법들(보조치료, 운동, 음식 가려먹기)과 함께 봉침, 약침도 맞아가며 통증을 이겨보리라. 오후 산책 중에 늘 보는 92세의 할머니를 만났다. 현관 앞에 앉아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곤 하던 분이다. 이야기가 하고 싶으신 것 같아 가까이 다가가 안부인사를 건넨다. 자식들은 모두 서울로 가고 할배도 하늘나라로 보내고 아들과 함께 사신단다. 그 연세에도 아침이면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듯 가벼워 훨훨 날아다닌..

옹녀폭포/솔숲길 노을산책-양구 39

2022.4.17 일 --옹녀폭포 --노을산책 옹녀와 변강쇠의 전설이 살아있는 '옹녀폭포'를 보려고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폭포입구로 올라가는 길 이정표 앞에서 발을 멈췄다. 가파른 돌계단, 둘이 손잡고 가기엔 폭이 너무 좁고 돌이끼 때문에 미끄러워 보였다. 우린 그 입구에서 자리를 펴고, 대니와 조이만 올라갔다. 12시에 출발한 그들은 3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그들의 첫마디--"안 가길 잘했다." 푹푹 빠지는 낙엽덤불과 낭떨어지길과 돌밭으로 이루어진, 길없는 길을 갔단다. 옹녀폭포의 장관은 물론 없었고--. 위로삼아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낮 산책은 무리다. 오후 5시에 '솔숲길' 산책에 나섰다. 오르내리막길이 예사롭지 않다는 말이 있어서 선뜻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양구 인문학박물관--양구 38

2022년 4월16일 토 --산책 --인문학박물관 강좌 바랑길로 오전산책을 나섰다. 산책길 초입에 있는 성안드레아스성당'은 2년째 문이 닫혀 있다. 언제쯤 다시 사제와 신자들이 돌아오려나, 코로나19 방역 해제와 함께 성당의 문이 열릴 날을 고대한다. 어제 갔던 솔밭길을 다시 걸어 이삭농원을 돌아나왔다. 살구꽃 가로수길이 하루가 다르게 환해지고 있다. 오후엔 양구읍내 인문학박물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2022 양구인문대학' 강의에 청강생 자격으로 들어갔다. 경주박물관 관장의 '시간을 만지는사람들,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라는 제목의 강의다. 강의내용도 알찼지만 풍부한 영상자료를 통해서 평소 만나기 어려운 귀한 자료를 접하게 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 있었다. 거기다가 생각도 못했던 훌륭한 간식까..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왔다네--양구37

2022년 4월15일 햇빛은 쨍쨍 양구 확진자 78명(근래 가장 적은 숫자) 오전엔 '관절염 완치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무릎을 쉬게 했다. 점심 후 팔랑리 쪽으로 걷다가 여직 안 가 본 길로 가기로 했다. 산책 중 주민 한 분을 만나 길을 물으니 길 끝에 집 한 채가 있으니 끝까지 가보라고 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다른 仙境이 펼쳐져 감탄사를 연발했다. 눈덮인 겨울산도 아름답지만, 연두빛으로 물드는 봄산에 진달래가 분홍빛 띠를 두른 광경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워 가슴이 환해지고 행복감이 찾아든다. 길 끝에 적막에 싸인 집 한 채가 보이고 그 옆에 승용차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아도 개 짖는 소리 이외엔 인기척이 없다. 뭔지 모를 두려움이 스멀스멀 찾아들었다. 그만 가자며 돌아서 ..

DMZ펀치볼 둘레길 탐방--양구36

2022년 4월14일 목 (11도/2도) 흐린 뒤 갬 -DMZ 펀치볼 둘레길 탐방- 3시간, 8km, 11412보 걸음 오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며칠간 워밍업을 했다. 산책을 줄이고 보건소에서 타온 관절염약을 어제오늘 복용하고-- 9시 20분 '펀치볼 야생화공원'에 도착, 숲길체험지도사의 안내를 받아 '오유밭길' 탐방에 나섰다. 펀치볼은 우리나라 최대의 분지로 그 안에 들어서면 가슴이 탁 트인다. 6.25 땐 밀고 밀리는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주변에 '도솔산 전투전적비', '피의 능선 전투전적비', '펀치볼 전투전적비' 등이 말없이 당시를 증언하고 있다. 지금은 양구 특산물인 시래기와 사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楊口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엔 버드나무가 많다. 5가지 버드나무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

더디게 오는 봄--양구35

4월13일 (수) 비 온 후 갬 8도/3도 --화려한 조찬 --꽃구경 인적이 드문 산골에서 지내니 눈에 들어오는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진다. 전국이 꽃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이곳 양구는 4월도 중순을 향해 가는 이제서야 집안팎의 꽃나무들이 조금씩 꽃문을 열고 배시시 웃고 있다. 누가 말했다. 읍내 꽃이 환상적으로 피어났다고. 비 오면 다 떨어질까봐 오후에 팔랑1리 마을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읍내 '박수근미술관'으로 갔다. 듬성듬성 흰 모란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벚꽃이고 살구꽃이고 '환상적'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어제까지 불탄 산등성이만 시커먼 얼굴로 섬뜩하게 우릴 내려다보고 있었다. 산골짜기마다 자리잡은 마을들이 무사한 걸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봄아, 늦게 와도 좋다. 제발 불장난 좀 이제 그만..

팔랑보건진료소/산책--양구34

2022년 4월 12일 몹시 덥고 오후에 비 양구 산불은 40여 시간 만에 진화되고 군위는 아직 타고 있고 인제도 산불비상이 걸렸다. 유난히 올해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불난리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 나라가 어수선해서인가? 어제 '펀치볼 사과농장 체험' 후 컨디션이 모두 안 좋아서 보건소를 찾기로 했다. 깨끗하고 아담한 보건소 안에 젊은 여의사가 환자를 맞아준다. 한동안 무리를 해서 무릎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일주일치 약을 그 자리에서 지어주었다. 약값은 없다. 나라에서 살피는 고령자라서. 오후엔 바랑길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며칠 사이에 진달래가 만개해서 산기슭이 붉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봄은 노랑을 싣고 오나 보다. 산수유, 생강나무의 노란 빛이 가슴을 환하게 하더니, 햇살 좋은 담장밑과 ..

사과농장 체험--양구33

2022년 4월 11일 맑음 24도/10도 양구확진자 102명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밤새 불길을 잡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잠을 설쳤나? 문을 여니 앞산은 자욱한 연기냄새에 갇혀 있었다. 수탉이 운다. 농촌의 시계 역할을 하는 저 수탉이 밉지 않다. 노란 산수유 가지에 앉아 있는 저 새가 물까치라니! 머리가 까맣고 날개와 몸집만큼 긴꼬리가 엷은 하늘빛인 저 우아한 새가-- 기와에 둥지를 틀려는지 나뭇가지를 물고 머리 위에서 맴돈다. 7시50분, 해안으로 작업을 하러 가기 위해 출발했다. 해안면 펀치볼 안에 우리의 일터가 있다. 철재 막대기가 산비탈에 가지런히 끝도 없이 줄 서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 사과농원에서 고무래로 정지작업을 했다. 완만한 비탈이지만 계속 서서 작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