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겨진 여름 찢겨진 여름 맑은바람 한줄기 서늘한 바람 풀벌레 울음에 가을 실어오는데 아직도 무슨 여름의 음모가 남아 있는가 눈물강에 집도 가축도 터져버린 오장육부 산더미로 휩쓸려 가고 넘쳐나던 흙탕물 아이들 가슴에 깊은 상처만 남겨 놓았구나 미친 칼춤바람 땅덩어리 갈갈이 찢어놓아 무심천에 헐벗..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빈 둥지 빈 둥지 맑은바람 아이들이 떠난다, 하나 둘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출렁이는 파도너머 먼 낯선 땅으로 셋 넷 다섯 번째 아이가 오늘도 또 떠난다 기러기 날개짓으로 훠-얼-훨 물기 어린 눈으로 고운 깃털 하나 내 가슴에 추억처럼 떨구고 소리 없이 그렇게 누가 너희에게 이리도 무거운 세상 등짐 지..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강변의 봄 강변의 봄 맑은바람 실바람에 찰싹이는 호수강물을 끼고 흐르는 마을 오월의 빛에 겨워 뻐꾸기도 연거푸 정적을 깨는 물 거울 위로 시간의 강을 거스른 이들이 피워내는 물 비늘 이야기와 티 없이 맑은 웃음소리들을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물결치며 하늘 저편으로 실어 나르네. (2001. 5 마현마을에서)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安 國 역 * 安 國 역* 맑은바람 봄비 안개꽃으로 피어오르는 날 나는 오늘도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安國역으로 향하지만 매스컴은 연신 대통령 아들 구속하라 구속하라 외쳐댄다 제왕같은 아버지의 힘에 매달려 신나게 번지 점프하다가 이제 물 속으로 꼴아 박히고 있는 중 빵집도 있고 선물 가게도 있고 책..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어시장의 아침 어시장의 아침 맑은바람 푸른 새벽 바다 뱃속의 어둠 가르고 눈 밝혀 뜬 고깃배들 포말 뒤집으며 부두에 몸을 푼다 억센 손놀림 비린 사내 몸뚱아리가 쏟아내는 바다의 은비늘 먹비늘 높아만 가는 아낙들의 왜장치는 소리 도마 위 시린 칼바람 따라 분결 파도로 쉭쉭대던 갑오징어 덩달아 춤춘다 (2002...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아기소나무 아기소나무 맑은바람 설악산 귀면암 골짜기 물소리도 숨죽인 밤 솔씨 하나 작은 바람에 실려와 살몃살몃 바위틈에 자리잡는다 햇살은 종일토록 우듬지 보듬고 오가는 형제바람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어린 솔 묵묵히 새 잎 촉 키워낸다 때론 먹구름 폭풍으로 달려와 여린 가지 뿌리째 내놓으라 으르렁..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누가 저들을-四强으로 가던 날- 누가 저들을 -四强으로 가던 날- 맑은바람 누가 저들을 이 거리로 불러냈나 머리엔 붉은 두건, 볼에는 태극마크 어깨춤 절로 나고 함성의 오색풍선 하늘 가득 퍼진다 서울 수복의 그날처럼 태극기의 물결 광화문 거리를 누비고 단군 왕검 후예들은 도도히 흐르는 강물 또 강물이었다 함박웃음 꽃잎 날..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시험시간 시험 시간 맑은바람 차임벨이 울리면 목에 퍼런 날 세우고 감독관 교실로 향한다 “부정행위는 죽음이다!” 날카로운 한 마디 호수 속 고요 시험지 저희들끼리 눈알 부딪고 움칠 놀란다 수사관과 용의자 첫 시험 치르는 아이의 손끝에서 답안지, 바들바들 떨고 있다 (2002. 9. 25)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갠지스 강의 아침 **갠지스 강의 아침** 맑은바람 -눈 덮인 히말라야로부터 힌두스탄 평야를 적시고 뱅골 만으로 흘러드는 인도인의 젖줄, 성스러운 어머니 강- 강 위에 배를 띄운다. 즐비한 갓트 뒤로 힌두교 사원들이 산맥처럼 솟아 있고 강 언덕엔 명상하는 사두들 강가엔 세탁부들의 빨래가 한창이다. 수탉은 모이 한 ..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
타르 사막에 낙타를 타고 타르사막에 낙타를 타고 **타르 사막에 낙타를 타고** 맑은바람 20만 제곱km의 인도사막. 그 옛날 낙타 등에 대상들의 꿈을 싣고 오갔던 동서 교역로. 자이살메르에서 텐트촌까지는 10km. 내 마라톤으로 한 시간 14분에 달릴 수 있는 거리. 어슬렁거리는 낙타로는 두 시간. 소처럼 크고 순한 눈을 두리번거.. 글사랑방/자작시 2009.06.08